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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2604429 / 296쪽 148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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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엥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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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영
- 21,600
- 15,300
- 25,200
- 18,900
출판사 리뷰
“모든 인간은 말하고, 창조하고, 만들고자 한다.”
태초부터 인간은 의식주 외에도 자신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을 즐겼다. 비록 무언가를 바라는 신앙과 같은 마음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동굴에 벽화를 남겼으며, 자신의 몸을 가리는 것 외에도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고자 의복에도 실용적인 요소에 미적 감각이 가미되었다. 아름다운 소리를 위해 목청을 가다듬고 노래를 불렀으며, 소리를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악기를 만들어냈다. 자신들의 삶을 노래하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살아보고자 연극을 하고.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호모루덴스의 특질이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향유하던 문화가, 이제는 ‘산업’이 되었다.
“21세기 부의 원천, 지식재산”
창조성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이며, 지식재산은 그 능력에 날개를 달아준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이혼 후 온갖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카페에 앉아
<해리 포터 시리즈>
를 집필해 10조 이상의 부와 명성을 쌓았다. 저작권법은 그녀의 꿈이 결실을 맺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저작권이라는 권리를 통해 다른 사람이 그냥 쉽게 보고 베껴서 책을 낼 수 없도록 제재하지 않았다면 조앤 롤링에겐 책을 낼 힘도, 책을 낼 열정도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해리 포터’가 주는 여러 가지 정신적인 기쁨, 엔터테인먼트를 향유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몇 년 전, 미국의 인기 TV 퀴즈쇼 진행자인 바나 화이트가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VCR 광고에서 바나 화이트의 외모와 스타일을 그대로 흉내 낸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버나 화이트의 이름이나 초상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로봇을 모델로 사용한 것이므로 그 소송이 억울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비록 바나 화이트의 얼굴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그 이미지에서 동일성이 인정되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판결했다.
프랑스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비판적인 지식인 볼테르는 “사람들은 할 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는 말을 남겼다. 시대의 지성답게, 어쩌면 오늘을 미리 꿰뚫어보고 인터넷 상의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혀에 대한 경고를 한 것인지 모른다. 무섭도록 강력한 사람의 혀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상에서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자다.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은 체면 때문에 일상에서 자신의 의사를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를 쏟아내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얼마 전 판결이 난 타블로 사건이 가장 눈에 띄는 예다. 미국 유수의 스탠포드대학을 3년 6개월 만에, 그것도 석사과정까지 졸업한 타블로에 대한 학력위조 의혹으로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군 이 사건은 사실과 거짓을 교묘히 섞어서 많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이에 더해 인터넷언론은 이러한 논쟁을 마치 게임 중계하듯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급기야 포털사이트에 해당 가수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카페까지 생겼고, 이는 소송에까지 이르렀다. 유명인에 대한 “~하더라”는 식의 말도 역시 책임을 요구한다.
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복잡해진 사회현상으로 지식재산을 둘러싼 분쟁은 우리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영역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들이 이미 지식재산의 무한한 가치를 인식하고 지식강국을 향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식재산의 명확한 법적 경계조차 아직 확립하지 못한 우리의 현실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나의 소원』, “내가 원하는 나라”에서 그가 원하는 나라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새로운 생각으로 넓어진 정신은 결코 원래 크기로 돌아가지 않는다.”
아인슈타인 역시 인간이 지닌 상상력의 위대한 괴력을 인정한다. 지식은 한정적이고, 상상력은 지구를 일주할 만큼이라는 과학자다운 계량은 상상력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은 드물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수없이 많다. 이것이 바로 ‘지적재산권’의 출발점이다. 지식재산을 지켜주는 가장 대표적인 저작권법 역시 단순히 저작자가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법이 아니라, 저작자들이 저작물로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결국에는 우리들이 마음껏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완벽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행위는 거의 없다. 기존의 저작자 역시 갑자기 저작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 또한 인류의 거대한 문화유산을 끊임없이 향유한 결과 그 자리에 오게 된 것이고, 그 넓어진 생각이 우리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해리>
최근 신문이든 인터넷이든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저작권’이다. 이제 저작권은 우리의 삶에서 더 이상 생소한 용어가 아니다. 인간의 본질을 ‘유희’에서 찾는 호모루덴스도 있다. 비록 생존에 직결된 실생활 밖에 있고, 자유로우며 목적을 갖지 않는 비생산적 행위이지만, 점차 생활 전체의 보완이 되고 문화기능을 갖는 필수적인 것으로 발전한다는 이론이다.
