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4일 오늘의 책
로렌츠 바그너 | 김영사 | 2020.05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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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그들처럼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 뿐이다 조금 더 조용하거나, 조금 더 격렬한 세계에 세계적 뇌과학자 아버지 헨리와 자폐 아들 카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경이롭고 특별한 여정 “당신은 알고 있을 거 아니에요. 당신은 뇌과학자잖아요.” 사람들은 그가 뇌과학자이기 때문에 아이를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더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 높이 평가받은 논문도, 저명한 상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자폐증(自閉症)’이란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증세라는 뜻일 겁니다. 한편 같은 뜻을 가진 영단어 ‘Autism’은 ‘자신’이란 뜻을 가진 옛 그리스어 ‘Auto’에서 유래됐습니다. ‘자기 세계에 갇힌’이란 뜻일 겁니다. 이 단어들이 보여주듯이 자폐증이란 흔히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지적장애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폐증과 사이코패스가 뭐가 다른 거냐는 어이없는 질문까지 듣게 되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자폐증이란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없는, 자기 안에 갇혀 사는 증세일까요?
여기,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선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 했더니 자폐 아들을 둔 아빠입니다. 혹시 가족이 자폐라는 이유로 자폐증을 실제보다 미화하지는 않을까 싶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한데 그는 자폐 아들의 아빠이면서 동시에 뇌과학자입니다. 근거가 없는 얘기는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스위스의 신경과학과 교수 헨리 마크람의 자폐증 연구결과서이자 자폐 아들을 둔 평범한 아빠의 드라마를 그린 감동적인 논픽션,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입니다.
예전에는 5,000명당 한 명이 자폐인이라고 보고되었다. 미국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요즘에는 68명 중 한 명이 자폐인이다. 연구자들은 자폐증을 전염병에 비유한다. 카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를지 몰라도 혼자는 아니다. / 헨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과학자다. 카이가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갔을 때 그 역시 다른 부모들처럼 무력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문했다. 자폐증이란 무엇인가? 내 아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 그는 15년 동안 연구를 거듭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우리가 자폐증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실들을 뒤집어놓았다. 그리고 다른 뇌질환에 대해서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헨리가 아무리 위대할지라도 단지 연구자일 뿐이었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카이를 통해 그는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바꾸어놓은 아이 말이다. (22쪽)
로렌츠 바그너는 독일의 저널리스트입니다. 그는 뇌과학자 헨리와 자폐증을 가진 그의 아들 카이를 취재해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헨리가 가진 자폐 아동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집요한 연구에 큰 성원을 보냈고, 이는 바그너가 헨리 가족을 다시 한번 심층 취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책이죠. 책의 도입부에는 헨리의 어린 시절이 등장합니다.
헨리는 어린 시절을 남아공에서 보냈습니다. 칼라하리라는 사막에 위치한 할아버지의 농장에서 부모님과 함께 말이죠. 헨리에게는 상냥한 삼촌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삼촌은 어느 날부터인가 눈 밑이 어두워지더니 말수가 줄었고, 어느 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릅니다. 이때 헨리는 생각하게 되죠. 삼촌의 머릿속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그는 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중고교 시절 동안 뇌를 공부한 헨리는 자연스럽게 케이프타운에 있는 대학에 들어갑니다. 일반의학과 정신의학 전공으로 말이죠. 하지만 막상 가보니 대학은 시시했습니다. 헨리는 생각합니다. 신경학자로서의 삶이 고작 증상을 묻고 책에서 찾은 병명을 말해주는 것뿐인가. 그는 실험하고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기초연구로 잘 알려진 이스라엘의 와이즈만연구소로 옮기기로 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반대하고 나섰네요. 연구원이 무슨 수입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할아버지가 그를 조용히 불러 수표를 한 장 건네줍니다. 그리고 딱 한 마디를 합니다. “자, 가렴.”
할아버지 덕분에 그는 마음껏 연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그는 유명한 학자가 됩니다. 하지만 인생이 언제 그렇게 관대합니까? 그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그것도 한창 비상 중인 시기에 말입니다.
