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8일 오늘의 책
페데리코 안다아시 | 문학동네 | 2011.02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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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 관하여 관심이 있었기에 많은 책들 중에서 『해부학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보통 해부학이라 생각하는 것은 인체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지만, 이 책은 해부학자인 마테오 레알도 콜롬보의 여성 사랑과 쾌락을 다루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관능적이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인간이 두렵기까지 했다. 인간의 가장 추하고 감추고 싶은 욕망이 소설 속 인간들에게 새겨져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책의 말을 인용한다면 주인공 마테오 레알도 콜롬보는 크리스토포로 콜롬보라는 인물에 투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의 공통점은 '아메리카'라는 땅을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달콤한 땅인 아메리카를, 마테오 콜롬보는 '비너스의 사랑' 혹은 '비너스의 쾌락'이라 부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쾌락적인 정복이 아닌 '비너스의 사랑'이라는 이름과 걸맞게 사랑의 시작과 끝, 여성의 사랑 자체를 정복하는 것이다.
16세기를 배경으로 쓰인 이 이야기는 모나 소피아라는 한 창녀로부터 시작된다. 만약 해부학자인 마테오 콜롬보가 모나 소피아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는 '비너스의 쾌락'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연히 만난 창녀, 모나 소피아의 사랑을 얻기 위해 콜롬보는 수많은 실험을 한다. 그러던 중 이네스를 만나 여성의 사랑을 확인하였고 그 원리를 해부학적으로 자세히 분석하여 이해하게 된다. 콜롬보는 이 기이한 기관을 '비너스의 사랑'이라고 부르고 『해부학에 관해』라는 책을 쓰지만 이는 악마숭배, 신성모독과 같은 이유로 종교권력과 부딪히게 된다.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다만 책 속에 투영된 인물 개개인의 삶이 책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특히 '레오나르디노'는 콜롬보의 친구이며 까마귀이다. 까마귀에게 눈길이 가는 이유는, 아마 썩은 시체를 먹으며 콜롬보의 주변을 맴도는 '레오나르디노'를 통하여 콜롬보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콜롬보의 위대한 발견은 모나 소피아와 이네스를 통하여 할 수 있었는데, 콜롬보가 사랑한 모나 소피아 그리고 콜롬보를 사랑한 이네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 여자는 닮아있다. 두 여자는 결국 절망적 결말을 맞이한다. 이네스는 콜롬보의 편지를 받고 자신과 세 딸의 '비너스의 사랑'을 잘라버리고 마녀라는 오명으로 세 딸과 함께 불타 죽는다. 모나 소피아는 매독에 걸려 목숨이 다할 때까지도 "시간 다 됐어요."라며 창녀의 길을 걸었다.
더 나아가 16세기 중세 종교 권력과 도덕적 폐쇄, 인간의 무지가 풍자적으로 담겨있다. 권력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손에 쥐었다는 것과 집단적으로 저급한 쾌락주의가 성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까지도 이런 집단적 성향이 남아있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유쾌하지만 한편으로 썩 유쾌하지 않은 무거운 이야기들이 소용돌이친다. 만약 독자들이 이 이야기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인다면 주저하지 않고 책을 권할 것이다. 이 책은 여성의 성적 쾌락을 해부했을 뿐만 아니라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유희적 풍자를 담고 있기에 시대를 아울러 인간을 보다 투명한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감정적에 주목하는 블로그 'LANA' 주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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