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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

2017년 12월 4일 오늘의 책

이 세상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

제임스 헤리엇 | 아시아 | 2016.12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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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선생이 왜 그렇게 동물을 잘 다루는지 알겠구려” 작은 승리와 재난으로 점철되는 긴 행로, 기적의 수의사 헤리엇 이야기 2탄! 26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50여 년간 1억 부 가량 팔린 현대의 고전 영국 BBC에서 TV 시리즈로 제작되어 2,000만 시청자에게 감동 선사 ▶고전으로 남을 책. ‘경이롭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다. 《시카고타임스》 ▶세계가 지금 필요로 하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슬며시 오르는 책. 《타임》 ▶현존하는 책 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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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시간에 떠나는 1900년대로의 여행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아시나요? 책에서는 아침에 알람소리를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자게 되는 분들을 위해,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섯 가지는 아침에 일어나서 행해야 하는 일들이지만 나머지 한 가지는 잠들기 전에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삶은 늘 뜻하는 대로만 흘러가기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마음 쓰이는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 날에는 잠들기 전,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책 한 권이 필요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혼자인 시간에
이 책은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이 들려주는 마음 따뜻한 20가지 자장가입니다.

1
사건은 밤 1시에 침대 옆 전화가 요란하게 울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일요일이 막 시작된 시각이었다. 토요일 밤 늦게까지 밖에서 지낸 농부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축을 둘러보고는 수의사를 불러야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대개 그때쯤이었다.
이번에는 누굴까 하고 전화를 받아보니 해럴드 잉글듀였다. 그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해럴드 영감이 영업시간을 좀처럼 지키지 않는 선술집 ‘말편자’에서 맥주를 거나하게 마시고 농장으로 막 돌아갔을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약간 쉰 듯한 목소리에는 혀 꼬부라진 소리가 섞여 있었다.
“암양 하나가 좀 이상한데, 와줄 수 있겠소?”
“심한가요?”
언젠가는 누군가가 아침까지 기다려도 될 것 같다고 말해주지 않을까. 나는 비몽사몽간에도 늘 그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리곤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아직껏 일어나지 않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해럴드는 내 소망을 달래줄 마음이 털끝만큼도 없었다.
“아주 심해요. 빨리 손을 써야 할 것 같소.”
그렇다면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 양은 해럴드 영감이 저녁 내내 밖에서 술을 마시고 흥겹게 지내는 동안 줄곧 아팠을 것이다.

첫 에피소드에서는 요즘 같이 쌀쌀하고 늦은 밤, 주인공 헤리엇이 해럴드 영감의 전화를 받고 그의 아픈 양을 살피러 차를 타고 나섭니다. 너무나도 추운 날씨에 바람은 세차게 불고 양은 외양간이 아닌 저 멀리 언덕 위에 있습니다. 금방 식어버린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고 진료를 위해 반팔 차림으로 언덕을 오른 헤리엇은 진료를 무사히 끝냅니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온몸이 얼 듯이 차갑습니다. 침대로 들어간 헤리엇의 차가운 몸을 아내가 꼬옥 안아주면서 1화가 끝납니다. 자신도 추울텐데 일하고 돌아온 남편의 차가운 몸을 감싸주는 아내의 마음이 정말 따뜻하지 않나요? 이 책은 막 누가 웃으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머무릅니다.

헤리엇의 동물들에 대한 통찰력과 공감능력,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에피소드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고 정겹고, 나아가 유쾌하고 감동적입니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가 사는 대러비 마을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기도 하고 진료를 보러 갔다가 헤리엇이 식사 대접이라도 받는 날에는 저도 함께 밥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헤리엇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바라보게 되면서 그의 따뜻한 마음과 애정어린 시선이 저의 시선과 겹쳐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에 나타나는 20세기 영국의 이국적인 장면들은 따뜻한 차 한 잔과 같아서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줍니다. 잠들기 전에 펼친다면, 마음의 긴장이 풀리면서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군요.


