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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란지교를 꿈꾸며 - 손 안의 진리 7

시리즈 : 손 안의 진리 [8]

유안진 저 | 서정시학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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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우리나라의 시단(詩壇)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수필가인 유안진(柳岸津)은 1941년 4월(호적에는 10월)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조부에게 천자문과 동몽선습을 배웠고, 친가와 외가의 할머니들에게 내방 가사와 시조, 한시 등을 들으며 자랐다. 가문의 역사를 가사처럼 지은 세덕가나 제사상 차리는 법을 가르쳐 준 할머니들 덕분에 삶과 글이 별개가 아니라 더불어 완성되는 삶의 형식 그 자체라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몸으로 배웠다. 전통적 가치에 대한 배움과 경험은 이후 유안진의 수필 세계와 학문에도 깊은 영향을 주었다. 
유안진에게 현대시가 찾아온 결정적 계기는 소월과의 만남이다. 대전여자중학 시절, <산유화>에서 소월은 왜 계절의 순서를 무시하고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또 지네’라고 했는지 선생님께 질문했던 소녀는 스스로 그 답을 찾기 위해 소월의 시를 읊조리며 시와 대면하기 시작했다. 충남 대전 호수돈여자고등학교를 다니던 고교 시절엔 여성 판사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고 한다. 196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에 입학한 첫 학기에 5·16이 일어나는 바람에 대학은 휴교 상태였는데, 그 무렵 유안진은 다시 습작을 시작하고 시인이 되기를 꿈꾸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부임하던 무렵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1965년 3월 ≪현대문학≫에 <달>을 처음 발표하게 되었다. 1966년엔 <별>을, 1967년엔 <위로>를 이어서 발표함으로써 3회 추천을 마치고 시인으로서 문단에 발을 내딛었다. 
교사로, 시인으로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 유안진은 학문적 열망을 품고 대학원에 진학해 교육 심리학 전공자로서 학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3년엔 국비 장학생에 선발되어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로 유학을 떠났고, 1976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 유안진은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단국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학자로서 유안진은 전통 사회의 여성−아동 민속 분야에 집중해서 학문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했다. 이러한 학문적 결실은 전공 서적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저작으로도 출간되었다. ≪한국 전통 아동심리 요법≫, ≪한국 전통 사회의 육아 방식≫, ≪한국 전통 사회의 유아교육≫, ≪한국 전통 아동 놀이≫ 등의 학술 연구서 외에도 학술 장르와 에세이를 아우르는 교양 산문집 ≪한국 여성 우리는 누구인가? 상·하≫(1991), 속요집 ≪딸아 딸아 연지 딸아≫(2003), ≪옛날 옛날에 오늘 오늘에≫(2002) 등의 저서는 실증적 연구의 토대 위에서 완성될 수 있었던 결과물이다. 
시인이었지만 산문에도 남다른 감각을 지녔던 유안진은 수필집 ≪그대 빈손에 이 작은 풀꽃을≫(1979), ≪실패할 수 있는 용기≫ 등을 출간하면서 대중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시와 서사시로서의 소설 그리고 여러 권의 학술 연구서와 대학 교재, 연구 논문 등의 저자로서도 인정받았지만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은≫(1985), ≪그리운 말 한마디≫(1985), ≪내 영혼의 상처를 찾아서≫(1989) 등이 잇달아 출간되면서 유안진은 수필가로서 대중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대표적인 수필집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은≫은 1986년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로 기록되기도 했다. 또한 1980년에 결성되었던 ‘문채’의 동인 신달자, 이향아와 함께 수필집 ≪지란지교를 꿈꾸며≫(1986)를 펴냈는데, 일반 독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널리 읽히며 화제가 되었다. 
지란지교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떨친 후에도 유안진은 시인으로 수필가로 꾸준하고 성실한 활동을 이어 갔다. 수필집 ≪축복을 웃도는 것≫(1994), ≪바람 편지≫(2003), ≪사랑, 바닥까지 울어야≫(2008), ≪상처를 꽃으로≫(2013) 등이 출간되었고, 이외에도 다수의 수필 선집들이 출간되었다. 시집의 경우도 첫 시집 ≪달하≫를 1970년에 출간한 이래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 ≪다보탑을 줍다≫, ≪둥근 세모꼴≫, ≪숙맥 노트≫ 등 신작 시집 17권과 ≪세한도 가는 길≫ 등 다수의 시선집을 펴냈다. 
시인이자 수필가로서 유안진의 작품 세계는 명실공히 한국 문단을 대표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 <세한도 가는 길>, <다보탑을 줍다>, <빨래꽃>,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등과 더불어 <지란지교를 꿈꾸며>, <강철과 쇠붙이 시대의…> 등 여러 편의 수필은 중고교 교과서와 참고서 등에 게재된 바 있다. 시와 산문 등이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 소개되었고 하와이대학과 오하이오대학 등의 동아시아학과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2007년 서울대학교 교수직을 퇴임한 후 현재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며, 2012년부터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 시인 협회 고문, 한국 작가 회의 자문위원,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 이사, 한국 문인 협회, 한국 여성 문인 협회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머리말

 

책머리에


 


 

독자들께 무한한 감사와 경의로



몇 년 전부터 우리 중⋅고등학교 교과서 9권에 “지란지교를 꿈꾸며” “사투리사전을 만들자” 등 산문 4편과 “세한도 가는 길”의 시가 게재되었다고 게재료를 보내와서, 받을 때마다 낯이 뜨뜻해지면서도 기분은 썩 좋아지곤 했다.

