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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9372706 / 200쪽 172 x 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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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그림 작품생활 30년, 그 동안 그려왔던 수천 점의 작품을 엄선하여 전시하는 화가 임효는 이번 전시를 청년(靑年) 작가를 졸업한다는 겸손한 표현을 썼다. 그 겸손함이 수묵처럼 깊고 진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이 책에 나타나 있다.
작가는 그림이라는 무기로 글을 만들고 글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려 한다. 소소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그림 속에 노는 한 화가의 뒷모습에 어린 인간적인 고뇌와 사랑이 묵향처럼 그윽하다.
▶묵직하고 진지한 그림 뒤에 숨어 있는 유머와 해학, 교감과 소통
하늘을 보며 얻은 영감으로 자연 속에 생명을 그려내는 화가 임효의 그림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그림을 통해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임효는 재료나 소재 등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표현을 구사해 왔다. 최근에는 한지와 옻칠의 상생기법을 활용한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책은 작가가 그림에 들어선 이후 그림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갈등, 욕망, 사랑 등을 시와 산문과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굴레 사이에서 생활인의 짐과 그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예술가로서의 고뇌를 담고 있다. 그림의 묵직함과 진지함 뒤에 숨어 있는 감성적인 시와 해학적인 산문에서 화가 자신의 순결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긴 작품생활의 여정 속에서 자신과 교감하고, 대상과 교감하고, 사람들과 교감하며 소통하는 삶. 작가는 그 에너지를 글과 그림을 통해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싶어 한다.
▶보이지 않는 희망을 응시하는 도깨비 같은 삶
“컴퓨터는 도깨비를 만들지 못하지만 사람은 도깨비를 만들고 상상할 수 있다. 도깨비가 있는 사회, 그것이 사람 향기 나는, 사람 사는 동네다. 허망함이 있고 실망이 있고 낙담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 존재한다. 그래서 희망을 품고 그 희망을 찾아 가는 것이다.”
채우고 비우고 다시 채워 가는 과정, 그것이 임효의 그림이고 삶이다.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철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꽃,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 가없이 우뚝 서 있는 소나무들은 언제나 작가에게 영감이 되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작가는 자연의 선물 하나 하나를 그림으로 그리다 못 다하면 돌아와 시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구도자 같던 화가 임효는 돌연 현실로 변신하여 자식이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길 바라는 아버지로서의 안타까움, 아내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 제자의 결혼식 주례 이야기로 화가 이전에 인간 임효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작가의 순수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독일의 바드 도버란에서 고독을 벗 삼아 ‘하늘’을 그렸던 일, 작업실 ‘섬’에서의 몰입의 과정 등은 예술가의 고독이 산화되어 작품이 만들어지는 치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얀 종이 위에 펼쳐진 무한 창조의 세계
그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하얀 종이 위에서 또 하나의 우주가 탄생한다. 그 창조의 기쁨과 희열은 고독의 에너지를 불태우고 인내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예술이라는 커다란 터널을 지나기 위해서 예술가는 오직 혼자의 힘으로 고단하고 힘든 길을 걸어가야 한다. 터널을 지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터널을 파야하고, 가다듬고, 실험하고 모색해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나를 깨뜨려 보지만 터널을 지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림, 사람, 술을 좋아하는 화가 임효는 ‘돈키호테’처럼 보이지 않는 희망에 목숨을 걸고 언제나 순수와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수행과 구도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작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생애 처음으로 그렸다는 자화상 <바보야>를 보고 깊은 충격과 감명을 받았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그림은 추사 선생의 <세한도>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경륜과 세월, 자비와 자애가 스스로의 몸짓 속에 숨어들어서 깃털처럼 나는 봉황이 된 것이다.
치장하고 붙이고 꾸미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고 순진하게 그린 그림. 사실 그림 그리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잘 그린 그림이 아니다. 단순히 얼굴을 둥그렇게 하고 눈을 그렸는데, 거기에는 나이 들면서 비울 대로 비워진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어눌하지만 해맑은 얼굴, 잘 그리려고 하지도 않은 고졸미가 최고로 빛을 발했다. 그림은 삶의 표현이다. 내면을 비우고 비워 단순해질 때 최고의 그림이 나온다. ― ‘내 생애 최고의 그림’ 中
이 세상 모든 에너지는 빈자리를 찾아 흐른다. 죽음은 에너지의 소멸이라기보다는 원래의 물질로 되돌아가는 것. 혼돈은 온 우주의 생명이며 시작하는 바람이다. 음과 양이 섞이지 않는다면 세상의 운행의 진리를 역행하는 것이다. 낮과 밤은 시작이며 바람이다. 그러므로 너와 나는 태초에 하나이며 둘이 아니기에 서로를 원하는 바람인 것이다. ― ‘바람’ 中
짧은 생각으로 남을 판단하지 말고, 긴 생각으로 남을 재지도 말라. 그저 존재하는 것 그 자체로 삼라만상과 나의 인연인 것을. 삶이 찬란하고, 사는 것이 아름다우니 삶을 노래하자. 인생 모두가 시간의 수레바퀴 속에서 생명을 받아 탄생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시간의 수레바퀴 속에서 소멸한다. 그러니 무엇을 얻고 버릴 수 있을까? ― ‘중국, 인도 여행 후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