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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뭉선생의좌충우돌기

강병철 저 | 삶이보이는창 | 200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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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0492562 / 240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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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시인이자 소설가인 강병철은 이번 산문집에서『민중교육』지 사건(1985)으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해직교사, 오랫동안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참교육을 꿈꾸었던 현장교사, 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문학청년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그의 교사로서의 실패담은 교사의 권위적이고 계몽주의적인 태도를 벗어버리는 일이며, 성공이라는 허울에 들린 인간들을 향해 자신의 아름답고 쓸쓸한 실패를 고백하는 일이다.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글을 통해 그의 삶에 가깝게 다가설 것이다.

출판사 리뷰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며 여러 작품을 발표하였고, 일선 학교에서 20여 년간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강병철의 산문집이다. 이 책을 통해 강병철은 『민중교육』지 사건(1985)으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해직교사, 오랫동안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참교육을 꿈꾸었던 현장교사, 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문학청년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교단에서 실패한 교사의 좌충우돌기 강병철의 글은 재미있다. 해학과 유머가 넘친다. 가령, 그에게 ‘미친놈’이라고 했던 아이가 울먹이자 끌어안으며 ‘괜찮다, 괜찮다’를 속으로 연발하고 있는데, 아이가 말한다. “‘싸이코’라고 한 건데요.”(「‘미친놈’이라고 안 했는데요」) 이러한 그의 해학과 유머의 근원은 그가 교사로서의 권위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들려준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컴퓨터 연수에서 꼴찌를 하고 학교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이를 털어놓는 식이다.(「꼴찌에게 갈채를」) 이렇듯 강병철은 실패담을 통해 삶의 진솔함을 보여주고 있다. 교사로서의 외형적 성공이란 진정한 교사로서의 실패이며, 따라서 실패와 성공의 의미를 새롭게 쓰고 있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성공의 언어인 ‘출세했다’는 말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요, ‘정직하게 살았다’는 얘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와 맥이 통합니다."(「거품을 모아 꿈을 만들며」) 그래서 그의 교사로서의 실패담은 교사의 권위적이고 계몽주의적인 태도를 벗어버리는 일이며, 성공이라는 허울에 들린 인간들을 향해 자신의 아름답고 쓸쓸한 실패를 고백하는 일이다. 기억, 사랑의 다른 이름 강병철의 글에는 유난히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지금은 불쑥 커서 아줌마가 된 제자들,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거나 전교조 활동을 함께 한 동료 교사들, 같이 술을 마시며 시국의 아픔을 달래던 문인들. 열혈청년이자 교사, 작가의 삶을 통해 그가 얻은 건 마치 사람들과 그들과 얽혀 있는 기억뿐이라는 듯이 글 속에서 사람들의 이름을 나열하고 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이러한 나열이 그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임을 알 수 있다. 강병철의 사랑은 쑥스러움과 쭈뼛거림과 두려움으로 어눌하다. 딸에게 대신 사랑을 고백해 달라는 친구의 부탁에 사과 두 알로 대신하려 하고(「사랑한다고 전해줘」), 최루탄을 터뜨리며 시위대를 향해 다가오는 전투경찰들을 향해 ‘너희들을 사랑해’라고 외치려 하지만 전봇대에 부딪치고 만다.(「잘 가라 내 이빨」) 그런 그에게 사람을 기억하고, 그들을 다시 호명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을 사랑하는 한 방법인 것이다. 가끔, 쭈뼛거리며, 쓰뭉하니, 별일 아닌 척, 강병철은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너를 사랑한대.

저자 소개

충남 서해안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던 중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학교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 후 학원 강사와 신문사, 출판사 등을 부평초처럼 떠돌다가 어렵사리 복직하여 충남 공주와 서산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공주공업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가끔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기도 합니다. 19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시집 『유년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꽃이 눈물이다』와 소설집 『비늘눈』, 『엄마의 장롱』, 성장 소설 『닭니』, 『꽃 피는 부지깽이』 그리고 산문집 『선생님 울지 마세요』, 『쓰뭉선생의 좌충우돌기』 등을 출간했으며, 16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대한민국 희망수업 1교시 – 그래,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를 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작가회의 대전충남지회장을 지냈습니다. 시인 정영상은 그를 ‘진흙인 사람’이라고 했고, 시인 최은숙은 ‘조연을 위한 섬세한 더듬이’, 시인 김열은 ‘참숯 같은 사람’라고 했습니다. 이런 지인들의 평가가 말해 주듯 그는, 이따금 사랑하는 제자들과 호되게 싸우고 상처받은 가슴으로 먼저 악수를 요청하는 만만한, 천상 선생님입니다. 그는 또한 기발한 상상력보다는 더듬이 촉수로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신새벽 대학 도서관에서 파지를 찢다가 여명을 맞이하는 문체주의자이기도 합니다. 시인 도종환이 “서정적 문체에 잠겨 풍요로운 이야기를 단숨에 읽고 나서 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그는, 생김새와 달리 마음이 여리고 서정적 문체를 가진 속살이 흰 사내입니다. 

