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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픽션 4 - 불사조의 아침

구자명 외 저 | 나무와숲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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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632057 / 334쪽 128 x 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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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미니픽션, 우리 시대의 신속성.조급성.피상성과 맞물려 21세기 문학으로 부상

지난 2004년 “속도와 영상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 문화 환경에 적합한 새 문학 컨텐츠 창출 및 적용”이란 기치 아래 태동한 미니픽션작가모임의 네 번째 작품집이 나왔다. 『미니픽션 _ 불사조의 아침』이 그것. 모두 22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작품집에서는 닭을 주제로 한 테마작 18편과 작가들의 자선작 47편이 1부와 2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엽편소설 또는 핵편소설이라고도 불리는 미니픽션은 글쓰기의 호흡이 갈수록 짧고 간결해지면서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머리글에서 박병규 박사는 “미니픽션의 부상과 확산은 우리 시대의 신속성·조급성·피상성과 맞물려 있다”며 “다량의 이질적인 정보를 접하는 현대인은 빠른 시간 안에 요점만을 파악하려고 갈망한다. 이러한 경향이 문학에서는 미니픽션처럼 간결한 작품의 선호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한다.

날로 작가들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는 미니픽션은 독자들의 완전한 자유와 참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의 분량이나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아도 되므로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고, 또 언제 어디서나 잠깐의 독서로도 문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촌철살인의 기지와 해학이 번득이는 이들 작품은 우리를 미니픽션의 바다에 빠뜨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풍자와 해학, 기발한 상상력과 예리한 통찰력 번득이는 작품 가득

먼저 닭을 주제로 한 테마작 1부에서는 천신만고 끝에 죽을 위기를 몇 차례 넘기고 닭발집에 흘러들어가 ‘불사조’란 호칭을 부여받고 새벽 다섯 시 반이면 목청을 있는 힘껏 돋워 새 아침이 왔음을 알리게 된 수탉의 끈질긴 생명력을 그린 구자명의 <불사조의 아침> 을 비롯해 그깟 닭발 하나 때문에 생이별하게 된 가난한 아버지와 어린 딸아이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쓴 김병언의 <슬픈 닭발> , 가짜 달걀 파동에 정체성의 위기를 겪게 된 계공(鷄公)들이 모여 비상대책회의를 한다는 서지원의 <계공들의 비상회의> ,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하늘로 다시 올라가지 못한 나무꾼이 밤낮으로 하늘만 쳐다보다 죽은 후 수탉이 되어 새벽녘만 되면 울고불고했다는 이진훈의 <그거 아세요, 나무꾼과 선녀 뒷이야기> , 평화로운 닭장에 새로 등장한 힘센 수탉 한 마리가 온갖 횡포를 일삼다가 결국 오가피백숙이 되고 만다는 유경숙의 <투계의 전설> 등 풍자와 해학,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재미난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다.

한편 2부에서는 출근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매일 아침 20층에서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한 남자의 엘리베이터와의 시간 싸움을 통해 현대인의 조급증을 예리하게 꼬집은 권여선의 <어느 날 문득> , ‘당신이 부르고뉴 와인을 알아?’ 하며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의 부재를 틈타 홀로서기를 꿈꾸는 아내의 반란을 경쾌하게 그린 김명이의 <당신도 부르고뉴 와인을 찾아 떠나지 않으시렵니까?> , 22세기 끝자락 채식주의 시대로 변한 인간 세상에서 과거로 회귀하려는 육식주의자들의 쿠데타 음모를 추리 기법으로 파헤친 김민효의 <송곳니 족속의 부활> , 유산 뒤 우울증을 이기기 위해 유난히 맨몸으로 하는 운동만 고집하는 아내의 운동 편력을 다룬 김정묘의 <아내가 사는 법> , 엇나가는 사춘기 아들에 대한 엄마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랩으로 표현한 안영실의 <11월의 랩송>, 구걸을 할망정 1달러 이상 절대 받지 않는 홈리스와 졸부의 자존심 대결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묻는 이종학의 <불의 행복> , 한 무명소설가의 기이한 행적을 더듬어 내려간 홍적의 <소설가 h의 행방> 등 우리네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알토란처럼 엮어져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구자명 외
지은이 : 구자명
1957년 경북 왜관에서 태어나 서울, 하와이 등지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으며,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1997년 《작가세계》에 단편 <뿔>로 등단, 소설집 《건달》, 《날아라, 선녀》, 《진눈깨비》, 에세이집 《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 등을 냈으며, 한국가톨릭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2004년 이래 한국미니픽션작가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수필·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적 문학 실험을 꾸준히 해왔다.  