중학생 아들이 편지 한 통을 내밀었다. 열어보니 내가 쓴 글 “지란지교를 꿈꾸며”의 전문이 인쇄되어 있었다. 교생실습 나오셨던 교생 선생님들이 실습을 끝내고 돌아가시면서 전교생에게 편지 한 통씩을 주시며 꼭 외우라고 했는데, ‘엄마가 쓴 글이냐  동명이인 다른 분의 글이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 아들이 30대 중반이 되었으니 세월이 한참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시아버님 되실 분이 너무 좋아하시는 글인데, 붓글씨로 써서 받고 싶다는 예비신부들이 있어 놀라기도 한다. 어쩌다 만나는 분들은 타자학원에서 타자를 배울 때 교본 글로 사용하여 외우게 되었다는 군인들이나 직장인들도 있고, 재수할 때 학원에서 아침마다 묵상시간에 저의 수필 한 편씩을 방송으로 읽어 주었는데, 왠지 위로와 힘이 되었다는 학생들이 있었다. 진즉 알았더라면 그 학원에 감사전화라도 했을 텐데, 왜 이제 알려 주느냐고 했던 적도 몇 번 있었다. 신부님들이 신학교 철학시간에 숙제 교재를 읽고 감동했다고 하고 심지어는 강론시간에 읽어주시기도 했다.

몇 주 전 특강 뒤 질문시간에 젊은 여성 한 분이 알려줬다. 자기 아들이 내 글을 외우느라고 너무 힘들어 한다고. 엄마가 하도 젊어 보여서 몇 학년이냐고 물었더니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했다. 기가 막혔다. 그 어린 아이가 마흔 넘어 쓴 내 글에 어떻게 공감할 수 있느냐고 하자, 담임 선생님이 너무 좋아해서 강제로 암송하게 한다고, 그 덕에 그 엄마도 읽게 되었다고 했다. 서예전에서 내 글의 전문을 쓴 병풍을 보았다거나, 족자로 걸려 있기도 했다고 들었고, 하와이 대학에서 영문으로 번역하여 교재로 삼는다고 저자 승인을 요청했으며, 주한 일본문화원에 근무하시는 일본외교관 한 분이 일어로 번역해 보내주시는 등등… 참으로 황송했다.

가끔씩 마주치곤 한다. 동행들이 옆구리를 찔러 내다보게도 된다. “찻집 지란지교” “연구까페 지란지교” “지란지교 싸이트” “주소록 지란지교” “우리사이 지란지교를 위하여” 등등 이다. 전화로 허락을 청하는 이들, 동창회 주소록 한 권을 보내신 분, 인터넷 사이트에 꼭 들러달라는 분, 찻집이나 경양식집, 한정식집에서 보았다는 분들, 책받침, 노트의 뒷표지, 연필에 새겨진 몇 구절이 새삼 좋았다는 분들, 지금이야말로 “실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라며 왜 쓰지 않느냐는 분들… 근 30년 가까이 변변치 못한 글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세월은 사람도 변하게 하여, 詩 외에는 거의 쓰지 않으니 쓰는 부담에서 자유로워 너무 좋은데, 몇몇 분의 독자께서는 쓰지 않으려면 기존의 글을 모아 선집으로 묶어주면, 안부인사나 입학이나 졸업선물로 사용하고 싶다고 했으나, 젊을 때 겁없이 쓴 글이라 적지 아니 부끄럽기도 하여 망설였다. 그러는 중에 독자 몇 분이 각자가 좋아하는 글을 기꺼이 뽑아주시는 수고를 해 주셨으나 분량이 너무 많아, 딱 한 권으로 줄여서 이 책이 묶여진다. 읽어 주신 독자들 모두께 넘치는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2011년 눈부신 가을날

시인 유안진 삼가 쓰다.

목차

목차
제1부 오직 한 사람
부끄러운 연서/ 선물을 안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혈연/ 젖은 몸을 맞아 줄 가정이 있다/ 오직 한사람/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최초의 페미니스트는 김수로왕과 왕비 허황옥/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 계약 결혼의 선구자 황진이/ 부부! 가장 엄숙한 종교/ 한 지붕 밑에 두 여자는/ 규희 양에게/ 스승 목월님께/ 버나드 쇼들의 오만과 편견, 여자는 남자의 기형?/ 사랑은 눈으로
제2부 미루나무 잎새만한 엽서
가을 초목의 겸손으로/ 미루나무 잎새만한 엽서/ 가을에 열린 귀/ 용감하게 거역하라/ 겨울나무, 나의 자세/ 사월에 피는 꽃은/ 쇠붙이와 강철시대의 봄을 맞으면서/ 호박꽃에 어린 순수/ 봄비 오시는 오후는/ 묵은 그루터기에서만이 새싹이 돋는 이치를/ 꽃에도 등급이 있었네
제3부 사유와 고뇌의 계절
사유와 고뇌의 계절/ 지나간 날은 아름다워라/ 내가 나의 주인일 때/ 뉘우치며 아파해야 할 때/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소설처럼 아름다운 사랑은 없다/ 정승되긴 쉬워도 명기되긴 어렵다/ 이상을 잃었을 때 비로소 늙는다/ 목숨보다 예술을/ 장의존적 충동적 원인은/ 더욱 다채로워져라, 우리 시대의 현대시/ 사랑, 다시 희망으로 달려갈 힘을 키우자
제4부 아낌없는 사랑
포장마차와 과일 가게/ 시와 스포츠/ 새해 아침의 작은 꿈/ 도깨비가 보이도록 눈 맑은 마음으로/ 처녀 귀신 손각시의 해코지/ 외가댁의 숟가락/ 발견하는 매력/ 아낌없는 사랑/ 이름과 얼굴, 바뀔 수도 변할 수도/ 머리 좋고 게으른 리더와 일하는 행복/ 명절 차례 이대로 좋은가?/ 명사들의 기언 또는 기행/ 창조적 상징으로, 아라비아 숫자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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