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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 저 | 가하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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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472994 / 440쪽 148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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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입맞춤도, 포옹도 시작함과 동시에 끝이 났다. 유주에게는 수아가, 수아에게는 유주가 그런 존재였기에. 서로의 길은 그렇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심장은 뛰쳐나갈 듯 뚝, 뚝 뛰고 있었다. 가슴을 조이지 않으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 생생히 빛나던 그 사람은, 꿈을 이야기하던 그 사람은, 기억하던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눈이 부셨다. 너무 환해서, 너무 밝아서 이쪽은 으스러질 것 같았다. 바스러질 것 같았다. 멍투성이의, 근근이 숨을 쉬며, 분노와 증오를 간신히 참으... 입맞춤도, 포옹도 시작함과 동시에 끝이 났다. 유주에게는 수아가, 수아에게는 유주가 그런 존재였기에. 서로의 길은 그렇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심장은 뛰쳐나갈 듯 뚝, 뚝 뛰고 있었다. 가슴을 조이지 않으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 생생히 빛나던 그 사람은, 꿈을 이야기하던 그 사람은, 기억하던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눈이 부셨다. 너무 환해서, 너무 밝아서 이쪽은 으스러질 것 같았다. 바스러질 것 같았다. 멍투성이의, 근근이 숨을 쉬며, 분노와 증오를 간신히 참으며, 버러지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기에. 시간이 흐르고 현실과 마주한 유주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수아는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수아의 얼굴이 근심이 스쳤다. 그러곤 다시 그 금세 스러지고 마는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나도 기자회견에서 내 상황을 제대로 밝혀야 우리 가족을 보호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할게. 여기에 부탁하러 온 건 맞아. 하지만 네가 다치는 건 싫어.” 수아가 고개를 수그렸다. 몸이 가늘게 흐느끼는 것 같았다. 유주는 수아가 우는 줄 알았다. 다시 고개를 든 수아는 두 손을 꼭 쥔 채였다. “나 때문에 이미 많이 다쳤잖아요. 나도 유주 씨가 더 다치는 건 싫어요.” 안으면 안 될까? 그냥 확, 안아버리면 안 될까? 여기까지 왔는데. 조심스럽게 대하려고 했다. 수아는 지금 마음을 많이 다친 상태였다. 자신에게 얼마나 주의를 시켰는지 모른다. 4년 전에 욕심냈고 지금껏 가지지 못한 데서 오는 미련으로 금수아란 여자를 간직하고 있었지만, 다시 만난 여자가 4년 전의 금수아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니까 금수아를 좀 더 살피고, 좀 더 알아본 다음에 가질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가늠하려고 했었다. 그랬는데……. 안고 싶다, 이 여자. 젠장. 그냥 속된 말로 한 번 자버리면 이 욕심이 좀 죽을까? 사내놈들 욕정 따위 3개월이면 식어버리는데 그 3개월만 이 여자를 실컷 안아버리면 되지 않을까? 그럼 이 여자를 볼 때마다 물 한 모금 없이 사막을 횡단한 인간이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헐떡거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피까지 바싹바싹 말라버릴 것 같은데 손 뻗으면 닿을 곳에 퐁퐁 샘솟는 청량하고 시원한 오아시스가 있다. 바닥날 때까지 꿀꺽꿀꺽 다 마셔버리면 이 죽을 것 같은 갈증이 해결되지 않을까. 빌어먹을. 이 막연한 감은 뭐냐. 지금껏 안 보고, 없는 척 살았는데 이제 다시는 그렇게 못 살 것 같은 예감. 그리고 유주의 감은 생존본능에 연관된 것일수록 빌어먹게 잘 맞아떨어졌다. “대청에서 기다려요. 얼른 밥 차려 갈게요.” “천천히 해. 너 보고 싶어서 그래.” 맙소사. 이거 내가 말한 거야? 진짜 말한 건가? 머릿속에만 담은 거 아니고? 들었다. 수아가 거짓말처럼 뻣뻣해졌다. 유주는 자기 머리를 내리치고 싶었다. “네 밥까지 잘 차리는지 말이야. 보니까 나만 먹일 거 같아서.” 얼음 땡. 여자는 드디어 경직상태에서 벗어났다. 수아는 걱정하지 말라며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 문 너머로 여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꼬물거리는 머리꼭지와 반찬 통이 달그락달그락 움직이는 소리가 여자가 거기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유주는 문지방에 느슨하게 기댔다. 어디 가지 마라, 금수아. 난 이제 널 가질 셈이니까. 오롯이 그의 앞에서.

저자 소개

피우리넷(piuri.net)과 무념무상(myggol.com)에서 활동 중.

▣ 출간작 

다이 
이럴 수가! 
너이기에 
맑음이 흐른다 
발끈 
한여름 밤의 꿈 
그대 있음에 
그와 결혼하다 
Reset;네가 아니어도 
Just 3 minutes 
아픔, 통증, 그리고 당신 
어린 남자 
인연, 몹쓸 남자 

신경 좀 꺼주실래요?


ebook : Never mind(2010), Versus(2011) 

책 속에서

“유주 씨는 항상 내게 친절했어요. 내게 항상 도움을 줬고요. 내겐 고마운 사람인데 나 때문에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요. 이젠 아무것도 망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좀 웃어봐.

처음 봤을 때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려 보였던 만큼 순수하고, 곧고, 밝은 모습을. 유주의 기억 속에서 수아는 온실 속의 화초라 그 자태가 너무 곱고 어여뻐서 감히 유주가 꺾을 수 없던 꽃이었다. 사랑받고 자란 소녀였고, 애지중지 귀하게 여겨진 딸이었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바른 아가씨였다. 사람의 눈을 똑바로 보며 대화하고, 언제든 생긋생긋 잘도 웃던 아가씨였더랬다.

