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7일 오늘의 책
홍승기 | 민음사 | 2012.12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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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에서 함석헌까지 인물로 보는 우리 사상 왜 원효는 파계하고 전국을 떠돌아다녔을까? 이규보와 박지원이 알려 주는 좋은 글의 조건은? 이(理)와 기(氣)는 뭘까? 한국 사상사에 큰 획을 그은 21인의 삶과 저술로 만나는 한국 철학의 핵심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하여 독창적 정신세계를 이룩한 한국의 대표적 철학자 스물한 명을 한 권으로 집약해 소개한 『한국 철학 콘서트』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오랫만에 참 의미있는 책이 출간된 것 같아 반갑고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동안 인문학 살리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한동안 외면당했던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수많은 인문학 서적들이 봇물 터지듯 출간되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와 주제에 걸쳐 책이 출간되면서 이제 인문학이 지루하고 어렵고 가까이 하긴 멀다는 일반 독자의 선입관이 많이 상쇄된 듯하여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출판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함은 물론 논어를 비롯한 동양 사상과 플라톤으로 대변되는 서양 사상을 중심으로 한 많은 서적들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동서양의 사상과 그에 대한 논거를 함축한 서적들을 대하면서 실상 우리 고유의 한국 철학(사상)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한국 철학 콘서트》는 이런 면에서 상당히 획기적이고 반가운 기획으로 보입니다. 논어나 플라톤의 대화 등 동서양 철학에 대해서는 학창시절부터 교육을 받아왔고 다양한 종류의 출판물들도 이미 시중에 나와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 역시 왠만한 선지식을 가추고 있거니와 그 사유를 대충은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한국 철학(사상)에 대한 이해도는 상당히 낮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솔직히 저도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뜬구름 잡는 듯한 얄팍하고 단편적인 지식 정도를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가지게 되었고요.
사실 동북아시아권의 지정학적 역학논리로 인해 우리 고유의 철학보다는 중국측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고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양 사조에 물들게 되다 보니 실상 한국 철학에 대한 인지도나 관심은 이를 연구하는 몇몇 한정된 전문가그룹에게만 의미있는 학문으로 전락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더욱 한국 철학에 대한 맥을 집어볼 수 있는 이번 《한국 철학 콘서트》의 출간에 주목하게 되고요.
이 책은 원효, 지눌, 정도전, 화담 서경덕, 이황, 이이, 박지원, 홍대용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학자들의 면모를 담고 있어 낯설지 않게 느껴짐은 물론, 이들의 대표적인 저서를 통해 한국 철학의 구도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특히 신라시대 원효대사에서부터 함석헌 선생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국사 전반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시대별 사상의 변천을 통해서 그 시대상과 시대를 대표하는 학자들의 담론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한두 번쯤은 들어보았거나 요약본을 통해서 얼핏 읽었던 서적들을 대면하면서 한국 철학의 깊이와 더불어 독특한 사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단지 처음 접하는 한국 철학이다 보니 이해 난이도의 구성면이나 내용의 깊이에서 다소 아쉬움(정말 저 개인적인 생각으론 인물을 좀 줄여서라도 내용을 좀 더 충실하고 깊이 있게 다루었으면, 아니면 1, 2권 형식으로 나누어서라도 깊이있게 파고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남습니다. 생소한 분야를 다루다 보니 개론적인 시각에서 보다 보편적으로 접근하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자칫 이러한 구성 자체로 인해 기획의 충분한 취지가 전달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물론 본 책에 담겨져 있는 담론들이 일반인이 소화하기엔 그리 녹녹치 않은 점은 사실입니다) 이는 아무래도 그동안 동서양 철학에 비해 한국 철학이 주변부로 밀려났던 원인과 더불어 생소한 용어나 담론들 그리고 보편적으로 전파되지 못했던 원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동서양 철학에 비해 한국 철학은 역사적 인식이 많이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동서양 철학 역시 역사적 인식을 그 기본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한국 철학만큼 역사적 맥락을 같이 한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철학 콘서트》는 한국 철학과 더불어 한국사 전반에 대한 인식에 많은 도움을 주리라 믿어집니다. 원효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이규보의 『동명왕편 서(東明王篇 序)』, 정도전의 『불씨잡변(佛氏雜辨)』,박지원의 『호질(虎叱)』, 신채호의 『조선상고사』가 단순한 학술서나 역사서 정도로 비쳐질지 몰라도 실상 그 내막에는 당대의 시대정신, 즉 철학적으로 숭고한 담론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에서 선조들의 뜻깊은 사유를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한국 철학은 시대와 사유가 공존하는 하나의 장으로써 거대한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는 세계사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공자왈 맹자왈, 플라톤 가라사대도 유익하고 중요하지만 글로벌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굳건히 다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한국 철학(사상)과 한국사를 한 권으로 동시에 개념화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대석학들의 저서를 막간이라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유익했고요. 여기에 이들 저서와 당시의 시대상을 오버랩할 경우 그 이해의 폭이 무한히 확대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 책만으로 한국 철학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계기로 한국 고유의 철학이 가진 진정한 맛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서향'님은?
모든 것에 미혹(迷惑)되지 않는 불혹의 뜻만큼 진실한 독서는 40부터라고 생각하기에 요즘 부쩍 책을 더 가까이 하게 되는것 같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느낄 수 없는 소통을 책과의 만남에서 찾고서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저 책을 읽어나갈 뿐이다. 행복이 동사이길 바라듯이 독서 또한 타인과의 소통행위로 인식하면서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