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7일 오늘의 책
더글라스 케네디 | 밝은세상 | 2021.01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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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오로르, 학교에 가다 오로르는 처음으로 진짜 학교에 간다! 지금까지는 집에서 선생님 한 분에게 모든 것을 배웠다. 조지안느 선생님은 오로르만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태블릿으로 글을 써서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도 조지안느 선생님이다. 하지만 조지안느 선생님은 학교에 가게 된 오로르를 보며 걱정한다.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오로르에게 학교에는 잔인한 아이들이 있다고 미리 알려줘야 할지 고민한다. 하지만 오로르는 오히려 선생...
“어떤 사람들은 남다른 사람을 보면 불편하다고 말해. 자기들이 생각하는 ‘정상’의 개념에 맞지 않는 걸 보는 게 싫은 거야. 그런데 ‘정상’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 집단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특별해 보이는 걸 억누르려고 ‘정상’이라는 개념을 스스로한테 강요하는 것 뿐이야.”
이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다음 책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또 이 작가가 쓴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고 말이다. 이 책은 오로르의 두 번째 모험담이다. 첫 번째 책에서도 “끝(그리고 계속……)”이라 한 후 이렇게 두 번째 책이 나왔으니, 다음 책을 기다려도 좋을 것 같다. 요즘 들어 책을 덮으면서 이렇게 ‘이런 책 또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한 책은 많지 않아서 더 좋았나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오로르는 특별한 아이다. 자폐가 있고 말을 하지 못한다. 태블릿에 글을 써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오로르의 가장 특별한 점, 그리고 가장 부러웠던 점은 그가 자신만의 별난 세상(참깨 세상)이 있다는 것이다. 참깨 세상에는 오로르의 특별한 친구 오브가 산다. 참깨 세상에는 실제 현실 세계(힘든 세상이라고 불리는)와 달리 문제가 하나도 없고 오로르도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다.
친구 오브는 현실 세계를 이렇게 표현한다. “내가 힘든 세상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를 알겠지? 불행한 사람이 너무 많아. 그리고 사람은 자기가 불행하면 다른 사람한테 못되게 굴 때가 많아.” 바로 이런 대표적인 예가 오로르의 학교 동급생인 아나이스다. 아나이스는 학교에서 몇 명의 아이들과 몰려다니며 약한 친구들을 왕따시키는 학교 짱으로 등장한다. 그는 부모님 대신 못된 친척들과 함께 사는데 거기서 느끼는 힘들고 어려운 자신의 상황을 학교에서 다 풀어내고 있는 캐릭터이다.
오로르가 가진 두 번째 특별한 점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능력을 나도 가지고 싶은가’라고 물어보면 그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내가 읽어낸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게다가 말도 아니고 생각이라면 강도가 만만치 않을 것이 뻔한데 그걸 읽는다면? 아예 밖에 나가기도 싫고, 사람을 만나기도 싫지 않을까?
하여튼, 오로르는 이 능력 탓에 경찰의 부관으로 임명되어 경찰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그리고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면서 아나이스도 도와주게 된다. 이야기 속에는 이혼한 엄마 아빠의 관계, 가족에 대한 고찰, 학교에서의 왕따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곳곳에 녹아있다. 어쩌면 이런 문제들을 계속 마주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다행히도 오로르의 긍정적인 사고 속에서 세밀하게 관찰은 되지만, 부정적으로 무게를 더하고 있지는 않다.
말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오로르에게는 걸림돌이 된다기보다, 그냥 하나의 특징으로만 여겨진다. 우리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약한 부분을 늘 마음 한쪽에 밀어두고, 수시로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약점 때문이 아닌가 노심초사 할 때가 많지 않은가. 이 약점이 '하나의 특징'으로 여겨질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오로르, 인생은 아주 거대한 이야기야. 우리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모처럼 책에 줄을 치면서 읽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줄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니, 오로르가 나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나보다.)
오로르에게는 어려운 현실의 문제가 있지만 동시에 오로르의 참깨 세상을 믿어주는 조지안느 선생님도 있고, 타인의 생각을 읽는 능력을 인정하고, 도와달라고 하는 형사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책에서와 같이 어른들이 오로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유행 혹은 함께라는 이름으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 삶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도덕 시간에, 혹은 TV에서 수시로 배워왔다. 하지만, 많은 순간 조금이라도 다른 점이 보이면 한 번 더 쳐다보고 뒷 이야기를 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우리의 힘든 세상이 살 만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오로르처럼 정말 힘들 때 나를 온전히 지지해주고, 버티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참깨 세상을 가지고 싶다. 어쩌면 책을 읽고, 책 속의 다른 세상을 보는 것도 참깨 세상을 만들어 나가게 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서, 읽어보지 못한 첫 번째 오로르의 삶을 만나야겠다.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과 글쓰기모임을 통해 세상을 읽어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