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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2012년 12월 6일 오늘의 책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홍세화, 진웅용, 조영선 외 | 교육공동체벗 | 2011.10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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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교사는 왜 불온하지 않은가 우리 교육은 자발적으로 체제에 복종하는 노예를 양산하고 있다. 공공성에 대한 학습 없이 오로지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지배체제의 이데올로기뿐 아니라 욕망까지 암기해 버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학교교육 체제 안에서 사유하지 않는 비주체로 성장한다. 더러 스무 살이 넘어 선배를 잘못 만난 탓에 불온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자신이 의식화됐다는 자만에 빠져 공부를 게을리하고 결국 권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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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 계급 장벽을 뛰어넘을 단 하나의 키워드

 

20년 전 교사들은 ‘교사는 노동자다’라고 선언했었다. 그들은 왜 당시 사회적으로 괄시받았던 노동자계급을 스스로 자처했을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전통 아래서 사람들의 존경과 우러름을 받으며 편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교직이 신성시되던 그때 자신을 떠받치던 손들을 마다하고 신화 속에서 빠져나왔을까. 아마도 아이들 때문이었을 거다. 절망하며 죽어가는 아이들을 그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해서. 민중의 아이들과 마주하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서.

 

20년이 흐른 지금, 교사는 그때보다 아이들로부터 더 멀리 있는 듯하다.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어떤 기대도 없이 오늘을 견디다가 그조차 버거워지면 죽는다. 하지만 오늘날 교사들은 아이들의 죽음을 충분히 애도하고 있지 않다.

 

저도 학교폭력 국면에서 전교조를 포함해 누구도 진심으로 애도하고 있지 않다고 느꼈거든요. 애도가 없어요. 우리나라가 애도를 모르는 나라가 아니잖아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었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그런 면에서 애들이 정말 사회적 약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용산참사나 쌍용자동차도 그 폭력의 정도에 비하면 별 관심을 받지 못했잖아요. 사실 학교폭력의 문제도 책임을 떠넘기거나 학생과 교사를 옥죄는 수단으로만 부풀려졌지 정말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사회 전체가 반성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죠.

 

청소년은 전 국민이 경험하는 사회적 약자의 상태잖아요. 약자로서 비굴함을 경험해 본 게 평생 가거든요. 제가 청소년운동을 사회운동이라고 여기는 게 이 때문이에요. 학생들이 제도 안에서 엄청 큰 비굴함을 한껏 맛보고 가요. 그럼 그게 노동자로서의 비굴함을 정당화하는 심정적 기제가 돼요. 모든 인간이 한 번은 경험하는 제도적 굴욕감이 학교 안에 있는 거죠. (조영선, ‘프로페셔널? 매 순간 쩔쩔매는 교사가 되고 싶다’ 편, 172쪽)

 

교육운동은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 계속 쇠퇴하고 있다.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이 내리막길을 걷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수의 서민 계급을 더 이상 대변하지 못하고 있듯 교사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20년 만에 ‘정규직’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신화가 되었다.

 

지금 이 체제를 ‘포함된 자’와 ‘배제된 자’로 나눈다면, 그 사이에 장벽이 있어요. 월스트리트의 ‘월’이 그 ‘wall’이잖아요. 노동의 유연화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비정규직화와 정리 해고를 자유롭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들도 포함된 자와 배제된 자로 나뉘죠. 이 ‘포함된 자’ 위에 자본과 권력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노동자는 하나’라는 구호 아래 노동이 한목소리로 자본과 권력에 대항하는 단결 투쟁을 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포함과 배제가 분화된 상황에서는 포함된 자가 스스로 장벽을 강화시킵니다. 다시 말해 그 장벽을 강고하게 하는 것은 자본과 권력이기도 하지만 실은 이 포함된 자들이라는 것이지요. 이 장벽이 두꺼비집처럼 자신을 지키는 일종의 완충재 역할을 해 주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이 대변하는 것도 결국 이 포함된 자의 이익이잖아요. 이렇게 포함된 자가 배제된 자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양식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자본과 권력은 이 둘 위에서 이것을 보며 즐기고 있습니다. (홍세화, ‘선배 잘못 만나 불온해졌다고? 이제 시작이야!’, 31쪽)

