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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록 1 최초 현대인의 초상

시리즈 :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83]

장자크루소 저 | 이용철 역 | 나남 | 201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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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0085250 / 44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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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최초 현대인의 초상화 루소의《고백록》

루소의《고백록》은 아마 루소의 저술들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일 것이다. 출판되자마자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소설《쥘리》혹은《신엘로이즈》는 19세기에 들어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사회계약론》은 정치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저술들 중 하나로 꼽히지만 실제로 대중들의 애독서가 된 적은 없었다. 반면《고백록》은 대중들이 자서전 전반에 대해 점차 고조되는 흥미를 보이는 가운데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고백록》이 루소의 작품들 중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루소의《고백록》은 서양문학사의 고전으로 꼽히지만, 먼지가 쌓인 고전으로 서가에만 얌전히 꽂혀 있을 책이 아니다. 제목으로 인해 이 책을 기독교적 전통에 선 자서전으로 오해하고 따분한 이야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 사실《고백록》에는 어두운 무의식의 심연에서부터 신성에까지 고양된 한 현대적 영혼의 너무나 솔직하고 생생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얼핏 보면 사소한 사건들이 한 인간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주름을 새겨 넣으며 어떻게 한 개인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을 읽어나가노라면, 우리는 어느새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루소의 삶에 흠뻑 빠져 들어가게 된다.
우리가 루소와 맺게 될 관계는 공감적일 수도 있고 비호감적일 수도 있지만, 그러한 감정적 반응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관계의 직접성이다.《고백록》을 읽은 후 밉든 곱든 루소는 우리들에게 3인칭의 존재가 아니라 2인칭의 존재로 변형되며, 우리는 싫든 좋든 나와 ‘그대’를 ‘우리들’ 인간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영혼이 갖는 아름다움과 추악함, 그리고 그들이 겪는 행복과 고통이 나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또 얼마나 애써 모르는 척하며 살고 있는가. 루소의《고백록》은 다른 사람들, 더 나아가 우리들 자신에 대한 무관심을 깨트리려는 절규일 수도 있다.
현대에 미친《고백록》의 영향은 너무나 광범위해서 오늘날에는 그 책이 실제로 얼마나 독창적이었는지 평가하기조차 어렵다. 사실 루소 이전에는 누구도 자아를 형성하는 경험들을 추적하거나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루소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유년기의 낙원’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냈고 이에 대비해서 ‘실낙원’, 즉 이기심으로 움직이는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비판한다.《고백록》은 한 개인이 사회적 경험을 통해 자신의 본성으로부터 소외되는 과정을 내밀하게 그려나가면서 대담하게도 사회의 억압성을 폭로한다. 그리고 개인의 죄라는 것이 실은 한 개인의 책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의 본성은 선량한데 사회제도로 인해 인간이 타락했다는 그의 정치적 담론의 핵심적인 주장이기도 하다.
또한《고백록》은 인간 영혼의 탐구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루소는 자아의 근본적 핵심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결코 버리지 못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자아가 삶의 경험들에 의해 심층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이해했고, 그 경험들에 내재한 숨겨진 패턴들을 탐지하려고 시도하면서 결국 정신분석에 이르게 될 길을 열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고백록》이 단지 자신에 대한 변명이나 자아의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가장 의미 있는 경험들을 다시 사는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루소는 풍부한 기억력과 강렬한 상상력을 통하여 그리고 삶의 모든 미묘한 색조들을 표현하는 다양한 문체를 구사하면서 과거를 영원한 현재로 창조한다. 무엇보다도 루소는《고백록》에서 어떤 초개인적 가치에 기대지 않고 자신 안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자연적 심성의 선량함을 자아의 기원으로 삼아 자신에게 유일한 삶의 목적을 창조해나가는 자아의 모습을 그려나가는데, 이 점에서야말로《고백록》이 최초 현대인의 초상화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제네바에서 시계 수리공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생후 9일 만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다. 불우한 어린 루소는 독서에 탐닉함으로써 자아 탐구에 몰두한다. 1722년 제네바를 떠나 시골 마을 목사의 집에 맡겨진 루소는 빗을 부러뜨렸다는 누명을 쓰고 제네바로 돌아와 재판소 서기 밑에서 견습공으로 일한다. 당시 열네 살이었던 루소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는데 훗날 《에밀 Emile》이라는 교육론은 이 시기에 겪은 방황의 경험을 토대로 쓰였다. 루소는 1728년부터 방랑 생활을 시작하며 드 바랑스 부인과 깊은 정신적·육체적 관계를 맺는데 이는 《고백록 Les Confessions》에 상세하게 진술되어 있다. 루소는 음악 악보의 필경사(筆耕士) 일을 하면서부터 파리에 정착하고 디드로, 달랑베르, 콩디악 같은 당대의 계몽주의자들과 교류한다. 1750년 《과학과 예술론 Discours sur les sciences et les arts》을 출판하며 사상가로 인정받게 되었고 그 뒤 《인간불평등기원론 Discours sur l’origine et les fondements de l’inegalite parmi les hommes》(1755), 《정치경제론 De l’economie
politique》(1755), 《언어기원론 Essai sur l’origine des langues》 (사후 간행) 등을 쓰면서 디드로나 볼테르 등과 분명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이후 서간체 연애소설 《신(新)엘로이즈 La nouvelle Heloise》(1761),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논한 《사회계약론 Du contrat social》(1762), 소설 형식의 교육론 《에밀》(1762) 등의 대작을 차례로 출판했다.
루소는 파리에서 세탁부 테레즈 르 바쇠르와의 사이에 다섯 아이를 낳아 모두 고아원에 맡겨버렸다. 근대적 교육론인 《에밀》의 저자로서 이런 모순된 행위는 두고두고 루소에게 죄책감의 근원이 되었다.
루소는 신앙 문제로 프랑스에서 추방되어 스위스 여러 주로 쫓겨 다녔으며, 영국으로 피신했다 프랑스로 돌아와 1768년 쉰여섯 살 되던 해 테레즈와 결혼했다. 마지막 십 년 동안 그는 《고백록》, 《루소, 장 자크를 재판한다 Rousseau juge de Jean-Jacques》,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Les Reveries du promeneur solitaire》 등을 썼으며, 수많은 저작을 통해 스스로의 죄책감과 모순을 서슴없이 드러냈고, 말년에는 드디어 정신적인 평화를 얻었다. 그의 자유민권 사상은 프랑스혁명 지도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일관된 주장은 인간의 본성을 자연 상태에서 파악하려는 ‘인간 회복’이었다. 또한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자아의 고백이나 아름다운 자연 묘사는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 1778년 세상을 떠났으며, 1794년 유해가 팡테옹으로 옮겨졌다. 

