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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스위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우르스 비트머의 장편소설 『어머니의 연인』(2000)과 『아버지의 책』(2004)이 나란히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되었다. 이 두 권의 책은 2006년 출간된 『난쟁이로서의 삶』?와 함께 우르스 비트머의 자전소설 3부작을 이루는 작품이다. 작가의 최근작이자 대표작인 이 작품들이 국내 독자들에게 스위스 문단의 거장이 빚어낸 문학적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르스 비트머는 누구인가? 1938년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우르스 비트머는 1968년 『알로이스』로 데뷔한 이래, 일... 스위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우르스 비트머의 장편소설 『어머니의 연인』(2000)과 『아버지의 책』(2004)이 나란히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되었다. 이 두 권의 책은 2006년 출간된 『난쟁이로서의 삶』와 함께 우르스 비트머의 자전소설 3부작을 이루는 작품이다. 작가의 최근작이자 대표작인 이 작품들이 국내 독자들에게 스위스 문단의 거장이 빚어낸 문학적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르스 비트머는 누구인가? 1938년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우르스 비트머는 1968년 『알로이스』로 데뷔한 이래, 일상의 세계에 동경과 환상의 세계를 대립시키고 이를 위트 있게 표현해내면서 현실의 통속성을 비판하는 소설과 희곡 작품을 꾸준히 창작해온 작가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묘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문학은 유토피아적인 특성을 가져야 한다. 세상이 한때는 아름다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문학관을 피력한 우르스 비트머는 『나비목 학회』(1989), 『푸른 사이펀』(1992) 등의 소설을 발표하여 베르톨트 브레히트 문학상, 프리드리히 횔덜린 상, 실러 재단 상, 바젤 문학상, 프란츠 나블 상 등 독일어권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1996년 발표한 희곡 『정상의 개들』로 뮐하이머 극작가상, 3SAT 방송국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독일의 권위 있는 연극 잡지 『테아터 호이테Theater Heute』에 의해 ‘올해의 극작가’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놀라운 문학적 성취로 그는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urenmatt와 막스 프리쉬Max Frisch의 계보를 잇는 스위스의 대표 작가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 “아버지는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엔 반드시 펜대와 수정액을 손에 들고 검은 가죽 책에 무언가를 썼다. 그 책은 2절판 크기로 원래는 빈 노트였는데 그동안 그의 글로 거의 다 채워졌다. 그 일은 일종의 사명과도 같았다.” 스위스의 호숫가에서 바라본 유럽 현대사 그 안에서 그려지는 한 가족의 쓸쓸하고 황폐한 자화상 아버지의 일생을 회고하는 아들의 고통스러운 고백 『아버지의 책』은 『어머니의 연인』 이후 4년 만에 출간된, 비트머 자전소설 3부작의 두번째 책이다. 전작에 이어, 겉으로 보기엔 지적이고 교양 있는 시민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내면이 황폐해져가는 가족사를 내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가 우르스 비트머의 아버지인 발터 비트머는 소설 속의 주인공 카를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교사이자 저명한 문학평론가이면서 번역가였다. 아버지는 현실 속에서 산다기보다는 책 속에서, 즉 디드로, 비용, 스탕달과 같은 프랑스 작가들의 세계에서, 혹은 프랑스 민담 속의 바람난 수녀와 수도승 들의 세계에서 살았던 사람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군대에 소집되었을 땐 독일군의 습격을 목전에 두고도 옛 프랑스인들의 사랑이야기를 기록하는가 하면, 소집 해제가 된 후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족들과 해후를 즐기기도 전에 그간 쓰지 못했던 글들을 머릿속에 한 단어도 남지 않게 될 때까지 쓴 뒤에야 비로소 가족과 포옹을 할 정도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가족이나 세상과의 소통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아버지의 삶은 어머니와 자신에게 큰 상처와 공허함을 남기게 된다. 이 작품을 쓸 수 있기까지 20년을 기다렸다는 우르스 비트머는 60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가족의 솔직하고도 고통스러운 자화상을 담담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고통스러운 기억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삶을 회고하는 아들의 어투와 시각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었던 무관심만큼이나 일관적으로 분명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의 이야기는 유럽 먼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자신의 가족 이야기와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제공해준다. 이 소설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스위스의 현대사 및 20세기 유럽 문화사와의 긴밀한 연관이다. 자전적인 회상 속에서 20세기 전반기 스위스의 역사와 유럽 문화사가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실제 사실과 인물들이 소개되고 그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이야기된다.