| 펜벗 인터뷰

1. 잠들기 전, 민동 님을 마음 쓰이게 하는 일들은 주로 어떤 일들인가요?
요즈음 잠들려고 누웠을 때 가장 마음 쓰이는 것은 날씨입니다. 저는 소를 돌보는 1년차 수의사입니다. 수의사로써 첫 한 해를 보내면 정말 배워야 할 것들도 많고 처음 경험하게 되는 것들도 많은데 특별히 소 수의사로 제가 주변 1년차 수의사 친구들과 조금 색다르게 경험하는 것은 바로 날씨입니다. 소들은 덩치가 매우 켜서 동물병원으로 방문하여 진료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보통 수의사가 소가 있는 곳으로 출장 진료를 가게 됩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우사에 한 번이라도 들어가 보신 분들이나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사를 보신 분들이 계실까요? 우사는 기둥에 지붕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통풍이 잘 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바람이 불면 시원하고 우사에 햇빛이 들어오면 따뜻한 날도 있습니다. 그러나 11월이 되면서 우사에서 겪는 첫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저는 따뜻한 여름을 좋아하는 편이라 한 여름에도 활기차게 우사를 누볐던 반면 기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요즘에는 보온에 매우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추운 날 옷을 충분히 따뜻하게 입지 않으면 다음 날 감기에 걸려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되니까요. 그래서 잠들기 전에는 항상 휴대폰으로 일기예보를 보면서 내일은 어떻게 복장을 갖출지 생각하며 잠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창문 틈새로 내려 앉는 차가운 공기가 목을 스칠 때면 양쪽 팔에 소름이 돋으면서 몸에 돌돌 만 이불을 더욱 세게 끌어 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을 쓴 헤리엇의 첫 에피소드에 그렇게 공감한 것일까요? 저도 언젠가는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면 따뜻한 품을 내어 주는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2. 민동 님의 힘든 하루의 끝에서, 민동 님을 온기로 ‘꼬옥 안아주는’ 존재가 있다면요?
저에게는 온기로 꼬옥 안아주는 존재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일 주일 중에 6일 소를 돌보면서 겪어 본 사계절이 저에게는 크게 힘듦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풍경 때문입니다. 녹음이 진 산등성이 아래 호수로 내려 앉는 백로 한 두 마리와 뜨는 태양 주위로 붉게 물든 구름들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눈 내린 설산이 웅장하고 해가 뜨기 전 깜깜하고 맑은 하늘에 조금씩 빛이 찾아 올 때 온갖 자연에 내린 서리가 반짝거릴 때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저의 마음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저에게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타인과의 마찰로 힘든 날에는 집에 들어서는 나를 반겨 주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있고 조금만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곳에 친구들이 있습니다. 꼭 만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전화를 걸면 진심으로 기꺼이 저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 다행인 삶입니다. 그러나 가끔 고마움을 잊는 존재가 있다면 아마 힘들 때 힘듦을 제일 먼저 눈치채고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찾는 제 자신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면밀히 살필 줄 알고 필요할 때 적절히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제 자신이 가장 가까이서 그리고 가장 먼저 저를 안아주는 존재입니다.

3. 민동 님은 언제 혼자가 되시나요? 혼자일 때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물리적으로 어떤 공간에 혼자 존재하거나 혼자 일을 하고 있을 때면 언제나 ‘혼자’에 집중합니다. 혼자일 때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합니다. 아침에는 명상을 하고 일이 끝나고 두 세 시간 정도 혼자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집에 돌아와서는 책을 읽거나 일기를 씁니다. 세 시간 이상 시간이 있다면 그림을 그립니다. 여러 날 시간이 있으면 최대한 여행을 가는 편입니다. 되도록 혼자인 시간에 생각을 하면서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특히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과 같은 부류의 생각이 스스로를 더 피곤하게 하는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무엇을 만나는가는 이 한 걸음의 성질에 달려 있다.’는 개인적인 믿음이 지나간 일이나 미래의 알 수 없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기 보다 지금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민동'님은?
"일상을 여행처럼"
인스타그램 @mindll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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