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5일 오늘의 책
장강명 | 민음사 | 2019.06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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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자들’은 누구인가 『산 자들』은 취업, 해고, 구조조정, 자영업, 재건축 등을 소재로 한국 사회의 노동 현실과 그러한 현실을 빚어내는 경제 구조를 동시에 보여 준다. 제목인 ‘산 자들’은 수록작 중 「공장 밖에서」에서 나오는 표현이다. 파업 중인 공장 옥상에 현수막이 걸려 있고, 현수막에는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고는 살인이었으므로 해고당한 사람들은 ‘죽은 자’이고 해고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사람들은 ‘산 자...
나는 ‘블랙 코미디’를 즐기는 편이 아니다. 비극은 비극 그대로 슬픈 것, 추한 것을 곧이곧대로 표현해야만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 편이기 때문에, 비극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려는 그 블랙 코미디 특유의 능청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쓰인 이야기와 읽는 나 사이의 틈을 멀게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소설가 장강명의 소설은 그 전형적인 블랙 코미디의 서술 방식이 유난히 나를 이야기로 끌어당긴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친숙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그의 이야기들은 냉소적이면서도 섬세한 문장과 어우러져 가장 뛰어난 한국형 블랙 코미디를 빚어낸다. 마찬가지로, 신작 『산 자들』은 요즈음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3부작으로 쪼개어 소개한다.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각각 큰 타이틀 안에서 차례로 세 편, 네 편, 세 편의 연작소설이 진행되는 구성인데, 어딘가 익숙하다 싶었던 이 구성은 대한민국의 국가 운영 시스템인 삼권 분립과 궤를 같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를 운영하는 권력이 입법, 사법, 행정의 세 개의 방향으로 나누어진 것처럼, 사회 안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은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의 세 가지 방법을 순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야기의 소재는 엄청나게 독특하지도, 유별나지도 않아서 더 흥미진진한 것들이다. 아르바이트생과 사장, 부드러운 권고사직, 프랜차이즈와 개인 빵집의 춘추전국시대, 재개발 지구에 사는 사람들과 대외활동에 대한 대학생들의 분투기, 취업 시장, 학교에 저항하는 고등학생들. 피부에 직접 닿지 않아도 팔을 쭉 뻗으면 손가락 끝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친숙한 씁쓸함이 담긴 이야기들이 ‘살아 있는’ 혹은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는 제목 아래 듬성듬성 모여 있다. 책 속의 사람들이 살아 있는 사람들인지, 살아남은 사람들인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들의 생존 방식이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셋 중 무엇인지 객관화할 수도 없다. 이것은 책 밖의 우리 역시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살아 있었는지, 살아남았는지 모르게 보낸 하루를 잘라냈을지, 싸웠을지, 버텨냈을지 단언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이미 우리는 잘랐다가, 잘렸다가, 싸웠다가 다시 화해했다가, 버티는 줄 알다가도 나도 모르게 포기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9기 주주'님은?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고민하는 시간마저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기도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