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전쟁 중 스위스인들의 불안한 삶, 스위스의 우경화와 공산당의 활동상 등 역사적인 사실들과 함께, 표현주의, 신즉물주의, 바우하우스, 현대음악계와 미술계 등 당시의 문화적인 분위기가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삶과 평행선을 이루며 또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가족사를 다루고 있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의 호숫가에서 바라본 유럽 현대사’로도 흥미롭게 읽을 수도 있다. 『아버지의 책』 프랑스어판은 2007년 ‘리프 스위스 문학상Prix Litteraire Lipp Suisse’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트머는 이 소설을 통해 자신의 가족뿐 아니라, 자신의 조국 스위스의 현대사 또한 차분하게 되돌아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유대인이 학살되는 동안 그와 가까운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스위스의 사회문화적 삶의 풍경, 그리고 그 안의 작은 지점인 자기 가족사. 반복되고 되새김질되는 그의 회상은 여러 겹으로 풍성하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 작품 내용 열두번째 생일날 카를은 아버지의 고향 마을을 방문한다. 난생처음으로 혼자서 걸어가야 하는 그 길은 힘겹기만 하다. 힘들게 마을에 도착한 카를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검은 예배당’에 모여 있는 걸 보게 된다. 홀리듯 그 안으로 들어간 카를은 신비로운 의식을 치르게 된다. 일종의 성인식이었던 것이다. 의식의 하이라이트는 2절판 크기의 두꺼운 빈 노트를 건네받는 장면이었다. 이제 카를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하루하루를 그 책에 기록해나갸야 한다. 그가 죽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책을 들여다보아서는 안 되며, 그가 죽은 후에는 모두가 그 책을 읽고 그의 삶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날 이후 카를은 매일 저녁 그 책에 자신의 하루를 기록하는 일은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죽고 나자 평생 그가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했던 아내 클라라는 그 책을 대수롭지 않게 버린다. 그 책을 제일 처음 읽어야 할 의무가 있었던 아들은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놀라지만 ‘아버지의 책’을 다시 쓰기로 결심한다. 아들의 회상 속에서 아버지 카를은 한평생 책을 사랑하고, 책을 수집하고 번역하고, 책 속의 인물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세계 속에서 영혼의 평안을 찾았던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독일군대가 언제 습격해 올지 모르는 위기의 순간에 군대 막사의 어둠 속에서 앙시앵 레짐 때의 프랑스인들의 사랑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고, 평생 자신을 따라다녔던 근원을 알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책상에 앉아 치열하게 번역 작업을 해나간다. 그의 인생의 동반자는 프랑스 민담 속의 바람난 수녀와 수도승 들이다. 그의 인생은 책을 통한 간접적 체험으로 가득하다. 그는 책 속에서 용감한 소년이며, 책을 통해 정열적인 사랑을 체험하고, 신성모독을 감행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의 그는 현실감각이 부족하고 자신의 관심사에만 집착하는 유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자신의 수입을 전혀 고려치 않고 책과 음반을 사들이고,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때면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가버리는 그는 세상과의 소통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는 자신과의 결혼 생활 속에서 아내 클라라가 내면이 황폐해져 마침내 무너져내릴 때까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클라라가 다른 남자로부터 버림받고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야 알게 된
그는 등에는 배낭을, 어깨 위엔 카빈총을 메고 머리 위엔 모자를 쓴 채로 그 자리에 서서 끙끙 신음 소리를 내가며 지난 몇 달 동안 자기 안에 쌓였던 것들을 모두 써내려갔다. (터널 출구 앞에서 보냈던 밤 동안에 그는 자신이 외울 수 있는 프랑스 문학작품의 모든 문장을 머릿속에서 거의 다 독일어로 옮겼고 그것을 자신의 기억 속에 저장해뒀었다.)?자신의 거대한 머릿속에 더 이상 한 단어도 남아 있지 않게 되자 그때서야 그는 자판에서 손을 떼고 램프를 켰다. [……] 그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그러고는 양탄자 위를 걸어 복도로 돌아갔다. 그곳에 클라라가 서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계속 그곳에 서 있었는지 모른다. 그녀는 어둠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 (p. 138~40)
하지만 이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할 수가 없노라고 했다. “난 클라라를 사랑합니다. 이건 안 되는 일입니다.” [……] “그러면 에트빈 쉼멜은요?” 뮈르타가 속삭이며 한 손가락을 그의 입술 위에 갖다 댔다. “그 사람은 문제가 되지 않던가요?” “에트빈 쉼멜? 에트빈 쉼멜이 이 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 “당신이 그걸 몰라서 묻는 거예요?” 뮈르타는 더욱 사랑스럽게 속삭였다. “클라라는 그 사람 손끝에서 놀아났어요. 그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잖아요. 당신도 알고 있는 일이구요.” “내가 뭘 안다고?” “그러니까 그 사람이 갑자기 틸디라는 여자와 결혼하면서 동시에 기계공장 전부를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한 달이 채 못 되어 클라라가 맨 처음 만난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 것 말예요. 모두들 그렇게 말했어요. 사람들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당신도 알잖아요.” (p. 226~27)
목차
아버지의 책
옮긴이 주
옮긴이의 말 - 스위스의 호숫가에서 바라본 유럽 현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