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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8979441797 / 114쪽 257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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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나는 나의 이름을 잠시 잊었습니다'윤덕숙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고,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차분하고 강단 있는 어조로 풀어내고 있다. '사람과 풀꽃이/결코/ 다르지 않음을 알았을 때//나는 나의 이름을/잠시/잊었습니다'( <풀꽃은 자기 이름도 모릅니다> 중에서)라고 말하는 시인의 마음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은 살아 있으며, 그 안에는 사랑의 역사 또한 있다. 사람은 이름이 없을 때, 무위의 상태가 되고, 무위의 상태일 때 가장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한 윤덕숙 시인은 '상처받기 두려워/일정한 거리로 살아가는 사람에 비하면/드문드문 핀 들꽃엔 향기가 있습니다'( <들꽃> 중에서)라고도 말한다. 우리네 삶은 혼자서 살아가는 외로운 삶이지만, 보는 이 없는 외진 곳에 저 홀로 피고 지는 꽃이라도 향기가 있음을 이야기하며 삶이 고단할 때 자연의 지혜를 배우라고 말한다. 이렇듯 시인의 마음은 자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며, 서로에게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는 우리의 삶에 은근한 질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윤덕숙 시인이 그려내는 삶의 풍경은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회색빛의 풍경이 아닌, 한적한 산책길을 따라 걷는 초록빛 풍경이다. 시인이 안내하는 길은 자연과 더불어 가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 ' 플라타너스 가지에 앉아/까치처럼/깍깍거리는'( <플라타너스 연가> 중에서) 고향이 떠오르고, 연초록 잎새들이 '나무새의/독경을 읊조리'( <송광사> 중에서)는 소리에 애달프고 섭섭한 얼굴 하나 떠오른다. 또한 시인이 안내하는 길 끝에 이르면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윤덕숙 시인은 '나이가 들수록 빈말의 공허함이 싫어지듯이, 허다한 관계 속에서 이제는 정녕 겨울 산처럼 묵묵히 내일을 준비하며 어디에 있든 산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의 겨울> ) 중에서>고 이야기하며 죽음을 '기쁘게/기다리며/행복해지는 법을/배우기 위해/무의식을 잔을/들어야겠다'( <순간의 순간> 중에서)고 다짐한다. 시(詩)와 모래조각의 만남「풀꽃은 자기 이름도 모릅니다」에서 눈에 띄는 것은 모래조각이 담긴 사진이다. 문학과 조형미술이 한데 어우러진 시와 모래조각의 만남은 독자들로 하여금 또 다른 의미를 전해 준다. 공들여 만든 모래조각은 옮길 수도, 평생 남길 수도 없는 일회성 작품이므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것을 시와 함께 담아낸 것 또한 시인의 낮은 마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윤덕숙 시인의 시세계는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과 순리대로 사는 삶의 아름다움에 있다고 단언할 수 있겠다. 때로는 인위의 삶을 벗어나 무위로 돌아갈 때, 사람다울 수 있다고 말하는 시인의 낮은 마음이 우리 삶에 또 하나의 '희망'처럼 다가오기를 바란다. ♧ 본문 소개여린 피부가 견디지 못하고 한 손을 놓던 날 싫지만 난 알게 되었습니다 사는 날 동안 나무의 열병을 앓으며 바람의 가슴을 오래도록 읽으면 된다는 것을 -시 <추억이 머문 자리> 중에서 추억이> 순간의> 사람의> 송광사> 플라타너스> 들꽃> 풀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