4년이 지났고, 세상 때는 묻었겠거니, 많이 달라졌겠거니,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거니, 그랬더랬다. 그래도 반갑겠거니, 그리워했던 순간만큼 정말은 반갑겠거니, 그랬더랬다.

다시 만난 수아를 보고 유주는 반가움에 앞서 화가 일었다. 수아는 앙상했다. 초목은 여전히 싱그러운 녹음을 자랑하고, 잘 가꿔진 텃밭 역시 푸릇푸릇 생기 넘치는 다양한 초록으로 가득하다. 하늘은 드높은 푸른빛이고, 공기는 솜털을 간질이는 투명한 초가을 빛이다. 수확을 앞두고 세상은 온통 풍요롭고 풍성한데 금수아는 홀로 여위었다. 나 같은 놈으로는 결코 저렇게 꽃 피울 순 없겠다 싶게 훨씬 훨씬 어여쁘고 곱고 황홀해졌어야 하지 않아?

수아의 아버지에게 굴복당한 게 아니었다. 유주가 현실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길이 두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여겨왔다. 수아는 계속 수아의 삶을 영위하고, 유주는 이대로 수아를 잊고 사는 게.

누군가가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유주는 대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야구를 하는 건 행복하다. 반면에 야구를 하지 않을 땐 유주는 자기의 존재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야구를 죽을 때까지 하고 싶지만, 야구를 그만두면 ‘나는 쓸모없어진다.’는 강박관념도 가지고 있었다. 야구를 다시 그만두면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예전에 가진 것 없어 비참하고 초라했던 때로 돌아가고 말 것이라는.

이 시점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 유주는 추락이 코앞인 상황에서, 수아는 불행의 가장 밑바닥에서. 서로 행복하지 못한 두 사람이, 예전에는 시작도 하기 전에 끊어버린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

너무나 힘겨워 보이는 수아인데, 저런 꼴은 곧 죽어도 보고 싶지 않았던 모습의 수아인데, 유주의 심장이 꿈틀거렸다. 차갑게 응고된 껍질을 툭툭 밀치고 움틀, 요동쳤다.

예상한 이상으로 실망하고 예상치 못하게 화가 났지만 그래도 난 너, 보고 싶었나 보다. 실망해서 돌아서고, 화가 나서 닦달하고 싶은데 그래도 너, 보고 싶었나 보다.

내 앞에 있어라.

이젠 보고 살자, 너랑 나.

“네가 그렇다면 다행이다. 몇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거든.”

“네, 알아요.”

“너뿐 아니라 너희 가족이 다칠지도 몰라.”

수아의 얼굴이 근심이 스쳤다. 그러곤 다시 그 금세 스러지고 마는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나도 기자회견에서 내 상황을 제대로 밝혀야 우리 가족을 보호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할게. 여기에 부탁하러 온 건 맞아. 하지만 네가 다치는 건 싫어.”

수아가 고개를 수그렸다. 몸이 가늘게 흐느끼는 것 같았다. 유주는 수아가 우는 줄 알았다. 다시 고개를 든 수아는 두 손을 꼭 쥔 채였다.

“나 때문에 이미 많이 다쳤잖아요. 나도 유주 씨가 더 다치는 건 싫어요.”

안으면 안 될까?

그냥 확, 안아버리면 안 될까? 여기까지 왔는데.

조심스럽게 대하려고 했다. 수아는 지금 마음을 많이 다친 상태였다. 자신에게 얼마나 주의를 시켰는지 모른다. 4년 전에 욕심냈고 지금껏 가지지 못한 데서 오는 미련으로 금수아란 여자를 간직하고 있었지만, 다시 만난 여자가 4년 전의 금수아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니까 금수아를 좀 더 살피고, 좀 더 알아본 다음에 가질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가늠하려고 했었다. 그랬는데…….

안고 싶다, 이 여자.

젠장.

그냥 속된 말로 한 번 자버리면 이 욕심이 좀 죽을까? 사내놈들 욕정 따위 3개월이면 식어버리는데 그 3개월만 이 여자를 실컷 안아버리면 되지 않을까? 그럼 이 여자를 볼 때마다 물 한 모금 없이 사막을 횡단한 인간이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헐떡거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피까지 바싹바싹 말라버릴 것 같은데 손 뻗으면 닿을 곳에 퐁퐁 샘솟는 청량하고 시원한 오아시스가 있다. 바닥날 때까지 꿀꺽꿀꺽 다 마셔버리면 이 죽을 것 같은 갈증이 해결되지 않을까.

빌어먹을.

이 막연한 감은 뭐냐. 지금껏 안 보고, 없는 척 살았는데 이제 다시는 그렇게 못 살 것 같은 예감. 그리고 유주의 감은 생존본능에 연관된 것일수록 빌어먹게 잘 맞아떨어졌다.

“대청에서 기다려요. 얼른 밥 차려 갈게요.”

“천천히 해. 너 보고 싶어서 그래.”

맙소사. 이거 내가 말한 거야? 진짜 말한 건가? 머릿속에만 담은 거 아니고?

들었다. 수아가 거짓말처럼 뻣뻣해졌다. 유주는 자기 머리를 내리치고 싶었다.

“네 밥까지 잘 차리는지 말이야. 보니까 나만 먹일 거 같아서.”

얼음 땡. 여자는 드디어 경직상태에서 벗어났다. 수아는 걱정하지 말라며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 문 너머로 여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꼬물거리는 머리꼭지와 반찬 통이 달그락달그락 움직이는 소리가 여자가 거기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유주는 문지방에 느슨하게 기댔다.

어디 가지 마라, 금수아. 난 이제 널 가질 셈이니까.

목차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Epilogue
p.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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