헨리는 세계 최대 연구진흥기관인 미국 국립보건원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그리고 워싱턴에서 1년을 보낸 뒤 베르트 자크만이 있는 하이델베르크로 갔다. 헨리는 그곳에서 세포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어떻게 서로 연결하고 규정짓고 하나의 인간으로 발전되는지. 연결의 오류는 발달을 저해한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발달장애는 자폐증이다. / 헨리의 방법론은 국제적인 표준이 됐다. 그는 상을 받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의를 했다. 그는 비상 중이었고 누구도 꺾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 그리고 카이가 태어났다. (40쪽)
카이는 부모 형제의 사랑 안에서 컸지만 처음부터 뭔가 좀 다른 아이였습니다. 우선 그는 세 살이 될 때까지 일절 말을 하지 않았지요. 게다가 영화관에 데려갔다니 손으로 귀를 누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여러 차례 병원에 갔지만 다들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누구는 이상이 없다고 했고 누구는 ADHD라고 했지만 뇌과학자인 헨리는 그들이 모두 틀렸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헨리가 보기에 이것은 바로 ‘그 병’의 전형적인 증상이었죠.
자폐증. WHO(세계보건기구)는 자폐증을 질병으로 분류했고 의사들은 발달장애라고 불렀다. 헨리가 학교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원인은 불분명했다. 60개 이상의 가설이 있으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하나의 답이 도출됐다. 자폐증은 유전이다. 자궁에서 뇌가 형성될 때 알코올, 수은, 약물 따위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하지만 또 다른 유발 요인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같은 자궁에서 자라고 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 중에서도 한 명은 자페증이 있고 다른 한 명은 자폐증이 없는 경우가 있다. (56쪽)
카이는 자폐증입니다. 그중에서도 아스퍼거와 비슷하다고 헨리는 생각합니다. ‘언어능력이 좀 떨어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고, 비유법을 이해하지 못하며, 서투른 면이 많고, 갑자기 화를 내는’ 것까지, 카이는 전형적인 아스퍼거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폐증이 특이한 이유는 바로 이런 증상에 있습니다. 자기 안에 갇힌 아이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카이가 그렇듯, 다른 사람을 꼬옥 껴안기를 즐기기도 합니다. 헨리 부부는 황망한 와중에 카이를 사랑으로 키워내기로 합니다. 그리고 몇 년 뒤에는 아이들에게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먼 아시아로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비록 카이가 태국에서 계속 사라지는 바람에, 인도에서는 코브라를 향해 달려드는 바람에 식겁하기는 했지만 가족들은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카이의 학교 적응은 영 쉽지 않아 보입니다. 비유법을 못 알아듣고,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읽지 못하는, 사회적이지 못한 아이기 때문에요.
자폐아동은 공감 능력이 없고 따라서 사회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지금까지 학계의 정설이었습니다. 그를 보여주는 실험 중 하나가 유리구슬 실험입니다. 한 어린이 인형극에서 주인공 샐리가 아름다운 유리구슬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외출하기 전, 샐리는 구슬을 소중하게 집어 바구니에 넣습니다. 샐리가 방을 비운 사이, 안나가 들어와 장난을 칩니다. 구슬을 꺼내 상자에 몰래 감춰버린 것이지요. 잠시 후 샐리가 돌아와 관객들을 향해 구슬이 어디에 있냐고 묻습니다. 이때 일반적인 아이들은 ‘바구니!’하고 외칩니다. 하지만 자폐아동은 ‘상자’라고 말합니다. 구슬이 옮겨졌다는 걸 샐리가 모른다는 사실, 그 때문에 샐리가 당황할 것이고 그 당황하는 모습이 매우 재미있게 연출될 것이라는 점을 일반적인 아동들은 알아챕니다. 하지만 자폐아동은 그걸 알지 못하죠. 자폐아동에게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인 것입니다.
