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8일 오늘의 책
권희라, 김종대 | 리더스북 | 2016.04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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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떤 집이 우리를 더 많이 웃게 할까?” 우리에겐 ‘팔기 위한 집’이 아니라 ‘삶을 담은 집’이 필요하다 오늘도 집 때문에 쩔쩔매는 대한민국 모든 가족들을 위한 에세이. 2년마다 치르는 보증금? 전쟁에, 층간소음과 주차 문제, 툭하면 바뀌는 부동산 정책까지…… 대한민국에서 하루라도 집 걱정 없이 맘 편히 사는 날이 있을까? 이 책은 더 이상 집 때문에 전전긍긍하기 싫어서,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집짓기에 뛰어든 용감한 부부의 ...
내가 사는 동네는 해마다 봄이 되면 제법 많은 곳에서 집을 짓기 시작한다. ‘집장사’ 집이라고 하던가? 비슷한 모양의 바둑판식으로 지어진 집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 집들이 다가구 주택으로 변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이 집들도 가능하면 많이 분양하고 돈이 될 수 있게 짓는 ‘집장사’ 집이다. 각각의 집들의 똑같고 획일적인 모양새가 감탄스럽다. 사람은 성격도, 사는 방식도 다른데 집은 어쩜 그렇게 똑같은 모양인지. 내가 사는 집만큼은 그 집만의 느낌과 사연이 있으면 좋겠다.
물론 서울에서 자기 집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내가 결혼하고 한 번도 이사하지 않았던 이유는 시댁 어른을 모시고 살기 때문이다. 이런 삶의 방식은 단점이자 장점으로 작용한다. 전세금이나 월세금을 올려 달라하지 않아서 좋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느낌이 든다. 집에 있는 무언가가 망가지면 내가 스스로 고쳐야 한다. 집이 워낙 오래 돼서 웬만큼 고치지 않고는 티도 안 나고, 아파트처럼 규격품이 맞는 집이 아니기에 기성품을 쓸 수 없으니 비용이 과다 청구 된다. 심지어 가전제품을 사는 것도 힘들다. 규격이 큰 요새 가전제품들은 집의 입구가 좁다보니 안에 들일 수가 없다.
나의 집이 좋은 건 아이들의 성장에 맞게, 그리고 나와 남편의 생활 패턴에 맞게 가구를 이동하거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지만 오히려 그 제한이 독특한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
이 집을 어떤 식으로 리모델링할지 혹은 어떻게 새로 지을지 때때로 상상해본다. 물론 상상을 지속하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지만, 이를 다 무시하고 식구들과 살 집을 상상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중정이 있다거나 수납이 많다거나 넓은 거실, 4면이 책장으로 둘러싸인 서재까지. 그러나 집이란 그런 것 같다. 너무 넓을 필요도 없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사는 사람이 행복하고 편안해야 한다. 아직 젊은 나와 남편은 집을 짓고 싶어하지만 시어머님은 당신 살아생전에 다시는 그런 걸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설계자나 시공사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는 인부와 주변 사람들까지. 어디 하나 쉽게 이뤄지는 것은 없다고. 당신은 이 동네에서 오래 사셨지만 집을 지을 때는 또 달라지는 게 사람들이라고.
어머님의 말씀 때문인지 후암동 골목에 집을 지은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의 젊은 부부가 대단해 보였다. 3대가 살기 위해 땅을 사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 과정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책에는 기대에 부풀고 가슴 설렜던 이야기도 있지만,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던 심정 또한 그대로 드러난다. 땅을 찾는 과정, 집을 짓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그리고 계약서의 중요함과 사람들과의 관계 등. 쉽게 생각했던 일들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똑같은 집에 익숙한 인부들은 독특한 디자인의 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긴, 새로운 공정을 시도하는 게 좋지는 않으리라.
그들이 집을 완성하고 그곳에서 살면서 ‘집을 짓길 잘했구나’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그 험난한 과정 덕분일 것이다. 주인공의 집은 실제로 크지는 않지만, 공간이 지닌 단순함과 자유로움이 집을 넓어 보이게 한다.
집이 작아서 생긴 불편함은 아직은 없다. 오히려 점점 더 넓게 느껴지고 있어서 집의 규모를 더 줄였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할 때가 있다. 어쩌면 작다고 느끼지 않는 게 당연하다. 토 나올 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디자인의 힘으로 공간의 질을 높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냥 작기만 한 집에 살고 있는 게 아니다. 질 좋은 공간에서 매일매일 삶에 대한 우리의 결의를 다지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313쪽)
질 좋은 공간. 이 말이 참 좋다. 질 좋은 공간은 그 집에 머무는 사람의 행복지수가 높은 공간이 아닐까? 집이 단순히 재산을 상징하는 공간이 아니라면 더 여유롭게 집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을 텐데. 먹고사는 문제, 집에 대한 전세금이나 월세금의 부담이 큰 우리 부부에게 집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부러움일 수밖에 없다. 내가 짓는 ‘우리 집’에 대한 꿈을 꾸고 싶다.
1년에 300권을 읽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책이 좋고, 그림이 좋은 ‘꿈에 날개를 달자’ http://blog.naver.com/heygirl0903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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