 

이 책은 그런 교사들에게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달라고 손짓한다. 다시, 민중의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달라고. 그들의 손을 잡아달라고. 그러기 위해 더 불온해지라고. 그래서 제목도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인가 보다. 하지만 단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 답을, 아이들과 교사의 관계 속에서만 찾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나 국가주의적 교사 양성 과정 같은 한국 교육의 문제점뿐 아니라, 그 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한국사회, 자본주의 사회 전반을 함께 읽는다. 사회와 동떨어진 교육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안에서 살고 있는 개인의 성격, 성향은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그물망으로부터 형성되는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성격의 사회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가끔 학교라는 섬에 갇혀 학교가 어떤 사회, 어떤 국가 속에 있는지 생각하지 못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자본주의사회입니다. 특히 한국의 자본주의는 약탈적 자본주의예요. 이것이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둘 사이에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봐야 한다는 겁니다. (정용주, ‘교사가 되고 싶은 신규, 공무원이 되라는 선배’ 편, 80쪽)

 

나는 교사가 아니지만 지금의 학교교육이 왜 이렇게 일그러졌는지, 교사와 학생 사이는 왜 점점 멀어지는지, 학교폭력이든 학생인권 문제에서 왜 전교조조차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는지는 늘 궁금했다. 도대체 어디서 이 문제들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건지 미궁에 빠진 내게, 교육 문제를 계급의 문제로 접근하는 이 책의 분석틀은 꽤 설득력 있게 들려왔다.

 

지금 서울 초·중·고교에는 교무행정지원사라고 해서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이 하나씩 와 있거든요. 잡무를 그 사람에게 떼어 주어서 교사들을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논리입니다. 비정규직을 한 명 더 뽑고 그 사람에게 일을 몰빵으로 시켜요. 그래 놓고 우리 정규직 교사들은 업무가 줄어들었다고 말하거든요.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어떤 업무가지 해야 하는지, 어느 선을 넘어가면 잡무인지 업무 영역을 정해 주지 않아요. 그럼 그 사람의 업무 부담은 누가 책임질 거예요. (정용주, ‘교사가 되고 싶은 신규, 공무원이 되라는 선배’ 편, 105쪽)

 

교사는 20년 전과 계급적 기반이 너무도 달라졌다. 그래서 나는 ‘교사들은 글렀다’고 생각했었다. 어떤 운동적 성격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이제 교사는 혁명의 주체가 아니라 혁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교육운동에 있어서 너무 많은 역할을 교사들에게 부여하는 것, 기대하는 것 모두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조금은 기대를 하게 된다. 여전히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의 힘에 기대야 하는 것은 노동운동의 한계인지 아니면 유일한 희망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들의 손마저 놓아야 한다면 현실이 너무 비정해지지 않나. 적어도 이 책을 읽고 공감하는 사람들과는 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잡아야 한다면 누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손 내미는 행위가 허식虛飾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들이 이 책을 꼭 읽어 보았으면 한다. 그럼 적어도 그렇게 입으로 “비정규직이 문제야”라고 말하면서 학교 안 비정규직들을 차별하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현대차 비정규직의 투쟁에는 연대의 마음을 보내면서, 교무실에서 비정규직 강사들의 책상을 빼자고 주장하지는 못하지 않을까. 그리고 희망한다. 자신의 삶터에서 불온을 실천하기를. 교육은 사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불온해진다는 것은 더 내려가는 것, 배제되는 것, 그럼으로써 체제의 경계를 인지하는 것, 그리고 마침내 경계를 확장하거나 허물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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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거 없이 가난해서, 한없이 가벼워서, 메인 데 없이 자유로워서 굶어죽기 딱 좋게 생겼지만 그래도 간만의 백수질이 몸서리치게 즐겁기만 한 '개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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