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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2015년 12월 8일 오늘의 책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오자와 세이지, 무라카미 하루키 | 비채 | 2015.01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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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기획! 불세출의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와의 일여 년에 걸친 특별한 인터뷰. 일본, 하와이, 스위스 등 세계 각지에서 진행된 두 거장의 클래식 대담. 일본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오?자와 세이지와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났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음악가로서 작가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큰 산을 이룬 두 거장의 만남이다. 음악 안의 자음과 모음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휘자와 글을 쓸 때 리듬을 중시한다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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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리듬


이 책에 대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이 두 사람의 만남은 어쩌면 숙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저야 음악이든 문학이든 거의 무식쟁이의 수준이지만, 오자와 세이지의 연주를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 둘의 만남이 절대 생경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그 둘 사이에는 음악이라는 꽤 단단한 연결고리가 있으니까요.

일본의 위대한 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의 다양한 레퍼토리, 좋은 협연자와의 좋은 공연, 음악 교육과 페스티발에 대한 열정 등을 생각해보면 그는 예술에 대한 열린 생각과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 올린 훌륭한 업적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너무나 적격인 사람이죠. 소설이나 수필을 통해서도 알려졌듯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에 대한 놀라운 식견을 가졌습니다. 더불어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확실히 ‘딜레탕트’적인 취향을 가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다양한 연주를 비교하며 감상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엔 굴드/번스타인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감상을 시작하지만, 곧 굴드/카라얀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다시 같은 곡을 연주한 굴드/번스타인, 제르킨/번스타인, 제르킨/오자와 세이지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우치다 미츠코/잔덜링 으로 마무리되고 있지요. 이렇게 꼬리를 무는 감상은 하루키가 얼마나 깊이 있는 감상자인지 잘 말해주죠.

두 번째에서는 브람스, 1960년대의 오자와 세이지, 말러, 오페라에 대해 차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여러 음악가에 관련된 오자와 세이지의 에피소드는 마치 무대 뒤를 방문해서 대가들의 연습 광경이나 대화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처럼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젊은 시절 어떻게 번스타인의 부지휘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카라얀과 인연을 맺게 되고 그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고 지휘자로서 성공하게 되었는지 읽게 되면 오자와 세이지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천부적인 재능과 더불어 음악에 헌신하는 이 시대의 예술가 중 한 명임을 알게 됩니다.

저는 여전히 오자와 세이지가 프랑스 음악의 훌륭한 해석가라 생각하지만, 그가 말러와 브람스에 가지고 있는 열정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말러와 브람스 교향곡 전집을 각각 보스턴 심포니와 사이토 키넨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어쩌면 이미 어디선가 듣거나 읽었겠지만, 이제껏 오자와 세이지의 레퍼토리를 스스로 한정해놓았던 것 같습니다. 일종의 선입견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그가 번스타인의 영향으로 말러를 연주한 많은 선구자 중 한 명이었으며,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브람스를 연구하고 연주한 성실한 제자였다는 것을 알고 나니 그의 말러와 브람스가 무척이나 궁금해 집니다.

오자와 세이지와 무라카미 하루키가 나누는 대화의 수준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어야 쫓아갈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습니다. 오자와 세이지의 말대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의 공유와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마에스트로의 머리와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냅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사린 가스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나더군요. 그는 훌륭한 작가이면서 또한 좋은 인터뷰어입니다. 앞으로도 인터뷰어로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또 접해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Cellofan'님은?

클래식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 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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