역자 소개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루소의 글쓰기에 나타난 상상적 자아”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방송통신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루소: 분열된 영혼》이 있고, 역서로는 장자크 루소의《에밀 또는 교육론》(공역), 리오 담로슈의《루소: 인간 불평등의 발견자》, 마티외 리카르․장 프랑수아 르벨의《승려와 철학자》, 마티유 리카르․트린 주안 투안의《손바닥 안의 우주》등이 있다. 그 밖에 “루소의 인간학”, “시민과 개인―몽테뉴와 루소의 비교”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책 속에서

나는 거의 죽어 가는 상태로 태어나서 사람들은 내가 살 가망이 거의 없다고들 생각했다. 날 때부터 어떤 병의 싹을 지니고 있었는데, 해가 갈수록 심해졌다. 지금은 가끔 누그러지기도 하지만 나는 그로 인해 단지 또 다른 방식으로 더욱 혹독한 고통을 겪을 뿐이다. 상냥하고 현숙한 처녀였던 고모 한 분이 내게 지극한 정성을 들여 나를 살려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분은 아직 살아 계시다. 여든의 연세에 당신보다 나이가 적지만 술에 곯은 남편을 돌보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고모님, 저는 당신이 저를 살리셨던 것을 탓하지 않겠습니다. 제 생애가 시작할 때 당신이 제게 아낌없이 베풀어주셨던 애정에 찬 보살핌을 당신의 생애가 끝나갈 때 갚을 수 없어서 몹시 서글플 따름입니다.
나에게는 또한 자크린이라는 유모가 있는데, 아직 살아있으며 건강하고 튼튼하다. 내가 태어났을 때 내 눈을 뜨게 해준 그 손이 내가 죽을 때도 내 눈을 감겨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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