카이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세계 속에서 살고 있어.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는 잘 쓴 글은 아닙니다. 문단의 맥락과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장이 하나씩 끼어있기도 하고, 구성도 허술한 부분이 많습니다. 번역의 문제인가 싶기도 합니다만 그동안 숱한 번역서를 읽어본 사람의 감으로 말하자면 원문부터 썩 매끄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첫 번째는 그 안에 과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포기를 모르는 헨리의 집념이 느껴져서입니다. 학자로서, 또 자폐 아들을 가진 아빠로서 그가 보여주는 열정은 과학이나 자폐증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큰 영감이 될 정도입니다.
이 집념을 바탕으로 헨리는 끝내 자폐증에 대한 결론을 냅니다. 그리고 이를 출판하기에 이릅니다. 사람들은 이 연구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보내는데 그 일부가 책에 실려 있습니다. 그것들을 소개하기 전에, 헨리가 자폐증에 대해 어떤 결론을 냈는지부터 들려드려야 할 것 같군요.
지인의 딸도 자폐증이 있었다. 샤워를 할 때마다 소동이 일어났다. 아이는 고양이처럼 자신을 방어했다. 할퀴고, 물고, 물난리가 났다. 아빠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너는 샤워도 못 하니! 그냥 샤워일 뿐이잖아! 누구나 샤워를 해. 아픈 척 하지마! 이건 물일 뿐이야! 아이는 아픈 척한 것이 아니었다. 물방울은 물방울이 아니라 뜨거운 바늘처럼 떨어진다. 고문이다. 그걸 다른 많은 자폐인처럼 입이 아닌 손과 발로 전했던 것이다. 그저 필사적으로 자기 몸을 지키려 했을 분인데.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던 걸까? (190쪽)
헨리와 카밀라는 결론이 나왔음을 알았다. 마음 이론은 자폐인이 아니라 사회에 적용해야 했다. 자폐인의 결함이 아닌 사회의 결함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다. “우리는 자폐인에게 공감능력이 결여됐다고 말해왔어. 아니, 그건 우리한테 결여된 능력이었어. 그들에게 공감하는 능력 말이야.” (191쪽)
헨리는 그저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연구과정에서 자폐아동들의 신경회로가 닫혀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남들보다 훨씬 더 크게 개방되어 있다는 점을 알게 됐죠. 그는 이런 결과를 과학저널에 발표하려고 했지만 기존의 믿음에 사로잡혀 있던 보수적인 학계는 헨리의 주장을 무시하고 맙니다. 어떻게든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알리려고 하던 헨리와 동료는 결국 자신들의 출판사를 차리고 이 연구결과를 무료로 배포하기에 이릅니다. ‘강렬한 세계 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은 이 연구에 따르면 자폐아동들은 자극을 남들보다 훨씬 크게 받아들입니다. 그런 결론에 이르자 헨리는 뼈저리게 반성하게 되죠. 카이를 영화관에 데리고 갔던 것, 인도 여행을 함께 떠난 것, 그밖에도 카이를 겁먹게 한 순간들… 모두 카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을 것입니다. 카이가 자신을 용서해줄까? 용서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잊지는 못할 거라고 헨리는 생각합니다. 뇌과학자인 헨리가 아주 잘 알고 있듯이 모든 고통은 몸속 깊이 새겨지는 법이니까요. 헨리는 생각합니다. 너무 늦었다. 카이에게 상처를 주기 전으로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연구 결과가 남아 있습니다. 이것을 사람들이 읽는다면, 세상의 다른 자폐인들은 그나마 덜 고통 받게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헨리에 따르면 자폐증의 특징은 ‘결여’가 아니라 ‘과잉’입니다. 과잉 앞에서 뇌 영역들은 폭주합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보여준 뒤 누군지 알아보지 못한다는 이유에서 ‘인식 능력 결여’라고 하는 테스트는 잘못됐다는 게 헨리의 주장입니다. 그 아이들에게 만화 캐릭터를 보여주면 ‘불꽃을 튀기며 기뻐’합니다. 헨리는 말합니다. ‘이런 식의 흥분이 매우 잦은 아이의 뇌는 자신의 세상에 속하지 않은 얼굴에 관심을 할애할 여유가 없다’고요. 자폐아동들은 타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특정인들을 너무 좋아해서 다른 사람들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자, 이제 헨리의 연구를 읽은 독자들의 반응을 볼까요?
