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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부탁해

한승주 저 | 대명종 | 200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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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1028625 / 392쪽 188 x 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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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런 기분 알아? 하룻밤 사이에 들러리가 된 기분? 아니 방해꾼인가?” 사랑이란 형체가 없기 때문에, 흩어짐이 더 쉬운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고집을 부리게 되는 건지도. 홀로 앓는 열병이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어딜! 당신은 조수석! 태경이와 뚱땡이는 뒷자리! 오케이?” 민재가 뒷문을 잡고 있는 유신의 손을 탁 치며 차 문을 닫았다. 주차장에선 아침부터 한바탕이었다. 역시나 순탄치 않은 하루의 시작에 태경은 한숨을 쉬었다. 정말 이 여행 이대로 괜찮을까? “날 운전사로 부려 먹으시겠다고? 꿈도 야무지군. 뭐야, 그 표정은. 아니꼬우면 남든가. 그래 주면 이쪽이야 백골난망이고.” 흠, 하고 유신이 운전석 쪽으로 걸어갔다. 애초에 민재의 비꼼 같은 건 들리지 않는 눈치였다. 유신이 턱짓으로 운전석을 가리켰다. “그렇다면 운전은 내가 하지.” 그 한마디에 운전석 문을 열던 민재가 돌아봤다. 응징하고 싶은 열망이 지글지글한 얼굴이었다. “내·차·내·마·음·대·로.”

저자 소개

  • 저자 : 한승주
한승주
「초대받지 못한 결혼식」으로 데뷔.
codeless1003@naver.com

[출간작]
약속의 숲 1, 2
사랑해도 좋습니까?
그대 내게 다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사랑을 부탁해
카인의 정원
오만과 열정

[집필 중인 소설]
후유증





책 속에서

“나도 너 좋아.”
뜬금없는 말에 민재가 돌아봤다. 태경의 말갛고 진지한 얼굴에 민재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셨다.
“갑자기 겁나게 왜 그래.”
“정말이야, 너 좋아.”
진심이었다. 좋아한다, 고민재를.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있을 민재를 좋아한다. 고민재는 문태경의 역사다. 살아온 기록이고 살아갈 기록이었다.
“나는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해.”
민재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말 같은 건 하지 마. 난 그런 거 못 참아. 네가 무슨 말하려는 건진 아는데, 네가 말하는 ‘좋아’는 유치원생이나 하는 ‘좋아’고, 내가 말하는 ‘좋아’는 성인 남녀의 ‘좋아’야. 그 차이를 극복하기 전엔 좋아라는 말 쓰지 마.”
차이의 극복. 문태경의 ‘좋아’에서 고민재의 ‘좋아’로 넘어서야 하는 시점. 과도기. 미래에 민재가 있길 바란다면 극복해야 하는 과정일 텐데, 민재의 ‘좋아’는 너무도 생소했다. 몸 둘 바를 모르겠고, 저렇게 진지한 눈빛으로 쳐다보면 똑바로 볼 수가 없다. 결국 태경은 시선을 피하고 불편하게 몸을 움직거렸다.
“그래도, 좋아는 다 같은 좋아야.”
태경을 말없이 내려다보던 민재가 한숨을 쉬었다.
“좋아. 당분간은 그것으로 족해.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 일이니까. 난 네가 그놈만 만나지 않는다면, 어느 천년인지는 몰라도 기다릴 거야. 지금까지도 기다렸는데 앞으로 천년은 못 기다리겠냐.”
민재가 말하는 좋아……. 과도기를 넘어서야 하는 그 ‘좋아’는 고대의 문자가 새겨진 석판만큼이나 난해하게 느껴졌다.
“나, 밥.”
“알았다. 이 얘긴 그만하자.”
기다림. 그 기다림의 끝에 여자로 설지 친구로 설지는 알 수 없었다. 민재의 절대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그가 바라는 시각대로 바라봐 주지 못하게 하는 마음의 걸림돌이 존재하니까.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겠지만 당장 어떤 감흥이 일 순 없었다. 고백을 들었을 때의 당혹스러움과 난처함이 희미한 두근거림으로 변하긴 했어도 아직은 모든 감정이 낯설고 그의 요구가 난처했다. 선을 봤고, 결혼을 전제로 만나자는 사람도 생겼다. 절제와 정제된 분위기의 임유신. 그에게선 어른스러운 진중함과 안정감이 묻어난다. 그리고 그 속에 상실한 사람만이 감지할 수 있는 동질감이 흐른다.

목차

1장. 결혼도 연애다
2장. 크리스마스 변주곡
3장. 마음속의 섬
4장. 바람언덕
5장. 맞수
6장. 달콤 쌉싸래한
7장. 당신과의 거리
8장. 네가 없는 나의 하루
9장. 당신을 사랑하는 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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