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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저 | 돌베개 | 200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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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1993095 / 391쪽 / 752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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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책은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하고 서울학연구소에서 10년 이상 서울사史 관련 연구를 해온 전우용의 본격적인 저작이다. 서울에 관한 책들은 많지만, 건축가나 저널리스트, 혹은 근대문학 연구자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서울사와 도시이론을 공부한 연구자가 ‘서울’에 대한 종합적인 단행본을 출간한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건축이나 근대사 등 지엽적 시각에 한정되지 않은 채 서울에 관한 깊이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그 표피에 가려진 다양하고 심오한 의미와 사연들을 들추어낸다. 먼저 ‘서울’이라는 말의 본 의미를 살피는 데서 시작해, 서울에 대한 종합적인 해설과 비평을 시도한다. ‘똥개’, ‘땅그지’, ‘무뢰배’, ‘깍쟁이’ 등의 유래를 추적해 오래전 서울의 생태와 풍속을 생생하게 되살려내는가 하면, 청계천, 종로 거리, 덕수궁 분수대 같은 상징물들의 변화에 담긴 의미를 과감하게 추리해내기도 하고, 또 물장수, 복덕방 같은 사라져버린 문화를 회고담처럼 들려주기도 한다. 이 풍성한 이야기들의 바탕에는 소비문화의 중심을 이루는 현대 도시, 현실과 멀어져 장식품으로 전락한 역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깔려 있다.

역사적 사실과 고전 자료에 대한 적절한 참조, 탄탄한 역사적 지식에 기반한 과감한 추리,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발견하는 에세이적 구성, 시의성 있는 비판적 성찰 등을 고루 담은 이 책은 200여 컷의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학생들부터 연구자들까지 다양한 독자들이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 가려진 역사에서 근대화의 풍경까지 ―과거를 되돌아보는 따뜻한 감성,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추리 「종로, 전차」에서는 종로의 역사를 서울의 통신교통 수단의 변화(전차의 부설과 철거, 지하철의 부설 등)와 함께 살펴본다. 조선시대와 구한말을 거쳐 1960년대까지도 서울의 중심으로 기능했던 종로의 화려한 시절이 ‘전차 철거’와 함께 막을 내리는 쓸쓸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고종의 도로 정비, 경운궁 정비와 관련된 일화가, 「팔각정」에서는 오래 전부터 신성한 형상으로 여겨지던 ‘팔각’이 이승만 시대를 거치며 세속화된 사연 등이 펼쳐진다. 특히 ‘서울’을 다룰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근대적 공간으로서의 서울, 경성이다. 서울 사람들은 근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끌어갔으며 그것이 서울 공간에는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저자는 「시계탑」을 통해 서울 사람들이 서력과 요일제, 24시제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을, 「제중원」을 통해서는 근대적 위생관을 심어주고 근대적 삶을 훈육하는 장치로서 병원의 기능을 살펴본다. 「파리국」, 「협률사」등의 장에서도 서울에 근대적 의미의 ‘공중’이 탄생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서울 시장의 역사를 압축한 「도깨비시장, 돗떼기시장」에서는 17세기 이후 서울의 독특한 삶을 구성했던 병상일치제兵商一致制의 상황을 조감해볼 수 있다. 숨 가쁘게 변해온 서울의 시공간을 탐사하는 만큼, 이 책에는 최근의 역사지만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가고 있는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다. ‘물장수’, ‘복덕방’, ‘전차’, ‘덕수궁 돌담길’ 등 벌써 역사가 되어버린 이야기들을 단순한 복고적 감수성을 넘어 기억해내는 작업은 우리의 가까운 과거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또 「덕수궁 분수대」에서는 침강원·분수대라는 파격적 양식이 경운궁(덕수궁)에 들어선 연유가 1904년의 경운궁 화재 사건을 배경으로 과감하게 추리되기도 하고, 다양한 자료와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똥개’, ‘땅거지’, ‘도깨비시장’ 등의 유래가 추론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흥미진진한 글쓰기는 독자들에게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전우용
저자 : 전우용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 한인 회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상명대학교 강사와 서울시립대학교 부설 서울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을 지내고 2008년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종로와 본정: 식민도시 경성의 두 얼굴」, 「식민지 도시 이미지와 문화현상」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서울상업사』(공저), 『청계천: 시간, 장소, 사람』(공저), 『서울 20세기: 100년의 사진기록』(공저) 등이 있다. 현재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책 속에서

