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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757481 / 36쪽 215 x 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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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다양한 생각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되는 그림책
“백합님은 인기가 많으시지만 저는 달개비님이 더 좋답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름다움의 기준이란 저마다 다양할 수 있다고?
당신은 화려한 백합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나는 소박한 달개비가 좋을 수 있다. 물론 그렇다.
“야 벌레, 할 말이 많기도 하구나.
그래, 잡초 따위와 놀다니 너도 참 한심하구나.”
“백합님, 저는 그냥 작은 벌레가 아니고 남색주둥이노린재라고 해요. 그리고 저 작은 풀은 그냥 잡초가 아니고 달개비님이세요.”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읽어낼 수도 있다. 이 책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 가치의 다양성을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살아있는 것들 중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을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이 책은 이러한 의도를 사물에 이름 붙여주기를 통해 조심스럽게 시도한다. 작은 벌레는 남색주둥이노린재라는 이름이 있고 작은 풀은 그냥 잡초가 아니라 달개비라는 이름이 있음을 위트 있게 알려준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에게로 다가와 꽃이 되고 싶다는 김춘수의 시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흠, 역시 난 꽤 괜찮은 꽃이야.”
백합은 향기로운 데다가 아름다우니 우쭐대도 어쩔 수 없지요.
또한 이 책은 자만과 겸손을 언급하는 책으로도 읽힐 수 있다. 백합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향기와 아름다움으로 으뜸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그 자부심은 이제까지 있는 줄도 몰랐던 작은 풀 때문에 한 순간에 무너지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버린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무거운 주제들을 강하게 힘주지 않으면서,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다양한 그림 읽기가 가능한 책
이 책은 흔히 우리나라 그림책에서 취하는 딱딱한 하드커버의 양장 제본 방식 대신, 실로 가운데를 박아 묶는 제본 방식, 면지 없음, 속표지 없음, 본문에서의 인쇄체 대신 그림 글자 사용 등 형식상에서도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내용 전개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이 책은 표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책이다.
“향기가 솔솔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활짝 핀 백합이 있었어요, 라고 그림 읽기를 하면서 넘겨보게 구성되어 있다. 제목 자체가 이야기의 첫 문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책장을 끝까지 다 넘기면 다소 낯선 듯한 표지와 제목이 어느새 납득이 되고 익숙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은 다양한 그림 읽기가 가능한 책이다.
예를 들면,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간의 경과가 마당에 한 그루의 나무 심기를 통해 보여진다. 짧은 이야기, 아주 사소한 사건으로 보이지만, 같은 순간 같은 공간에서 나무 한 그루에게는 인생이 시작된 엄청난 중요한 사건과 공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백합에게도 마찬가지라는 은유적 표현일 수도 있다.
이처럼 이 책에 또다른 그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달려있다. 여러 번의 읽기 과정을 통해, 보면 볼수록 많은 것을 발견해 내는 책, 이것이 이 책이 지니는 또다른 매력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