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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법가의나라였는가

박종성 저 | 인간사랑 | 200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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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4182151 / 1150쪽 223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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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조선의 정치질서를 유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은 너무나 익숙하다. 그 ‘익숙함’이란 인식의 ‘편안함’이자 모두의 발목을 거머잡는 족쇄였다. 그것은 어떤 변화의 바람도 허(許)하려 들지 않았다. 예?(禮)에 어긋나고 의(義)에 반하며 믿음과 지혜를 저버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왕조를 지탱하고 온전히 지켜내기 위하여 스스로 바꾸려 들지 않던 유가의 힘은 따라서 저 난공불락의 유장(悠長)함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예와 충을 다하여 군주를 섬기고 인과 의를 더하여 백성을 위한다」는 논리는 그러나 이제 설득 기반을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닐... 조선의 정치질서를 유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은 너무나 익숙하다. 그 ‘익숙함’이란 인식의 ‘편안함’이자 모두의 발목을 거머잡는 족쇄였다. 그것은 어떤 변화의 바람도 허(許)하려 들지 않았다. 예(禮)에 어긋나고 의(義)에 반하며 믿음과 지혜를 저버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왕조를 지탱하고 온전히 지켜내기 위하여 스스로 바꾸려 들지 않던 유가의 힘은 따라서 저 난공불락의 유장(悠長)함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예와 충을 다하여 군주를 섬기고 인과 의를 더하여 백성을 위한다」는 논리는 그러나 이제 설득 기반을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아직도 옳다고 믿고 있는 ‘그것’은 습속의 껍데기이자 내다 버리기 싫은 ‘익숙함’의 또 다른 얼굴은 아닌가. 알아서 엎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란 공포 때문에 나라에 대한 두려움 더욱 컸고 이를 진작부터 간파한 권력은 되레 그 속내 가리려 유교에서 다스림의 외피를 구했던 건 아니었을까. 유교는 핑계였고 실질은 진정 따로 있었던 걸까. 이 책은 가능한 논의의 대안을 ‘죄와 벌’의 통치공학에서 찾는다. 공포에 의한 타율적 복종이 자발성의 가면을 빌리고 왕실 권위를 정점으로 한 지배세력의 힘이 민중 전체를 강박처럼 압도할 때 체제의 존치는 의외로 수월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그 대가는 극히 부자연스러웠다는 데 이 책은 주목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조선의 형벌 집행을 눈여겨본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추상같은 통제의 문법을 구축하고 일벌백계의 강고한 의지를 민중에 과시함으로써 권력자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조선 사회에서 ‘벌’은 정치적 강자의 지배도구였고 ‘죄’는 이를 영원히 제도화할 수 있었던 절호의 핑계였다. 더욱이 권력이 갖고 있는 것을 빼앗겠다고 서슴없이 넘보며 덤벼드는 이들 앞에서 자기 수호와 온갖 통치의 기제는 본능적으로 마련되고 있던 터였다. 그리하여 초주검으로 업혀 나가는 죄수들과 봉두난발 창끝에 꽂힌 죄인들의 얼굴은 곧 유교권력의 폭력적 반어에 다름 아니었다. 유교는 여기서 가없이 떨며 흔들리며 바라보는 군중의 육신과 질서의 준수를 외치는 세도가(勢道家)의 존체(尊體) 모두를 품을 수 있었던 가장 그럴듯한 의지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민중의 반(反)유교적 행태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하여 민중과 권력 사이에 흐르던 긴장의 빛깔 들을 역사 속 저 예외적 장구함으로 확인할 때 조선의 형벌은 억압과 저항을 유인한 도구이자 강력한 계기로 때맞춰 되살아난다. 그것은 압제의 핑계이자 동시에 분노를 유발한 체제의 짐이었다. 민중은 ‘숨기’ 편했고 권력은 ‘숨기기’ 좋았던 유교 이데올로기의 정치적 회로판을 법가의 연장(鍊匠)으로 해부하는 일은 그래서 이제라도 치밀하게 나서보아야 할 과업으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이 책은 따라서 권력을 움켜잡거나 움켜잡으려는 이들의 지모와 계략에 관심두지 않는다. 민중을 정치적으로 이끌려는 자들의 욕망과 의지보다 도리어 이끌려지는 군상들의 동기에 의미의 사슬을 엮어 끝내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조형화될 수 있는지 ‘그것’에 생각의 대부분을 할애하려 한다. ‘어떻게 다스렸는가’ 보다 ‘왜 따르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에 맞추어지는 렌즈의 끝은 이제껏 ‘위’에서 ‘아래’로만 헤아려 온 조선 정치사 이해의 또 다른 경로 찾기로 향한다. ‘밑’에서 쳐다보는 ‘위’는 아직도 높고 멀기만 하기 때문이다. 유가의 지배이념이 그다지도 강고히 구축되길 바랐거나 ‘당위’로 천명할 수 있었음은 세상이 그만큼 반(反)유교적이고 비(非)유교적이었음을 고스란히 반증하는 일이었다. 덕이 한결 필요했던 까닭은 패덕과 부덕이 판치는 아연한 세상 때문이었고 예절과 신의를 한 없이 부르짖었던 것도 서슬 푸르른 궁궐 안팎 가리지 않고 비루(鄙陋)와 배신이 강물처럼 넘쳐났던 까닭이었다. 살인과 구타는 물론이요 다반사로 일어나는 절도와 간음 뒤에 역모와 사통(私通)의 간특(姦慝)한 사단들이 꼬리를 물었던 조선이라면 이를 애써 숨기려 분주하기보다 되레 일들의 전말이나 이를 처리․해소하는 방식에 치중할 일들이었다. 만사를 덮고 가리며 꾸미기 위해 필요했던 게 유교였다면 법가는 파헤치고 벌하기 위해 긴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핏빛 낭자한 살인 현장에서 이내 잡힌 범인에게 정작 두려웠던 것은『경국대전』의 살인조(殺人條) 항목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잠시 후 자신의 손으로 죽인 그 자처럼 자신도 죽어야 하며 이제 죽음의 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는 촌각의 절차가 죽음보다 싫고 또 두려웠던 터였다. 공포의 파도가 바다보다 높게 일렁이던 순간은 유부녀를 탐하며 말초의 열락과 들 뜬 본능의 향연이 불륜으로 확인 ․ 공개되던 ‘때’가 아니라 이제는 노비가 되어 철저한 홀대와 차별 속에 살아야 한다는 간부(姦夫)의 처지가 새삼 처연해지던 ‘그 때’였다. ‘죽기’보다 싫은 것은 그래서 ‘두려움’이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 그 뿐인 것을 그날 그 순간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할 처지가 가련했고 이를 되돌릴 길 없음이 딱하기만 하였던 것이다. 조선조 전체를 다루되 이 책은 범죄사와 형벌사를 따로 분리, 역추적하는 방식이나 개별 사건과 문제 인물을 파고드는 미시론을 지양한다. 대신 군주 집권기별 형벌 논의와 집행의 성격을 서로 비교해 보고 그것이 왕조사의 변동 맥락 속에서 역사정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주목한다. 아울러 각 군주 집권기 동안 단행된 처형 내역과 사법적 쟁송 결과를 압축함으로써 유교국가가 채택한 통치공학의 시기별 편차와 변화추이를 뒤쫓는다.

