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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0492432 / 13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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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2004년 『광주매일』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시경』에 산문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광주전남민족문학작가회의의 시분과위원회 실무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고영서 시인이 첫 시집 『기린 울음』을 출간했다.
출판사 리뷰
고영서 시의 근원은 단연 그녀의 고향인 농촌마을이다. 흙과 대지가 시의 살과 뼈를 우리고 있으며 때로는 맥박으로 고동친다. 「석봉이 아재의 꽃밭」처럼 시인의 ‘고향시(詩)’의 화자나 주인공은 거의가 못나고 소외받은, 그렇지만 대지의 흙처럼 건강한 생명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시인이 고향을 떠난 뒤 살게 될 서울과 광주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렇듯 모두가 보통사람이거나 보통 이하의 사람들로서 시에 나타난다. 이 땅 민초들의 삶이 그러하듯이 정겹게 혹은 구슬픈 모습으로 투영된다. 이것이 바로 고영서 시의 근원을 이루는 시적 유전인자이며 사랑함의 자세이다. 또한 『기린 울음』속에는 시인이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얻어진 시편들이 여러 편 담겨있다. 힘들고 가난한 노동으로 서울생활을 버텨낸 시인은 어떻게 해서든지 “60촉 희망”인 시의 전등을 켜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것을 시인은 “철거되지 않은 꿈”이라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변두리의 ‘쪽방’을 얻어 살고 있을지언정 얼굴에는 주룩주룩 눈물을 흐르게 하지 않는다. 노원마을(노원구) 이웃들을 통해 추위에 얼어붙은 시인의 삶과 시심을 덥힌다. 이와 같은 시적 건강성과 휴머니티는 바로 시인의 고향마을에서 터득한 것이다.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와 사는 시인은 1980년 5월,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광주’를 직접 체험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목격하고, 1980년 ‘오월 광주’의 비극과 상면한다. 시인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 오월의 눈을 사슴의 눈에 비유한다. 그 오월이 통과한 진실의 눈이기도 하는 “사슴의 눈/ 깊은 눈”을 만남으로서 비록 훗날이지만 시인은 리얼리즘적 미학에 당도한다. 두 손을 뒤로 묶인 채 폭압의 살육의 무리들에게 붙들려 가는 오월의 진실, 오월에의 사랑은 그래서 다음과 같이 ‘사슴의 깊은 눈’으로 영롱하게 살아나 깜박거린다. 마치 푸른 신호등처럼! 시절이 어둠 속일지라도 그 순정하고 당당한 사슴의 눈망울을 통해 오월이 부르짖고자 했던 사랑과 진실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결국 고영서 시인에게 있어서 아픔은, 시적 대상에 대한 인식(깨달음)이며 실체에 대한 확실한 반증이며 사랑에의 확인이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시인은 ‘아파함의 과정’을 통하여 표제작인 「기린 울음」과 같은 빼어난 절창을 보여준다. 비극적인 것만이 시를 정화(카타르시스) 시켜주고 나아가 시적 세계를 최정상으로 이끌어 올린다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인데 이를 자연스럽게 따른 셈이다. 시인이 의식하였든 아니하였든지 간에 비극적 세계에 대한 깨달음만이 새로운 세계, 우리가 간직하고 싶은 그 어떤 아름다움에 당도할 수 있다는 것을 시 「기린 울음」은 예증하고 있다. 이렇듯 고영서 시인은 자신의 첫 시집인 『기린 울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시인의 삶에 근거하여 민중, 서민의 삶과 정서, 역사를 시집 전편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있다. 