“정도전은 새 도시에서 ‘괴력난신’怪力亂神이 거처할 곳을 아예 없애버리려 했다. 정도전은 종묘와 사직, 궁궐과 관아, 저자와 민가, 학교와 사당만으로도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세부 위치를 선정하는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새 도시를 공적 건물과 공적 기관만으로 채우고자 했고, 왕에게조차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
1398년, 이방원이 정도전을 죽였다. 정도전이 새 도시 공간 위에 구현하고자 했던 꿈도 아울러 사라졌다. 새 임금 정종은 다시 개경으로 거처를 옮겼다. 종묘와 사직은 한양에, 왕궁은 개경에 있는 어정쩡한 양경兩京 시절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1400년 왕위에 오른 이방원은 1405년 거처를 다시 한양으로 옮겼다. 이방원은 정도전이 한양 공간 도처에 새겨 놓은 꿈을 다 지워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소를 모욕할 수는 있어도 그 흔적을 지울 수는 없는 법이다. 장소 위에 새겨진 역사는 누적될 뿐 대체되지는 않는다. 이방원은 정도전의 집을 사복시司僕寺 마굿간으로 바꿔버렸고, 신덕왕후 묘의 신장석을 광교 교각의 초석으로 삼아버렸지만, 장소가 남긴 흔적은 어쨌든 이방원보다 훨씬 오래 살아 지금껏 남아 있다.”

“그러나 이든 동이든 골목 안의 택지 구성은 기본적으로 같았다. 고관대작이 사는 큰 집이 막다른 집이 되고 그 앞으로 난 골목길 좌우에 작은 집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는 꼴을 하고 있었다. 이들 사이에는 결코 가로지를 수 없는 신분과 경제력의 차이가 있었을 터이지만 그래도 이웃이었다. 불이 나도, 염병이 돌아도, 도둑이 들어도 같이 대처해야 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공동체’를 구성해야 했고, 그 안에서 일상적 관계가 형성되었다. 이런 구조에서는 골목끝 고루거각에 사는 부자 나리가 같은 골목 안에서 굶주리는 이웃에 자선을 베풀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도덕적 의무감이라기보다는 일상적 관계가 만들어내는 연대의식이었다.”

“영조대의 준천濬川은 거지들에게 큰 선물을 하나 남겼다. 개천 바닥에서 퍼올린 흙을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어 오간수문 양쪽에 쌓아두었는데, 그러고 보니 두 개의 산이 생겨버렸다. 이 산을 조산造山, 또는 가산假山이라 불렀다(오늘날 방산동의 옛 이름은 조산동이다). 다리 밑을 차지하지 못한 거지들이 이 산에 땅굴을 파고 거처를 마련했다. 그로써 ‘땅거지’ 무리가 생겨났다. 영조 임금은 준천의 부산물로 생긴 가산에 땅거지가 모여들자, 이들을 방치할 경우 심각한 치안 문제가 생길까 우려했던 모양이다. 이들에게 최소한의 생계 거리를 줄 심산으로 뱀 잡아 파는 독점권을 주었다. 그때는 신해통공 전이라 모든 물종에 다 독점 판매권이 붙어 있었다. 뱀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땅거지를 땅꾼이라고도 했는데, 그 이후로 뱀잡는 사람을 땅꾼이라 부르게 되었다.
(……)
땅그지는 출현하자마자 수적으로 다리 밑 거지를 압도했다. 1년에 한 차례, 각처의 거지들이 모여 거지패의 총두목 - 꼭지딴이라고 했다 - 을 뽑는 행사를 가졌는데, 그 행사가 가산에서 열렸다. 가산의 거지 두목이 서울 장안 거지 전체를 ‘통솔’하게 되었던 것이다. 꼭지딴은 그 위세가 워낙 당당하여 거지들의 잔칫날에는 장안의 명기名妓도 마음대로 부를 수 있었다고 한다. 기생 처지에서도 무료 봉사만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거지들의 입이 가장 훌륭한 광고매체였다. 무슨 군君이니 무슨 대감이니 하는 자들도 거지들을 통해 기생의 평판을 들었다고 한다.”

목차

- 책을 펴내며
1. 신시, 서울
2. 서울과 지방
3. 정도전의 서울, 이방원의 서울
4. 노는 놈과 미친년
5. 뒷골목
6. 똥물, 똥개
7. 등 따습고 배부른 삶
8. 땅그지
9. 무뢰배
10. 촌뜨기
11. 압구정과 석파정
12. 남주북병南酒北餠
13. 탕평, 땅평
14. 어섭쇼
15. 복수의 하나님
16. 종로, 전차
17. 덕수궁 돌담길
18. 팔각정
19. 시계탑
20. 제중원
21. 촬영국
22. 파리국
23. 도깨비시장, 돗떼기시장
24. 물장수
25. 복덕방
26. 협률사
27. 와룡묘
28. 덕수궁 분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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