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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03170 / 199쪽 / 35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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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종합 1712위 | 2014/3 소설 16위 | 현재 종합 1712위 | 현재 소설 75위 | Top100 : 1주

- 2008/5 주요일간지 추천도서
반디앤루니스 리뷰
단 하나의 혈친인 할머니를 잃은 여자 주인공 미카케에가 천애고아가 된 상태에서 정신적 `홀로서기`에 이르는 과정을 감각적 단문들로 그렸다. 일본 신세대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을 읽는 재미는 행복한 환상처럼 우리들의 상처를 소리없이 감싸안는 따스한 이들과의 만남, 동시에 요시모토 바나나 문학의 원형과의 만남에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일본 신세대 문학의 신화!
전 세계 18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요시모토 바나나의 대표작
『키친』은 1987년 데뷔한 이래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부상한 요시모토 바나나(吉本ばなな, 본명은 요시모토 마호코, 일본의 저명한 좌파 사상가 요시모토 다카아키(吉本隆明)의 딸이다.)의 대표작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1980년대 후반부터 일본 독서 시장의 인기를 양분하고 있는 작가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일본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하면서 졸업 작품으로 쓴 「달빛 그림자」로 예술학부 부장상을 탔고, 데뷔작으로 발표한 「키친」으로는 <카이엔(海燕) 신인 문학상>, <이즈미 쿄카상>을 받았다. 이어 「물거품/성역」으로 <예술선장(藝術選장) 신인상>을「TUGUMI」로는 <야마모토 슈로고상>을 수상했다. 대중적으로도 '하루키 현상'에 버금가는 '바나나 현상'이란 유행어를 낳았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1988년 초판을 찍은『키친』은 어마어마한 판매 부수를 기록했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네덜란드, 중국, 이스라엘, 터키, 그리스 등 전 세계 18개국에서 번역되어 바나나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다. 국제적인 감각을 지향하고자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냈다고 하는 그는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250만 이상의 열성적인 팬들을 갖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학은 기존의 일본 순수문학이 기본 덕목으로 삼았던 엄숙주의의 대극에서 출발한다. "소설을 통해서 한 편의 영화를 보거나 좋은 노래를 들었을 때와 같은 감동을 전할 수 있다면……." 이것이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박한 출사표다. 그는 독자들에게 고전적 교양 따위는 애초부터 요구하지 않는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살아간다는 시대적(문화적) 동질감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라도 그녀의 세계에 쉽게 동참할 수 있다. 실제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에 빈번히 등장하는 영화나, 만화, 유행가, 록 뮤직, TV 드라마 등과 같은 대중적 소재는 그러한 시대적 동질감을 환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영화의 오버랩 효과를 상기시키는 서사 기법도 작가가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거꾸로 바나나의 소설「키친」과 「암리타」는 영화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여러 영역 중에서 그녀의 문학이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만화이다. 일본이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만화가 일본의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만화적 감각의 소설을 선보인 요시모토 바나나가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문학의 혈통은 만화와의 쌍생아적 관계 속에 놓여 있다.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통어법에 얽매이지 않는 간결한 대화체나 주인공들이 겪는 신비스러운 체험 등은 만화와의 혈연 관계를 짐작하게 한다. 이런 특질들이 작품의 진정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있으나 바나나만큼 현대인의 일상적인 감성을 섬세하게 짚어 낸 작가도 없을 것이다. 그는 무심코 지나쳐 가기 쉬운 삶의 작은 의미들을 아기자기하게 다룰 줄 아는 작가이다.