민중의 서글픔과 아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승화시키는 시인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노래하고 있기에 이 시집은 값진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고영서 시인의 시의 화자나 주인공은 거의가 못나고 소외받은, 그렇지만 대지의 흙처럼 건강한 생명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땅 민초들의 삶이 그러하듯이 정겹게 혹은 구슬픈 모습으로 투영된다. 이것이 바로 고영서 시의 근원을 이루는 시적 유전인자이며 사랑함의 자세이다. -김준태 시인 고영서의 시들은 기본적으로 민중시의 전통을 이어 받고 있다. 시 전편에서 드러나는 민중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신뢰, 역사적 진실에 눈감을 수 없는 시적인식은 그의 장래 시적 도정의 토대가 될 것이다. 한데 놀랍게도 그의 시가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바로 그 민중적 세계관에서 벗어날 때다. 자궁암으로 아이를 지워야 했던 여자를 내부가 빈 기타에 비유하며 “텅 비워버린 내부”가 “핏빛 엘레지”를 부른다고 하는 「기타 치는 女子」의 치열한 절망, 석양의 지평선을 향해 한번 “음머”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싶지만 함부로 “방목할 수 없는 그리움”으로 목만 길어진 기린 이야기인 「기린 울음」의 타는 속울음, “십리 밖에서도 사람의 걸음을 멎게 하는” 공명은 자기 일생을 걸어야만 가능하다는 징쟁이 노래인 「공명共鳴」의 돌올한 꿈, 그리고 야간 상행 중 “달과 통정한들 죄 되랴”고 새삼스럽게 깨우쳐버린 「달빛 밟기」의 우주적 교감 등은 그의 시의 민중적 전통을 넘어선 천부적 체질이다. -고재종 시인
기린 울음
기린 울음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동물의 왕국에서
큰 나무 잎새를 말아 넣는 기린이
어딘가 기형적으로 보이는 것은
한 번도 그 울음소리를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함부로 토해내지 못한 말들이
차곡차곡 쌓여
길어졌을
목
‘기린’ 하고 부르는 혀끝이
자꾸만 안으로 치닫는 것은
방목할 수 없는 그리움이
내 안에도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석양의 지평선에서
음머- 하고 터뜨리고 싶은
그 소리의 가엾음으로
타는 노울
노원마을
철거되지 않은 꿈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녀는 지금 집으로 간다
비라도 내리는 날엔
주체할 수 없이 들끓는 양철지붕 아래
오늘은 포근포근 감자가 삶아지고
비닐하우스 옆 느티나무 아래 노인들
바둑돌 끼고 주막으로 향한다
건너편 아파트 상가에서
빈 박스를 실어 나르던 박 할머니는
마을에 이르러서야
바지춤에 넣어둔 박카스 한 병 비틀어
하루의 피로를 삼켜버린 뒤
기우뚱한 대문 앞에 수레를 세운다
줄줄 가로등이 그녀를 따라 켜진 것인지
그녀가 가로등을 타고 당도한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어스름 녘
방문 열고 들어서서
부쩍 휘황해진 네온을 보다
돌아서서 꼿발을 딛고
60촉 희망을 켜는 것이다
목차
1부
사랑
그 오랜 가뭄의 끝
붉새
기타치는 女子
춘향 어록
3월의 동요
모과
커피, 카피, 수 다방
오후를 쟁기질하다
강설기降雪記
향림제재소
운주사 一泊
안면도에서
공명共鳴
도라지타령
2부
혀
동쪽으로 걷다
기린 울음
천잠天蠶
달빛 밟기
첫눈 오는 날
살리에리를 위하여
우표 한 장의 그리움
쪽잠
석봉이 아재의 꽃밭
옛사랑
간디학교 사모님
텔레비전
빈 담배가게 앞
선암사에서
군내버스를 탔다
3부
광장에 아침햇살이 떨어지기 전에
화려한 분출
마음의 간이역
김진적 여사의 오월
석류꽃이 필 때
사슴 사내
웃음소리
총알과 개미
오치동 할미꽃
고추모를 심던 날
탈곡
김상회 선생님
끊어진 기타줄에 대하여
그녀와 나 사이에 끝없는 강물 흐르네
참치를 찾아서
4부
노원마을 공중변소
노원마을, 빨레
노원마을 민들레
노원마을
울력
그 염소 왕관 쓰고
길
아플리게
미역국
녹우당에서 나를 읽다
저녁길의 환청
열세 살, 봄
장마
향기 나는 房
싸락눈
접근금지,로부터
해설 숫처녀처럼 순정한 사랑의 時 -김준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