책 속에서

나는 네 손에 '사과 두 알'을 쥐어준다. 닦고 또 닦아서 반들반들해진 사과알에 네 눈빛과 내 눈빛이 동시에 쏟아진다. 첫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이만큼 두려울까. 나는 꽁꽁 뭉쳐두었던 그 한마디를 간신히 던진다.
"너를 사랑한대."
아이가 화들짝 놀라 나를 쳐다본다. 눈빛이 마주치자 내가 먼저 움찔한다.
"나 말고…… 느이 아빠가."
숙희 눈에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차마 바라볼 수 없었다. 네가 고개 숙인 채 닭똥 같은 눈물 흘리기 전에 나는 눈곱을 떼면서 교무실로 쏜살같이 도망쳐왔다. 나 이제 정말 ‘사랑의 우체통’ 노릇 다시는 못하겠노라 되씹으며.
- 「사랑한다고 전해줘」 중에서

“…… 선생님.”
경수가 억울한 표정으로 뜸을 들인다.
“저 ‘미친놈’이라고 안 했는데요.”
눈빛이 늪처럼 젖어 있다. ‘괜찮다, 괜찮다’ 주술을 외우며 숨을 푸우푸 내뿜는다. 그런데 이 자식이 어깨를 감싸자 갑자기 울음을 꺼이꺼이 터뜨리며 으스러지게 껴안는다.
‘아아, 진짜 괜찮다. 사랑하는 내 아이야’라고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콧등이 찡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진정하는 중이었다.
“‘싸이코’라고 한 건데요.”
바람이 불자 포플러 잎사귀가 일제히 와―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흐흐흐, 나는 오늘도 그렇게 아이들의 자양분을 먹으며 비탈길을 버텨가는 중이다.
- 「‘미친놈’이라고 안 했는데요」 중에서


그런 그림이 있었다. '일등도 꼴지도 없는 교실'을 꿈꾸던 순수 교사 한 명이 운동장 가운데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풍경이다. 바람 빠진 풍선으로 늘어졌던 그 부류 아이들이 꼴찌교사를 보면서 일제히 일어나더니 꽃대궁 세우며 우우우 에워싼다. 덩달아 발그스레 상기된 그니의 머리 위로 햇살이 우수수 쏟아진다. 아, 여기가 내 자리구나.
"선생님 꼴찌했다."
자신만만한 고백에 아이들이 '와-' 웃음꽃을 터뜨린다. 들국화 쑥부쟁이 살사리꽃 꽃사태로 온갖 향기가 몸을 적신다. 그 선생에 그 제자는 동질성과 안도감으로 눈시울이 짠해진다.
"힘 내유."
동규가 어깨를 주무른다. 손가락 힘이 너무 강해 우두둑 뼈가 아프다. 씨름판에서 다섯 명째 메다꽂던 악력의 손마디다. 그러거나 말거나 듬직한 제자에게 어깨를 맡기면서 편안한 몸 냄새에 젖는다. 잠들고 싶다. 이대로 꿈결에 취해 잠들고 싶다. ‘네놈과 치킨 다리 씹으면서 동병상련으로 사랑하리라.’ 그렇게 다짐하면서 얼마나 설레였는지 모른다.
-「꼴찌에게 갈채를」 중에서

목차

목차
머리글 - 뜨거운 가슴으로
1 사랑한다고 전해줘
사랑한다고 전해줘
이십이 년만의 해후
'미친놈'이라고 안 했는데요
퐁당 퐁이 아니라
에-하면서, 햇살이 쏟아졌다
싸대기 맞던 아이들, 파도처럼 손 흔들다
그리고 깜빡 졸았다
여중에서 공사하쇼?
마침내 신경림 시인과 함께

2 내 이름 좀 빼줘
강 선생, 경찰서에 끌려가다
착한 선생 박종건
내 이름 좀 빼줘
마지막 편지
그리고 6월항쟁과 나의 아픈 시
보성초 재판 공청기
3 꼴찌에게 갈채를
머리통 큰 집안의 내력
잘가라 내 이빨
꼴찌에게 갈채를
카메라 가짜라더니
도서관에서 쫓겨난 사연
바자회에 전시된 내 시집
4 잘 있었나, ‘70-80 초상들’이여
윤중호, 가겟방에 들어가더니
만화가 강병호의 내력에 대하여
강병철이 전병철을 만난 사연
잘 있었나, '70-80 초상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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