책 속에서

그날 이후로 나는 아무리 내 속에서 염장이 끓거나 신명이 솟구쳐도 정해진 시간, 새벽 다섯 시 반에만 딱 한 번 목청을 뽑는다. 그래야 천신만고 끝에 흘러든 이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오래도록 지낼 수 있을 테고, 어쩌면 늙어 자연사할 때까지 주인 여자와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사조의 아침> 중에서

“닭발 하나만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 애가 하도 먹고 싶다고 해서…….”
한눈에 봐도 노숙자가 틀림없는 사내가 비굴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나는 단박에 “안 돼요!”하고 쏴붙였습니다. 극심한 불경기라 파리를 날리는데도 방금 들른 집주인 남자가 가게 세를 또 올리겠다고 해서 내 속이 몹시 엉켜 있었기 때문입니다. -<슬픈 닭발> 중에서

“달걀은 모두 가짜다, 그런 달걀을 까는 닭도 못 믿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모조리 도살당할 수밖에 더 있겠소? 저 인간들은 조류독감으로 고생하는 우리를 하나라도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그런 기미만 보이면 천 마리든 만 마리든 우리 동족을 한 자리에서 살처분해 버리는 자들이오. 이러고도 우리가 온전하겠소?”
모든 닭들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계공들의 비상회의> 중에서

확률이고 나발이고 공평한 건 없었다. 평균은 숫자에 불과했다. 언제나 운이 좋은 날보다 운이 나쁜 날이 훨씬 많았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확실성을 보장받고 싶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평균 시간보다 0.1초라도 빨리 뛰어내려갈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의 하루 운세를 행운 쪽으로 0.1초만큼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문득> 중에서

남편은 잔을 흔들어 코로 먼저 술을 마셔 보는군요. 저건, 처음 부르고뉴 잔을 사와서 나한테 보란 듯이 한 강의랍니다. 와인은 이렇게 먼저 그 향으로 마시는 거야 하고. 내게 염원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요, 나는 그가 와인 향에 취해 진득하게 거기서 아예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입니다. 나두 이제는 정리 좀 하고 살아야 할 군번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당신도 부르고뉴 와인을 찾아 떠나지 않으시렵니까?> 중에서

가죽을 벗기고,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른 동물의 사체를 끝도 없이 매달아 놓은 장면은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잔혹하게 살해된 소의 사체를 어떻게 먹을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영화 속의 인간들은 동물의 사체를 먹으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1세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야만의 시대였던 것이다. -<송곳니 족속의 부활> 중에서

목차

머리말_21세기 문학으로 떠오른 미니픽션 - 박병규

1부
구자명 | 불사조의 아침
구준희 | 은행잎 병아리
김민효 | 정숙혜 여사와 한수위 씨의 동상이몽
김병언 | 슬픈 닭발
김의규 | 꼬꼬댁
후다닭
김정묘 | 계창을 그리며
김 혁 | 달걀팔이 소년
서지원 | 첫 닭이 우는 소리
계공들의 비상회의
안영실 | 봉황이 된 닭
유경숙 | 투계의 전설
윤산숙 | 가물가물~~반짝반짝
이시백 | 닭
이진훈 | 그거 아세요, 나무꾼과 선녀 뒷이야기
정성환 | 싸움닭의 말로
최서윤 | 삼진아웃
홍 적 | 즐거운 이메일

2부
구자명 | 못 잊어
돼지효과에 대한 보고
피곤한 J씨의 2008년 여름휴가의 마지막 밤
구준회 | 섬마을 우체부
작은 섬 아기별
권여선 | 어느 날 문득
김명이 | 당신도 부르고뉴 와인을 찾아 떠나지 않으시렵니까?
존재, 그 가벼운
김민효 | 시인의 비명을 빌렸다
송곳니 족속의 부활
김병언 | 30년 동안의 오해
김의규 | 도미 한 접시
은어의 꿈
어떤 풍경
김정묘 | 아내가 사는 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김 혁 | 아담의 전차와 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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