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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 말 듯

김도아 저 | 대명종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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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1028724 / 352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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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사랑은 그 사람이 날 잊지 않고 있기를 바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밥을 먹다가도 길을 가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날 그리워해주는 거요. 그리고 최후까지 서로에게 배신하지 않는 것. 이거 아닌가요? 김지유, 女, 33, 난쟁이 똥자루 같다는 악질 인터넷 기사에 충격 받은 바디페인팅 모델. 어디에 세워 놓아도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한 기운이 있다. 잘나가는 영화감독. 자신의 인생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의심이 많고 공격적인 곽희승. 하지만 그가 집 밥도 못 먹고 자라온 외로운 남자라니……. 우쭈쭈쭈, 모성본능을 자극해온다. 서른셋, 죽어 있던 연애세포가 다시금 새록새록 깨어나기 시작했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도아
김도아
제자리걸음
혹은
돌아가는 중.

출간작
「그 남자의 마지막 여자」
「애플망고, 반얀트리, 그리고 사막의 별들」





책 속에서

“시계야. 오다가 샀어. 지하철역 좌판에서 산 것이라 좋은 건 아니야.”
“이거 제 거예요?”
“내가 지금 다른 사람이랑 얘기해? 아니면 받기 싫어서 그래?”
받기 싫긴, 공짜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성격인데. 갑자기 오늘따라 선물이 많아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마치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은 느낌이랄까.
누가 보면 포장하지 않은 손목시계를 덜렁 던져놓은 거라 성의 없어 보이지만 큰 지유는 시계를 갖자마자 희승이 고심해서 고른 걸 알았다. 시계는 무려 나침반이 달린 시계였다. 게다가 누르면 불도 나왔다. 한 가지 멋없는 점이라면 여자 손목에 걸기에는 두툼하고 투박한 면이 있었다.
“길치에 방향치라서 밤에는 못 돌아다닌다고 했잖아. 불도 나오고 나침반 달려 있으니까 길 잃지 말라고 주는 거야. 알람도 되는 걸로 알고 있으니까 집에 가서 해봐.”
큰 지유는 시계 버튼을 누르다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들었다. 그동안 자신이 하는 말은 건성으로 듣는 줄 알았는데 희승은 다 듣고 있었다. 더욱이 큰 지유는 의미를 두지 않고 했던 이야기였다. 울컥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마음에 안 들어? 표정이 별로네?”
“아뇨.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이거 방수도 되죠?”
희승은 못 말린다는 듯 한심스러운 얼굴로 일어섰다.
“오래 오래 쓸 거예요. 아끼지 않고.”
큰 지유는 시계 유리를 문지르며 우는 듯 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칼국수 값은 큰 지유가 막무가내로 계산하러 나섰다. 희승에게 받은 선물에 비해 너무 약과였다. 큰 지유는 지갑을 열다 우연히 행운의 달러를 보았다. 작은 지유의 멋쟁이 아저씨 덕분에 운발이 좋아지는 것 같아 고마웠다.
밤거리로 나온 큰 지유는 시험해보는 듯 시계 버튼을 눌러 이리저리 불빛을 비쳐보았다. 의외로 성능이 괜찮았다. 희승은 아이처럼 신나하는 큰 지유를 안 보는 척하면서도 비실비실 삐져나오는 웃음은 어쩔 수 없었다.
“감독님은 어느 방향에 있어요?”
“내가 여기에 있지 어디 있어?”
“아니요. 만약에 길 잃어서 헤매면요. 그때 가서 감독님 찾아야 할 때 어느 방향으로 가면 되냐고요. 동서남북, 어디로 가요?”
“반대 방향.”
그녀는 덜떨어져 보이는 맹한 얼굴로 보았다. 그런 식으로 빙 둘러 말하면 머리 나쁜 그녀가 이해할 턱이 없었다.
“동서남북으로 말해달리니까요.”
“그런 거 없어. 무조건 반대방향으로 와. 길 잃으면 계속 가지 말고 돌아서서 왔던 길로 되돌아오면 돼. 내가 있는 곳은 거기야.”

목차

Capter1 Capter2 Capter3 Capter4 Capter5 Capter6 Capter7 Capter8 Capter9 Capter10 Capter11 Capter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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