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7일 오늘의 책
W.서머싯몸 | 개마고원 | 2008.01
분류 : 가정/생활/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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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비루한 천재와 그 위대한 결함의 역설 이 책은 『달과 6펜스』『인간의 굴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서머싯 몸이 자신의 감식안으로 가려 뽑은 우리 시대 최고의 소설 10편에 대한 감상과 그 작가들의? 생애를 탐색해놓은 『Ten Novels and Their Authors』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그 자신 또한 한 명의 위대한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는, 글쓰기에 관한 한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작가의 생애와 그를 ‘불멸의 작가’ 반열에...
여기 누구나가 인정할 만한 명작 10편이 있다. 아마 10편을 다 읽어본 이들도 있을 테고 적어도 1편 이상은 읽어본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고전작품들을 선별해 놓은 색다른 평론집, 바로 <불멸의 작가, 위대한 상상력>이다.
내가 이 책을 ‘색다른’ 평론집이라 말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 평론집을 쓴 저자 때문이고 또 하나는 평론집 치고는 독특한 구성과 내용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의 굴레>, <달과 6펜스>라는 소설로 유명한 W. 서머싯 몸. 그의 책 또한 고전에 속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그 자신이 위대한 작가 반열에 들어 있대도 손색없을 서머싯 몸은, 이 책에서 10명의 불멸의 작가와 그들의 대표작을 다루고 있다.
소설은 ‘놀이’다
본격적인 10명의 작가와 작품을 평하기에 앞서, 저자는 ‘소설은 놀이다’란 첫 장을 통해 소설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소설의 목적은 가르침이 아니라 즐거움이다.’라고. 또한 즐거운 소설 읽기를 위해서는 ‘건너뛰어 읽기’라는 독법이 필요하다고. 지루한 부분은 과감히 건너뛰고, 흥미진진하고 재치 있는 부분은 자세하게 읽어나가는 요령이 즐거움을 위한 소설 읽기에 필요하다고.
그러고 보면 지금껏 일명 고전이라 일컫는 작품은 지루한 부분이 있더라도 결코 한 글자라도 빼먹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독서를 해왔다. 지리멸렬한 이야기마저 전체 구성에서 의미하는 바가 클지도 모르는데 나만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과 함께 말이다. 이런 나에게 서머싯 몸의 ‘건너뛰어 읽기’ 독법은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독서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다.
또한 저자는 말한다. ‘독자 자신이 가장 뛰어난 비평가다.’라고. 사실 어떤 소설에 대한 평론가나 비평가의 해제를 읽고 나면 내가 느낀 점과 너무나 상이해서 지금 내가 제대로 이 책을 소화해 낸 것인지 의구심이 들곤 했다. 그러고 나면 독서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졌다. 남들은 이해하는 것을 나만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소설은 즐기면서 읽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소설이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으면, 적어도 그 독자에게는 무가치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독자는 그 스스로 가장 뛰어난 비평가이다. 왜냐하면 무엇이 즐겁고 무엇이 즐겁지 않은지 아는 사람은 독자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책을 읽는 독자는 자신만의 즐거움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생애가 7 : 불멸의 작품이 3
이 책의 본론은 작가 10명의 생애와 저자가 뽑은 10개 작품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작가들이고 읽어봤을 작품들이다. 연애 소설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오만과 편견>, <보바리 부인>이 있는가 하면, 인간의 내면 혹은 참혹한 삶을 다룬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전쟁과 평화>, <적과 흑> 같은 작품들, 뭐라 똑 부러지게 성격을 가늠하기 곤란한 <모비 딕> 같은 작품이 저자가 뽑은 명단에 골고루 들어 있다.
저자는 각 작가의 생애와 그의 작품을 7:3의 비율로 하여 글을 썼다. 작가의 생애를 7부 정도 썼다는 것은 이것만으로도 한 작가의 평전 혹은 전기를 미니북 형태로 만나는 것과 같은 효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기존의 평전 혹은 전기와는 다르게 작가의 어둡고 음침한 사생활이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그들의 작품을 설명하는데 -특히나 작품의 부족한 부분-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쓰이곤 한다.
이 책에 언급된 위대한 작가들의 생애를 요약하자면, 한 마디로 ‘하자 많은 인간들’이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하나같이 그렇게 평탄치 못한지.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자신들의 흔적조차 남기지 못했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병들었던 인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재능을 가졌던 사람들. 그들이 바로 불멸의 작가들이다.
작가의 생애에 이어서 나오는 그들 작품에 대한 평론도 재미있다. 바로 앞에서 작가의 감춰진 생애를 목격했기 때문일까. 작품의 등장인물과 겹쳐지는 작가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만만찮은 재미를 준다.
이 평론집엔 소설과 소설가에 중점을 둔 글들이 많다. 저자는 소설을 써본 사람으로서 소설 쓰는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그것을 설득력 있게 써냈다. 소설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소설가들의 삶과 글. 그래서 이 평론집은 다른 어떤 전문가의 평론집보다 생생하다는 느낌이 든다.
위대한 소설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삽화도 거의 없는 500페이지 가량의 책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각주들과 10편의 위대한 소설 외에 등장하는 또 다른 많은 소설들을 감안하면, 웬만한 인내심 없이는 읽어내기 어려운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정말 매력적이다. 서머싯 몸의 소설가로서의 통찰과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문장들, 위대한 작가들의 숨겨진 비화를 맘껏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 무엇보다 고전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짧지만 독특한 평론.
위대한 작품 하나쯤 꼭 남기고픈 소설가 지망생들이라면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아마 ‘소설은 놀이다’란 첫 부분만 읽어도 책을 펼친 보람을 느낄 것이다. 위대한 소설은 무엇인지를 너무나 명확하게 알려주는 이 부분만으로도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깨우침이 될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설해목’ 님은?
직장인으로서 누리는 기쁨 가운데 ‘자신이 번 돈으로 마음껏 책을 사보는 행복’을 으뜸으로 꼽는 그. 읽는 기쁨뿐만 아니라 기록하는 기쁨까지 누리고 있는 네이버 인기 블로거다. 책의 숲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해 리뷰를 쓰고 블로그에 올리는 순간까지, 책과 함께하는 그 어떤 순간에도 행복하지 않은 때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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