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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444169 / 28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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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무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서른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우리들의 서른,
서른의 문턱에 선 그대를
따뜻한 글과 그림으로 위로합니다.
“지금, 여기까지 달려 온 그대, 수고했어요!”
인생에 있어 서른은 스물아홉과는 단지 며칠 상관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많이 아파하고, 우울해지고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서른은 어쩌면 우리들 스스로가 마음속에 만들어 둔, 경계의 나이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들 각자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고, 듣고 싶어집니다. 우리는 서른을 기점으로 짧지만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고 인생에 있어 멀리 남은 새로운 변화나 꿈을 다시 또 시작하게 됩니다.
이 책은 불어를 전공했지만 그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프랑스로 그림 유학을 떠나 이십대의 마지막과 삼십대의 시작을 낯선 타국에서 혼자 보내며, 자신의 이십대를 돌아보고, 삼십대를 준비해나는 필자의 자전적 감성 에세이입니다.
필자는 이 책에서 ‘서른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마치 숙제검사를 맡듯, 스스로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엇을 향해 달려왔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쉬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 온 그 자신의 뜨거운 심장에 위로의 말과 다독임을 줄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서른의 경계에서 우리 모두는 생각보다 잘 살아왔고, 잘 버티고 있으며 앞으로도 멋지게 살아 갈 거라고 쓰고 있습니다.
멀리 돌아 서른의 나를 다시 만나다!
나는 많이 아팠고, 많이 성장했다.
내게 있어 프랑스에서의 공부는
아주 큰 경계였고 아픈 성장이었으며 즐거운 고행이었다.
이 책을 통해 필자는 자신의 이십대 삶과 고뇌를 조곤조곤 읊어내듯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덧 필자의 감성에 투영되어 자신도 모르게 아련한 각자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당신을 위로해줄 100여 장의 따뜻한 그림과 80여 편의 감성 글은 스무 해의 끝자락에서 서른을 넘어,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도 말하고 싶었던 우리들의 속내를 조심스럽게 들춰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이십대는 뜨겁고 치열했으며, 꿈이 있어 좋았다고 말하지만 서른은 또 다른 꿈이 시작되는 분수령이기 때문에 이십대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더욱 멋진 꿈과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삶은 여전히 길고,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꿈은 아직도 반짝이고 있으며, 힘들고 고단하고 때론 쉽게 무너지더라도 이제는 좀 더 단단해진 심장으로 더욱 굳건히 일어설 수 있습니다. 서른이란 존재는 단지 스무 해 때의 뜨겁고 서툴렀던 감성들과 표현들이 잘 다듬어지고 익숙해지는 나이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서른, 다시 시작합니다. 멀리 돌아 서른의 나를 다시 만납니다.
거창하게 인생이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삶에서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가는 중이라면 나는 내가 항상 옳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때때로 방향을 잃고 무릎 꿇고 주저앉거나 뺨에 쓸리는 사소한 아픔과 쓰라림의 고통, 언제 어디서든 지독히도 따라다니는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때때로 마주하게 되는 무능하게만 느껴지는 초라한 내 모습에 나는 아마 울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짐을 싸고 떠나기 시작하는 그 순간, 나는 항상 내가 옳아야만 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 혼자 들어선 파리의 카페에서, 새벽녘까지 벌어진 고성방가 스페인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불친절한 직원을 무작정 기다리며 프랑스 체류증을 갱신하러 간 시청에서, 꼬박 밤새고 준비했으면서도 정작 학교에선 작품 발표를 제대로 망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나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다. 그래, 내가 항상 옳다.
<본문 20쪽 그래, 내가 항상 옳다>
뭔가 할 말은 있는데 찾지 못하는 첫 한마디 때문에 연거푸 만지작거리는 커피 잔과 떨리는 손가락. 스치듯 마주치는 눈빛에 담긴 알 수 없는 서러움과 때때로 힘주어 깜박이는 눈꺼풀, 그리고 비껴가는 시선. 집중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물기 가득한 한숨. 정말 슬픈 건 말하지 않아도 알아버려서, 너무 많이 예상하고 있음에도 적응되지 않을 긴 그리움과 상처를 간직하게 되는 일.
서로를 위해서라고 긍정적으로 위로하듯 찍어버린 마침표와 그의 잘못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미련과 부질없음, 사소한 물건 하나에도 너무 많이 쌓아버린 그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터져 나오는 슬픔을 울며불며 토해내고 후련해지면 좋으련만 마치 일상을 연출하듯,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함을 포장하면서도 사이사이 찾아오는 서러움에 두고두고 가슴이 뻐근한, 길고 긴 그리움과 아픔을 참아내는 것.
어른의 이별이란, 담담한 척 돌아서는 참담한 상처 위에 새겨지는지도 모르겠다.
<본문 66쪽 어른의 이별>
텔레비전에서 일 년의 마지막 날이 지나가는 카운트다운 소리가 들린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서 와인병과 음료를 들고 건배와 비쥬를 하며 서로서로 신년을 축하하는 순간. 프랑스 친구들은 죄다 광장으로 나간 것 같다. 내가 사는 이 건물엔 학생들이 많은데도 썰물이 빠져나간 듯 조용하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의 마지막 날처럼 이런 ‘특별한 날’에는 친구들이든, 가족들이든 간에 모이고 만나서 시끌벅적하게 보내는 게 일상이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서른이 되는 이 마지막 날 밤만큼은 오롯이 나 혼자 내 자신과 이마를 맞대고 있다.
이제, 서른이다. 굉장히 마음이 편해진다. 근 29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이십 대의 나는 너무 뜨거웠고, 감상적이었으며 더 빨리 상처받고 더 많이 상처 주었더랬다.
순간순간의 시간들에, 내가 의도하지 않은 말과 행동이 튀어나왔으며 먼저 오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참 짧았던 순간들이었는데 그 공간에서 스무 살의 나는 긴 시간에 질질 끌려가는 듯한 내가 싫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어른이 얼른 되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서른의 힘일까. 아주, 조금이지만 뭔가 마음속에 싸매어 두었던 게 천천히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잘했던 것, 좋았던 것보다 안타깝고 속상하고 잘못했던 기억이 더 많은 내 우여곡절의 스무 살, 오늘만큼은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을 거 같다.
음 …….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본문 94쪽 혼자 보내는 서른의 마지막 날>
간만에, 예전에 작업했던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들을 다시 정리할 일이 생겼다. 이제는 지나버려서 별로 감흥이 없을 것 같았던 지난 일들이, 많은 시간을 통해 흩어지고 작아졌을 거라 믿었던 기억들이, 파일을 열고 그 페르소나쥬들을 마주 대하니 마치, 그때의 치열하고 가슴 절절했던 순간이 다시 다가오는 느낌이다.
나는 충분히 외롭고 힘들고, 감성에 푹 빠져 있었던 듯하다. 그때에 나를 통해 쏟아져 나왔던 내 캐릭터들은 드러내지 못하는 외로움 속에 울고 있었고 꽤나 긴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짠한 느낌이 전해진다. 그렇게 치열하게 매달릴 때가 내 인생에 또 있을까. 어쩌면, 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를 그렇게 밀어붙이면서 뜨거운 피와 젊음과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맞부딪쳤던 내 삶의 순간들은 두고두고 다시는 없을 것이다.
나는 많이 아팠고, 많이 성장했다. 내게 있어 프랑스에서의 공부는 아주 큰 경계였고 아픈 성장이었으며 즐거운 고행이었다.
<본문 256쪽 먼 길을 돌아 인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