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5일 오늘의 책
릭게코스키 | 르네상스 | 2007.12
분류 : 인문/교양/철학
- 정가
- $24.00
- 판매가
- $13.20 (45%↓)
- 적립금
- $0.26 (2%P)
영국의 초판본 수집가이자 문학박사인 릭 게코스키가 들려주는 희귀 초판본 거래 시장의 흥미진진한 내막과 수집 문화, 20세기 영미 문학 걸작 20선의 초판본 발간과 거래 내력. 때로는 목숨과도 맞바꾸는, 위대한 작가의 데뷔 시절과 그들의 첫 책에 얽힌 기막힌 이야기들!! “어떤 이는 책을 쓰고 어떤 이는 그 책을 읽는다. 또 어떤 이는 책을 숭배하고, 또 어떤 이는 보물(희귀본)을 추적하여 손에 넣은 후 더 비싼 값으로...
포르노그래피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1899~1977)의 <롤리타 Lolita>는 그 내용 때문에 쉽게 출판부터 쉽지 않았다. 19050년대의 서구 사회의 보수적인 분위기는 위험을 무릅쓰고 출간하겠다는 출판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소아성애(pedophilia)를 다룬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미국의 다섯 개 출판사에서 거절을 받은 <롤리타>는 프랑스에서 처음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나보코프가 나비를 잡는 모습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올랭피아 출판사의 모리스 제로디아스는 <롤리타>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이었다. 진가란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롤리타>를 읽어보면 포르노그래피와는 거리가 있다. 물론 내용상 어린아이에 불과한 롤리타를 사랑하는 것은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이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남자 주인공인 험버트는 진실로 롤리타를 깊이 사랑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나보코프의 글 솜씨는 일품이다. 러시아 귀족 출신으로 러시아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해 있었지만, 영어는 자신에게는 제2외국어였음에도 자유자재로 언어의 유희를 부리고 있음은 한글 번역본을 통해서도 그대로 느낄 수가 있을 정도다.
나보코프는 <롤리타>가 출간되고, 초판본에 그가 존경하는 작가인 그레이엄 그린(Henry Graham Greene, 1904~1991)에게 헌사를 써서 증정한다. 이런 책을 수택본(手澤本, association books)이라고 하는데, 즉 저자가 또 다른 명사에게 보내는 헌사를 써놓은 책을 말하는 것이다. 나보코프는 헌사와 함께 나비 그림을 그려놓는다.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나보코프는 인시류(나비와 나방) 아마추어 연구가였다. 그가 직접 그린 파란색의 나비그림이 그려 있었으니 귀하기도 하겠지만 얼마나 멋이 있었을까.
이 책의 저자인 릭 게코스키는 나비가 그려진 이 수택본을 그레이엄 그린으로부터 4천 파운드에 구입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다른 사람에게 9천 파운드에 판매를 한다. 배가 넘는 장사인 것이다. 이렇게 릭 게코스키는 이런 희귀본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다. 그리고는 1992년 이 책을 다시 13,000파운드에 자신이 구매한다. 나중에 이 책의 가치는 얼마나 되었을까? 2002년 뉴욕 크리스틴 경매장에서 무려 264,000달러에 판매된다. 그 자리에 있었던 저자 릭 게코스키는 자신이 책을 판 것에 속이 쓰렸다고 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논란이 많은 책인 <롤리타>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인생이 바뀐다. 게코스키의 표현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아주 재미있다.
“어쨌든 나도 롤리타로 약간의 재미를 본 셈이지만, 나보코프나 지로디아스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나보코프는 이 책의 인세 덕에 강사 자리를 그만두고 집필과 나비 수집에만 몰두 할 수 있었다. 지로디아스는 어땠을까. 돈벼락을 맞은 그는 파리식 나이트클럽 두 개, 레스토랑 하나, 술집 세 개, 극장 하나를 열었다. 그리고 5년 만에 파산했다.”

저자인 릭 게코스키
이렇게 나보코프의 <롤리타>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 책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르네상스.2007년)는 시작이 된다. 옥스퍼드에서 영문학박사학위를 딴 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릭 게코스키가 대학을 떠나 위대한 작가들의 희귀본들을 거래하면서 이에 얽혀 있는 숨은 이야기와 그 작가들의 많은 사생활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톨킨의 가운과 위대한 저자와 희귀본의 이야기’다. <반지의 제왕>의 작가인 ‘톨킨’의 가운이라니…… 그렇다. 희귀본 거래업자들은 유명한 저자의 원고나 편지, 심지어는 그들이 입던 물건까지도 거래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에게 노벨상을 받게 한 작품인 <파리대왕 Lord of the Flies>은 스물두 군데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출판업자들이 작품을 보는 눈이 없다는 것에 의아했다. 보통 생각할 때 독자들에게 잘 팔릴 책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고 여겨지는 출판업자들도 이러한 세계적인 작품을 보는 눈이 없다는 것이 우스웠다.
이처럼 책은 20명의 20세기 최고의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사생활 또 그 작품들의 출판과 현재 거래상황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런 작품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상당수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6월 말의 신문기사를 보니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소설 <엠마> 초판본이 경매에서 18만 파운드(약 3억7300만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1816년에 집필된 <엠마>의 초판본은 단 12권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희귀하겠는가.
그런데 한국에서도 이런 작품들이 거래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일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거래가 되고 있으나 내가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예를 들어 <메밀꽃 필 무렵> 초판본의 저자인 김유정이 헌사를 써서 춘원 이광수에게 증정했다고 해보자. 정말 희귀하고 가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이환'님은?
올해는 200권을 읽으려고 독한 마음을 먹고 있다. 매년 150~180권의 책을 읽어왔지만, 몇 권을 읽겠다고 결심한 적은 처음이다. 단순히 권수를 채우기 위해 쉬운 책을 골라 읽지는 않을 것이고, 내 자신의 양심에 꺼릴 것 없이 정직하게 읽을 것이다. 자연과학과 인문 분야 책을 주로 읽고 있으며, 현재 교육방송 ‘책으로 만나는 세상’에서 과학책을 소개하는 북칼럼리스트로 출연 중이고, 인터넷 책 뉴스 사이트인 ‘북데일리’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