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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 - 개정판

2016년 5월 9일 오늘의 책

굶주림 - 개정판

크누트 함순 | 창 | 2011.08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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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잔인하도록 배가 고팠다. 내 염치없는 식욕이 어떻게 끝날지 나는 알고 있었다.” 은 노르웨이의 작가 크누트 함순이 32살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로, 이 책의 내용은 1886년 겨울, 작가가 직접 체험?한 극심한 가난과 굶주림의 상황, 그리고 심리현상을 통해 고통스럽고 소외된 현대 인간의 심리를 깊이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배고픔 외에는 다른 어떤 비극도 다른 어떤 행위도 없다. 폐부를 찌르면서도 결국은 단조롭게 느껴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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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의 일과 삶, 그리고 굶주림


크누트 함순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1859년 노르웨이의 중앙부에 있는 구즈프란스다르라는 작은 농장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15세에 방랑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소설 『굶주림』은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과 같이 자전적 소설이다.

“인간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극한의 환경에서 사람은 어떤 상태에 놓이는가?”
소설 『굶주림』은 그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주인공인 ‘나’는 작가로서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면서 연명해가고 있으나 매일 굶주려 있다. 며칠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이고 굶주림 속에 더 또렷해지는 정신 탓에 별별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의 하루이다.

“일자리를 찾아낸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아무도 모르리라! 수차례의 퇴짜, 막연한약속, 냉정하기 짝이 없는 ‘딱지’, 부풀어 올랐다가 실망으로 바뀌는 희망, 매번 허사로 돌아가는 새로운 시도 등에 나는 기가 죽었다. …(중략)… 얼마나 빈번하게, 그리고 얼마나 똑같은 움직임으로 나는 줄곧 이 기슭을 내려오곤 했던가! 하도 헐벗어서 결국은 빗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고, 사는 것이 너무 슬퍼졌을 때 읽을 만한 책 한 권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위태롭고 예민하며 변덕스런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거렁뱅이 노인에게 대가 없이 돈을 주고, 어렵게 구한 과자를 학대받는 아이의 문 앞에 두고 간다. 모든 행위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비참하고 추잡하고 처량한 일들의 연속이다. 그는 구걸 따윈 하지 않겠다는 내면의 자존심과 거렁뱅이의 행색을 하고 있는 외면의 괴리감에 괴로워하면서 거리를 헤매인다. 이미 방세는 밀렸고 육신을 누일만한 온전한 공간도 없다.

“그런데 내게는 2크로네가 없었다. 이 정도로까지 가난하다는 것은 정말이지 비참하고 참담했다!수모였고 치욕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내가 훔치게 될지도 모를 불쌍한 과부의 마지막 한 푼을, 초등학생의 챙 달린 모자나 손수건을, 파렴치하게 그 돈으로 흥청거리기 위해 여자의 돈지갑에 넣어줄 거지의 쪽박을 생각했다.”

그는 가난했기 때문에 배가 고팠고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서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글이 통과되면 날듯이 기뻤다가도 글이 거절당하면 분노로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일이 반복됐다. 그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의미상의 직업이 아니라 쓰러지기 직전의 삶을 연명하게 해주는 어둠 속의 유일한 빛이요, 희망이었다.

“나는 하루하루 고되게 일을 했고, 겨우 음식물을 삼킬 시간만 스스로에게 허락하며 곧 다시 글을쓰기 시작하곤 했다. 그 당시 불빛이 흔들거리는 내 조그만 책상과 침대는 내가 번갈아서 다루는 원고지와 메모지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 하루 중 어느 때라도 머리에 떠오르는 새로운 것들 것 거기다 덧붙여 쓰곤 했다. 삭제를 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생기가 넘치는 단어를 써서 죽어 있는 점들을 되살려 놓곤 했다. 더없이 고통스러운 노력을 치러가며 이 문장에서 저 문장으로 어렵사리 전진해 갔다.”

너무나 굶주린 그는 고기 시장에 가서 개에게 줄 뼈다귀를 구한다는 구실로 생고기가 붙은 뼈다귀를 받아 먹는다. 그는 말라붙은 피냄새가 메스꺼워 삼킨 고기 조각을 토해내고도, 살기 위해 다시 토사물을 삼킨다. 굶주림에서 드러난 인간의 밑바닥을 숙연하게 바라보게 된다.

“내가 잘못한 일이 대관절 무엇일까? 나를 하필 이렇게 만든 것이 거룩하신 하느님의 뜻이었을까? 어째서 나란 말인가? 왜 남아메리카의 어떤 사나이가 아니란 말인가? 생각을 하면 할수록, 하느님이 자기 변덕을 실험하기 위한 몰모트로서 왜 다름 아닌 나를 골랐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하느님의 손바닥 안에는 서적 상인이며, 골동품 상인 파샤도 있고 해군 경리관인 헨네크헨도 있는데, 온 세상을 뛰어넘어 나에게로 왔다는 것은 정말이지 괴이한 일이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만 그 일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나는 걸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남과 비교하며 삶에 만족하지 못하곤 한다. 자신의 직장, 직업, 연봉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1800년대를 살아간 작가도 같은 삶의 고민을 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가? 책을 읽으며 마음 속에 질문들이 맴돌았다.
“내가 일을 하는 의미, 결국은 나와 내 가족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게 하는 나의 일을 남과 비교하며 깎아내리진 않았는가? 과연 나는 작가처럼 삶의 밑바닥에서 절실하게 생을 갈망했던 적이 있었는가?”

지금 당신이 어떠한 상황에 있던지(비록 삶이 애처롭고 비참하고 울분이 터질지라도)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보길 바란다. 삶의 밑바닥에서 겪는 고통과, 그러한 삶이라도 지켜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극한의 노력,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소소한 기쁨 등 한 인간의 느낌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 펜벗 인터뷰

1. 글을 쓰는 것으로 힘들게 먹고 사는 이의 이야기를 다룬 책 『굶주림』을 소개해 주셨어요. 예술가들이 마음 편히 문화를 꽃피울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글쓰기는 스타일이다』라는 책에서 저자 장석주는 ‘작가로서의 삶을 살기 위한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가난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각오’라는 말을 했습니다. 예술가로서의 삶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역경은 바로 가난이며, 그 중에서도 심각하고 현실적인 장애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굶주림’입니다. 작가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이 재능을 갈고 닦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다양한 지원과 프로젝트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 대상자와 지원 규모는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술가’라는 명목으로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을 걸러내고, 진정한 예술가에게 합당한 지원을 하기 위해서 말이죠.

2. '무슨 일을 하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요?
목적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선박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배에 싣고자 하는 화물을 찾고, 견적서 및 계약서를 작성하고, 통관에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반복적인 업무이기에, 지루한 일상의 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물건을 수출하는 무역의 일부분으로서의 일이며, 두 번째는 우리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원동력으로서의 한 부분이 되며, 마지막 제 개인적 측면에서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일에 대해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3.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그것이 만약 가난을 수반한다면 꿈을 향해 도전할 자신이 있으신가요?
한 집안의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의 상황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제 가족이 가난해진다면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준호의 『1인1책 – 베스트셀러에 도전하라』를 읽고 언젠가 저만의 책을 만들겠다는 꿈이 생겼고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삶의 목적인 사람이 있다면, 그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진실로 뛰어난 업적은 꿈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가는 소수의 사람들이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sadhurt'님은?
1남 1녀의 아빠, 책읽는 시간만큼은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이라는 Bookholicker


| [sadhurt 님의 테마북 – '일'과 관련된 가벼워보이지만 깊은 여운이 있는 책들]

| 펜벗 큐레이션 Vol.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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