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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702829 / 192쪽 17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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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동화 보물창고 [83]
출판사 리뷰
세계 최고의 고전을 합작한 수학 교수와 네 살배기 꼬마 숙녀의 스캔들
1862년 7월 4일 오후, 옥스퍼드 대학교의 수학 교수인 찰스 럿위지 도지슨은 학장의 세 딸과 함께 뱃놀이를 나갔다. 훗날 도지슨이 ‘황금빛 오후’로 묘사했던 것과는 달리 그날 오후 날씨는 약간 쌀쌀했으며 빗방울까지 흩날렸다. 세 꼬마 숙녀는 이내 지루해했고 아이들은 도지슨 아저씨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그는 자매들 중 둘째인 앨리스 리델을 주인공 삼아 한 편의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지어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열광했다. 도지슨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려 넣어 한 권의 필사본을 완성시켰고 『지하 세계의 앨리스』라는 제목을 붙여 1864년 크리스마스에 앨리스 리델에게 선물했다.
전 세계 수십 억 명의 애독자를 보유한 『성경』과 『코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었으며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 등 환상 문학의 원형이 된 작품, 아동청소년문학사와 영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으며 수많은 문화 예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최고의 고전, 루이스 캐럴의 대표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탄생은 이처럼 한 소녀의 무료함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루이스 캐럴은 바로 찰스 럿위지 도지슨이 문학 작품을 발표할 때 사용했던 필명이었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 소녀의 찬사와 애정만을 원했지만 15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까지 독차지하게 되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과 『행복한 왕자』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T.S. 엘리엇,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 등도 열렬한 독자였을 정도다. 고작 한 소녀의 모험담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많은 독자들의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이 작품에 어린이들을 위한 루이스 캐럴의 애정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앨리스 리델을 비롯해 어린이를 너무도 사랑했던 한 수줍음 많은 이야기꾼은 아이들과 더욱 친해지기 위해 최고의 선물을 선사한 것이다. 덕분에 어린이와 어른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다리를 통해 경계를 허물고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린 독자들은 익살스런 말놀이와 이야기의 재미에 흠뻑 빠지고 성인 독자들은 예측 불가능하고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시적인 묘사, 패러디와 풍자가 주는 재치를 만끽할 수 있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새롭게 펴낸 완역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이들을 향한 루이스 캐럴의 애정을 오롯이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넓은 판형으로 독서의 효율을 높인 「동화 보물창고」 시리즈로 만나는 이 작품에는, 수많은 ‘앨리스’ 삽화가들 중에서 독자들의 가장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존 테니얼의 그림이 곁들여져 이상한 나라로의 모험을 더욱 신 나고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가진 가장 커다란 미덕은 어린 독자들의 천진난만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더욱 활기찰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고 있으며 책을 읽는 동안 한시도 심심할 새가 없다는 점일 것이다.
보다 쉽고 재미있게 떠나는 이상한 나라로의 모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무엇보다 이야기와 말장난의 재미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영화, 연극, 뮤지컬,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재창작되었다는 사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이 처음 출간되었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는 동화라면 으레 교훈적인 내용과 메시지가 두드러져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야기 자체의 매력으로 순수한 재미를 추구하고 있으며 교훈과 도덕성을 가르치려는 기존의 어린이책에서 벗어나고 있다.
말을 하는 흰토끼를 쫓아 굴속으로 뛰어든 앨리스는 한없이 아래로 떨어지면서도 지구 반대편으로 튀어나오는 기발한 상상을 한다. 신비스러운 물약과 먹을거리로 인해 몸이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고, 자신이 흘린 눈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젖은 몸을 말리기 위해 생쥐가 들려주는 가장 ‘건조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도도새의 제안으로 코커스 경주라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경주도 벌인다. 자신의 발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매년 크리스마스에 구두를 선물할 결심은 자못 깜찍하다. 트럼프 카드 정원사들은 잘못 심은 흰 장미에 붉은색 페인트를 칠하고, 신경질적인 여왕은 걸핏하면 당장 목을 치라고 명령한다. 살아 있는 홍학과 고슴도치로 벌이는 크로케 경기는 엉망진창이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황당하고 익살스런 소동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며 두서없이 나열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수학자다운 캐럴의 치밀한 논리와 구성이 숨어 있다. 더욱이 모자 장수, 삼월 토끼, 겨울잠쥐 등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국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던 당시 영국의 시대상을 풍자하고 패러디하고 있다. 문득문득 앨리스의 입을 통해 던지는 삶과 동심에 대한 질문은 이 작품이 단순히 겉으로만 드러나는 재미만이 아닌 깊이와 철학이 담긴 동화임을 깨닫게 해 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또 다른 매력은 캐럴 특유의 말장난이다.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10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곳곳에 소개되었는데, 하나의 언어로도 수많은 번역본이 출간되었으며 심지어는 한 번역가가 여러 번 다르게 펴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만 수십 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 이유는 캐럴 특유의 말놀이가 품은 매력을 어떻게 재생산하느냐에 따라 번역본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옮긴 황윤영 번역가는 도지슨 아저씨가 꼬마 숙녀 앨리스 리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심정을 헤아려 보았다. 그래서 원서의 말장난은 우리말의 실정에 맞는 말장난으로 옮겼으며 가능한 부가적인 설명을 배제하여 독서의 흐름이 뱃놀이처럼 자연스럽도록 했다. 특히 앨리스가 바닷속 학교 수업에 대해 가짜 거북과 나누는 대화는 재기발랄한 의역이 돋보이는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캐럴의 바람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오롯이 전해져 ‘심심해하는 사랑스러운 아이를 위한 재미있고 신 나는 모험 이야기’를 오롯이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오랜 세월 동안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두루 읽히고 있는 이유는 뚜렷하다. 여기에 보물창고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번역본은 우리말과 시대상에 맞는 적절한 번역으로 이상한 나라로의 여정이 보다 쉽고 즐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독자들은 앨리스와 함께 기상천외하고 흥미진진한 모험을 겪으면서 동심과 자유가 가슴속 가득 차오르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