저자 소개

서원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교수
한양대학교 법정대학 정치외교학과 졸업(정치학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과정 졸업(정치학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박사과정 졸업(정치학박사)



<저서>


󰡔혁명이론의 재구성에 관한 연구󰡕(1982)
󰡔혁명의 이론사󰡕(1991)
󰡔박헌영론󰡕(1992)
󰡔정치는 파벌을 낳고 파벌은 정치를 배반한다󰡕(1992)
󰡔한국의 매춘󰡕(1994)
󰡔왕조의 정치변동󰡕(1995)
󰡔권력과 매춘󰡕(1996)
󰡔강점기 조선의 정치질서󰡕(1997)
󰡔인맥으로 본 한국정치󰡕(1997)
󰡔정치와 영화󰡕(1999)
󰡔한국정치와 정치폭력󰡕(2001)
󰡔백정과 기생󰡕(2003)
󰡔포르노는 없다󰡕(2003)
󰡔문학과 정치󰡕(2004)
󰡔조선은 법가의 나라였는가󰡕(2007)
󰡔한국 성인만화의 정치학󰡕(2007)
󰡔씨네 폴리틱스󰡕(2008)
󰡔패션과 권력󰡕(2010)
󰡔사랑하다 죽다󰡕(2012)


공(편)저
󰡔민주주의와 학교교육󰡕(1991)
󰡔갑오동학농민혁명의 쟁점󰡕(1994)
󰡔성‧권력‧정치󰡕(1995)
󰡔한국영화문화󰡕(2005)


 

목차

목차
머리글
Ⅰ 왕조국가의 정치적 존속과 법치의 이해
1. 공포의 정치화, 제도폭력의 사회화: 도발·저항·억압
2. 율법의 정치성: 정치공학의 안정화
3. 치죄와 자발적 복종의 제도화: 태조-태종
Ⅱ 박탈과? 제압의 역사 : 『조선왕조실록』과 형벌사
1. 범죄와 형벌의 사회사: 조선사의 재구성
2. 외경의 정치적 동원: 세종-성종
3. 권력의 동요와 법치의 변화: 연산-선조
4. 왕권의 강화와 율법의 정치적 합리화: 광해-정조
5. 질서의 문란과 법률의 와해: 순조-순종
Ⅲ 법정형과 주변형의 정치적 병용 : 오형과 법외형
1. 행형의 역사적 전개
2. 태형·장형
3. 도형·유형
4. 사형·법외형
Ⅳ 관용의 통치공학 : 구휼과 휼형
1. 용서의 정치학
2. 휼형의 역사적 굴곡
Ⅴ 결론 : 일탈과 통제의 정치적 순환
참고문헌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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