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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472001 / 263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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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국내 미출간 소설 [11]
출판사 리뷰
지난 해 다자이 오사무 출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일본에서는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작년에만 3편 그리고 올해 초에도 1편의 영화가 상연되었다. 유명 작가의 출생 100주년을 맞아 영화가 제작.상연되는 것은 그리 보기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그것도 각기 다른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출생 100년, 사후 60여년이 지나서도 그의 인기가 여전히 식지 않았으며 아직까지도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은 그 사람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한두 편의 작품만이 살아남는 법인데 다자이 오사무는 그러한 예에서도 벗어나, 그의 작품 대부분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상업예술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영화에 의해서 실현되었으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작년에 상영된 3편의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이 『판도라의 상자』를 원작으로 한 같은 제목의 영화였다. 이 소설은 발표 직후인 1947년에도 『간호사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이미 영화화된 바 있다. 하나의 작품이 두 차례나 영화화된 가장 커다란 이유는 역시 재미일 것이다. 풋내 나는 스무 살 청년의 사랑을 편지라는 형식을 빌려 묘사한 이 작품은, 숨기려 하지만 숨겨지지 않는 주인공의 심리와 활달하면서도 역시 여성일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의 미묘한 감정을 읽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갓포레라는 등장인물의 횡설수설을 듣고 있자면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판도라의 상자』는 당시 다자이 오사무와 친분이 있던 기무라 쇼스케(木村庄助)라는 사람의 투병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문학에 뜻을 두었지만 몸이 좋지 않아 요양 상태에 있던 기무라에게 일기를 권한 것도 역시 다자이 오사무였다. 그는 기무라에게 보낸 엽서에서 ‘몸이, 좋지 않으신 듯한데, 회복을 빌겠습니다. 꾸밈이 없는 일기를,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써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기무라의 사후 그 일기는 다자이의 손에 넘어갔고, 다자이는 그것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쓴 것이다.
이 작품은 원래 『종다리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1943년에 완성, 같은 해 가을에 출간될 예정이었지만 당시는 전쟁으로 검열이 심했기 때문에 검열에 걸릴 것을 우려, 출간이 뒤로 미루어졌다. 이후 1944년에 간신히 발행허가를 얻어 다시 출간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인쇄소가 공습을 받아 발행 직전에 있던 책이 불에 타 버렸기 때문에 또 다시 발행이 무산되고 말았다. 종전 후인 1945년에 교정쇄를 바탕으로 개작, 제목도 『판도라의 상자』로 개명하여 같은 해 10월 22일부터 이듬해 1월 7일까지 64회에 걸쳐서 가호쿠(河北) 신보에 연재를 했다. 원래는 100회 정도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64회로 종료를 했다. 이렇게 해서 소설만큼이나 사연이 많은 작품 『판도라의 상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일본에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다자이 오사무의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내에서는 이미 두 차례나 영화화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자이 오사무의 이 작품이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일왕을 칭송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자이 오사무의 사상이나 행동을 살펴볼 때 일왕 칭송 부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 듯싶다. 1940년대 중반, 전시 체제에 들어간 일본은 당시의 문인들에게 군국주의를 선전하는 글을 쓰게 했는데 다자이 오사무는 그 와중에서도 순수문학만을 고집했던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이었다. 그랬던 그가 종전 후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일왕을 칭송하기 시작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단지 그는 새로운 시대 분위기에 편승하여 기승을 부리던 여러 사상에 염증을 느꼈던 것일 뿐이다. 1946년에 지인들에게 보낸 그의 편지들을 살펴보면 그런 그의 마음을 잘 알 수가 있다.
‘요즘 또 문단은 신형 편승(新型便乘), 씁쓸하기 짝이 없으며, 이 나쁜 경향과도 크게 한바탕 싸워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 ‘요즘 잡지의 신형 편승 씁쓸하기 짝이 없는데, 대충 이렇게 되리라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너무나도 심해서, 홧술이라도 먹고 싶은 기분입니다. 저는 무뢰파이기 때문에, 그런 기풍에 반항하고, 보수당에 가맹하여, 당장 기요틴에 걸려들고 싶습니다. …… 공산당 따위와 저는 정면으로 싸울 생각입니다. 일본 만세라고 지금은 진심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단순한 건달입니다. 약한 쪽 편입니다.
…… 저는 이곳에 와서 『판도라의 상자』라는 장편 하나와, ……. 저널리즘에 선동되어 민주주의 타령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청춘의 착란』 중에서. 사과나무 발행)
위의 편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자이는 소위 ‘신형 편승 사상’에 대한 반동으로 보수를 택한 것이지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우익의 모습은 결코 아니었다. 또한 이러한 사상을 가지고 있을 때 개작을 한 『판도라의 상자』를 살펴보더라도 그의 일왕 칭송은 항복을 결정한 일왕에 대한 칭송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민감한 부분이니 더 이상의 이야기는 피하고 나머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다.
다자이 오사무 자신이 ‘판도라는 또, 너무 밝고, 희망에 넘쳐 나서, 작가 스스로도 부끄러울 정도의 것이니’라고 말했을 정도로 이 작품은 다른 작품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이 책을 통해서 다자이의 또 다른 일면을 엿보시기 바란다.
옮긴이의 말
작가의 말
막 열리다
건강도장
방울벌레
생사
마아보
위생에 대해서
코스모스
여동생
시련
건빵
립스틱
가쇼 선생
다케 씨
부록 - 생명의 과실(다나카 히데미쓰)
다자이 오사무 연보
주요 작품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