마크람 씨에게
맞춤법이 틀렸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함부르크에 살고 있고 영어에 능숙하지 못합니다. 저는 경이로운 네 살짜리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들의 이름은 엘리아스(가명)예요. 아이에게는 자폐증이 있습니다. 아이 아버지는 엘리아스를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해요. (…) 부탁입니다 마크람 씨. 제 아이를 도와주세요. -자라
저에게는 아스퍼스 증후군이 있어요. 친구들과 같이 강렬한 세계 이론을 읽었죠. (…) 저는 부모님, 선생님, 의사, 치료사들에게 제가 사물을 적게가 아니라 더 많이, 더 강하게 인식한다고 자주 말했어요. 하지만 그건 예의 없거나 갖고 있는 문제를 숨기려 하는 발달장애인의 거짓말로 취급당했어요. 저는 예의가 없다는 이유로 벌을 받았죠. -케이트
지난주에 저는 자해하기 시작했어요. 누구도 저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죠. 저는 헨리 씨가 저를 도와줄 수 있을지의 여부도 몰라요. 하지만 그냥 이메일을 보내야만 했어요. 혹시 제가 헨리 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죠. 누가 알겠어요? 이 메일을 쓰는 동안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네요. 제가 웃고 있는 사진 한 장을 첨부합니다. 겉으로 이렇게 보이니 사람들이 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샌드라
저는 마흔 살이고 지금에서야 (자폐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의 이론은 처음으로 누군가가 저를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갖게 해줬어요. 저는 세상을 너무 빠르게, 너무 시끄럽게, 너무 강렬하게 느낍니다. -파브리지오
헨리 마크람의 ‘강렬한 세계 이론’은 이렇게 기존의 자폐증에 대한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것은 물론, 수많은 자폐인들에게 거대한 위로로 다가갑니다. 그러나 학계의 많은 인사들이 헨리를 공격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를 가리켜 ‘목표는 망상이며 태도는 권위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죠. 헨리를 취재한 바그너는 이런 비판이 일부 맞다고 인정합니다. 헨리가 권위적이며 통솔력이 좋다고도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바그너는 이어서 묻습니다. 헨리는 분명 동료 연구자들과 좀 더 대화하고 타협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다고 무슨 효과가 있었을까?’ 라고요. 헨리에게는 카이가 있었고, 카이는 빠른 속도로 자라나고 있었으며, 그들에게는 별로 시간이 없었습니다. 헨리는 말합니다.
“저는 최대 속도로 가길 바랐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해결책은 좋지 않아요. 훌륭한 해결책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제가 카이에게 도움을 주려고만 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어요. 그건 이기적으로 보이겠죠. 하지만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다른 아이에게도 도움이 될 거예요.” (252쪽)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의 원제는 ‘The Boy Who Felt Too Much’입니다. 직역하자면 ‘너무 많이 느껴버린 소년’정도가 되겠군요. 아픔도 사랑도 너무 많이 느끼는 자폐아이 카이, 이런 아이들을 대하기 가장 좋은 방식을 책에서 인용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과학이 진보를 이루는 세계, 그 진보가 인류의 행복을 향하는 세계, 그 과정에서 소외가 없는 세계가 이상적이라고 한다면, 참으로 이상적인 이야기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였습니다.
(카이를 담당했던 전문의) 린다는 정확히 세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고 했어요. 친절하라, 친절하라, 친절하라.
오늘의 책을 리뷰한 '전새벽'님은?
중앙일보에서 〈전새벽의 시집읽기〉를 연재했고, 에세이집 『당신의 고독과 당신은 무슨 사이입니까』를 펴냈으며, 팟캐스트 〈상식의 시대〉를 진행 중인 낭만주의 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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