아내와 사별한 후 먹고 살 길이 막막한 나머지 아들을 위해 '여자'가 되어 게이 바에서 일하는 아버지(「키친」), 죽은 애인의 세일러복(치마)을 입고 등교하는 고등학생(「달빛 그림자」), 혼자 쓸쓸해하고 있을 남자친구를 위해 멀리 떨어진 출장지에서부터 돈까스 1인분을 사 들고 2시간 동안 택시를 타고 오는 미카게(「만월」) 등, 바나나 소설의 주인공들의 기이한 행동은 흔히 볼 수 없지만 금세 친숙하고 따뜻한 느낌을 불러온다. 그것은 일상의 틈새에 숨어 있는 세계를 새롭게 들여다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국내에서 출간된『키친』을 위해 번역 원고를 직접 검토하는 열의를 보였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검토를 함께한 館野 씨는 검토 후 번역이 "원저자가 의도한 문장의 의미와 감각을 잘 잡아서 표현하고 있으며 독자들이 읽는 스피드에 몸을 척 맡길 수 있는 저항감 없는 문장을 구사하는 원숙하고 훌륭한 번역문"이라는 견해를 보내 왔다. 그 밖에도 몇 가지 표현에 있어서는 어감과 관련된 세심한 지적들을 보내와서 교정할 수 있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셀 수 있거나 혹은 셀 수 없는 여러 가지 상처를 안게 된다. 셀 수 있는 경우는 자기 안에서 인식되어 새 살이 동을 수도 있겠지만 셀 수 없는 경우는 마치 카오스 덩어리처럼 내면에 자리하고 앉아 자신과 주변을 괴롭힌다. 새 살이 돋는 경우, 그 과정은 여러 다양한 모습으로 표면화된다. 폭력 같은 반사회적인 과정도 있을 수 있고 언어나 음악, 미술 같은 예술 행위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 과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요시모토 바나나는 가장 행복한 방법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초기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상처 깁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첫 작품집인 <키친>은 행복한 `상처 깁기`의 원형을 보여준다.
졸업작품인 「달빛 그림자」에서 주인공 사츠키가 안고 있는 상처는 애인이 교통 사고로 죽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죽은 애인의 기억과 잃어버린 사랑 때문에 불면에 시달리지만 어느 날 안개처럼 다가온 『우라라』라는 신비한 여인과의 만남으로 애인의 환영을 보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다.
사치키의 상처는 애인의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 현실로 인식되고, 다리(죽음과 삶의 경계,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경계) 위에서 헤매이던 의식도 다리 이쪽으로 돌아온다. 즉 새 살이 돋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작품으로 사츠키와 비슷한 아픔을 (그녀 역시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 안고 있는 『우라라』라는 여인은 오컬트적인 신비한 힘을 지닌 천사이며 영매이며 의사이다.
그녀의 다가옴, 그녀와의 교감, 그녀의 선처 속에서 사츠키의 상처는 그 자리를 인식하고 이끌어간다. 데뷔작은 「키친」과 그 후편인「만월」에서도 이러한 `상처 깁기`의 과정은 되풀이된다. 단 하나의 혈친인 할머니를 잃은 여자 주인공 미카게에게 살며시 다가가는 유이치. 유이치가 자기 엄마(실은 아버지이지만)를 잃자 반대로 이번에는 미카게가 유이치에게 다가간다.
비슷한 상처를 껴안고 있는 자들의 교감에서 태어난 새로운 사랑은 「달빛 그림자」에서 예감할 수 있는 히토시와 사츠키의 관계에서 발전된 형태로 행복한 `상처 깁기`의 완성을 의미할 것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첫 작품집인 <키친>은 그녀의 전작품을 관통하는 여러 가지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녀의 소설에서 문제 삼고 있는 기본적인 테마인 `상처 깁기`를 비롯하여, 우라라란 인간형에서 볼 수 있는 오컬트적인 요소, 또 사츠키와 히라키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근친상간적 요소(히라기는 사츠키의 죽은 애인인 히토시의 남동생이다), 유이치의 엄마이며 동시에 아버지인 에리코가 상징하는 양성 구유적인 요소 등, 모두가 바나나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작품집 <키친>을 읽는 재미는 행복한 환상처럼 우리들의 상처를 소리없이 감싸안는 따스한 이들과의 만남, 동시에 요시모토 바나나 문학의 원형과의 만남이 있을 것이다. - 김난주 (옮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