그렇다. 우리의 삶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부분은 의식주만큼이나 견고해지고, 넓어졌다. 유희라는 말을 ‘엔터테인먼트’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다. 즐겁고 행복하게 즐길 거리를 찾는다면, 저작권에 대한 이해는 필요충분조건이다._14쪽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부자는 흔히 부동산(예를 들어 쌀이 몇 백 섬 나오는 광활한 농지와 같은)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레스터 서로우Lester C. Thurow가 『지식의 지배』라는 책에서 언급하듯이, 부의 원천이 땅과 같은 유체재산에서 저작권과 같은 무체재산권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잡지 <포춘> 선정 100대 기업의 시장자본총액 중 76퍼센트를 특허, 저작권, 상표와 같은 무형자산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굳이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앞에서 말한 조앤 롤링이나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로 조 단위 이상의 수익을 올린 조지 루카스George W. Lucas Jr. 같은 인물이 억만장자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저작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_24쪽
저작권법은 기존의 저작자의 창작욕구를 북돋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잠재적 저작자의 창작욕구를 꺾지 않도록 일정부분 자유롭게 기존의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을 적절하게 제한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시 말해 인류의 문화유산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기존의 저작자의 보호와 미래의 잠재적 저작자의 동기유발의 경계범위를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 보호범위를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보호범위를 잘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지만, 그 중 하나의 기준으로 들 수 있는 것은 기존의 저작자의 경제적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미래의 저작자가 기존의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도 된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_41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의 한 구절이다. 만약 당신이 진실을 말하고 싶어 참을 수 없는 임금님의 전속 이발사라면 어땠을까? 당신은 임금님의 명예를 훼손했을까? 아니면 진실이므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 쉬운 법률상식 중 하나에 ‘명예훼손죄’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을 말했는데도 죄가 되냐”고 되물을 수 있다. 실제로 한 의뢰인은 필자를 찾아와 “그게 말이 되냐”며 격렬하게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진실한 사실’일지라도 여러 사람에게 말할 경우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형법은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을 따로따로 조항을 두어 처벌하고 있다. 즉 당신이 ‘진실을 말한’ 명예훼손도 처벌하고 있다._117~118쪽
우리 저작권법에는 여러 상황·조건에 따라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에 일정한 한계를 정한 ‘저작재산권의 제한’에 대한 약 15개의 조문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의 저작권법은 이런 식으로 개별 규정을 두지 않고 ‘공정사용fair use’이라는 제목 하에 하나의 조문을 두고, 사건마다 위 조항을 탄력적으로 적용하여 판단하고 있다(다만, 최근 우리나라도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위 조항을 전격 수용했다). 이 조항에서는 공정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4가지 척도를 두고 있다. (1)상업성이 있는지, 비영리 교육목적인지 등 사용의 목적과 성격purpose and character, (2)저작물의 성질nature, (3)저작물 전체에서 사용된 부분이 차지하는 양amount과 중요성substantiality, (4)그 사용이 저작물의 잠재적 시장potential market이나 가치value에 미치는 영향이 그것이다._147쪽
저작권 침해행위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행위이며, 권리자에게도 자신의 권리를 되찾을 법적 수단은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왜 유독 ‘형사고소’를 남발한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그것은 간단히 말해 민사소송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데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반면, 형사소송은 돈과 시간이 적게 드는 데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민사소송제도가 기본적으로 ‘실손해배상 원칙’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얘기해서, 상대방의 부주의로 교통사고가 나 내가 심한 부상을 입었다 하더라도 내가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은 정확히 그 교통사고로 입은 손해 정도이지, 그 이상은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원래 저작권 사용을 허락했더라면 받을 수 있는 손해를 배상받으라는 것이지, 그 이상의 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반면, 이 건에 형사고소를 했다고 가정하자. 형사사건은 국가권력이 알아서 처리해주므로 변호사의 조력이 비교적 덜 필요한 데다 침해자 입장에서도 범죄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 쉽게 고액으로 합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형사고소가 민사소송보다 노력 대비 대가가 크다는 공식이 깨뜨려지지 않는 한, 형사고소의 남발은 막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이 ‘형사고소의 남발’에는 큰 문제가 있다. 저작물의 향유자들을 설득해나가는 것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당장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형사고소를 남발하고 형벌을 강화하는 것은 저작권자와 저작권 침해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_177~178쪽
Chapter 1 태양 아래 가득한 권리와 자유
거의 모든 것의 가격
기존의 저작권자 vs 미래의 저작권자
아이디어의 발견 : 표절과 참조의 미묘한 동거
저작권, 그 안에 숨어 있는 2인치
Chapter 2 알고 싶지 않았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것
얼굴에 대한 권리 :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 진실 vs 명예훼손
무늬만 명품 : 진짜 박상민 vs 짝퉁 박상민
짧은 다리의 역습? : 패러디(Parody)
전설의 고향이 전설로 남을 수 있는 이유
Chapter 3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들
굿 다운로더, 미래지향의 호모루덴스
가상의 공간에서 활약 중인 테러리스트들
엔터테인먼트와 송사(訟事)
Chapter 4 우리는 호모루덴스다
당하지 않고 사는 법
저작권 계약, 그 빛과 그림자
화려한 노예? : 전속계약의 함정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