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30일 오늘의 책
한수희 | 인디고 | 2017.08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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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_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끼게 될 것을 상상하거나 전에 했던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는 쪽이 훨씬 더 낭만적이다. 지나간 여행에 대한 기억들이 희미해져갈 무렵, 여행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낯설기에 더 아름다웠던 여행지의 풍경들,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음식의 맛, 두고두고 그곳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국의 물건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진짜 여행’은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꿈에 그리던...
이번 여름 피서는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하기 위한 여행이었는데 여행 내내 거짓말처럼 날이 선선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여행 기간 내내 한수희 작가의 책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과 함께 했는데 덕분에 여행의 진면목을 저자와 함께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여행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여행을 하는 내내 늘 행복하거나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짜증나는 순간도 있고 슬퍼지는 순간도 있고 괜히 기분이 묘해지는 순간도 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하곤 한다. 역시나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갔다오면 또 생각나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중독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나는 여행을 하고 있다. 비 오는 날의 캠핑여행이다. 바닷가 캠핑장이라 바닷바람이 거센데다가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밤새 텐트에 부딪히는 빗소리와 텐트 안을 채우는 습한 공기를 견뎌야 했다. 갓 두 돌이 지난 아들은 시끄러워서인지, 습하고 차가운 밤공기 때문인지 밤새 잠투정을 부렸다. 우는 아들을 안고 달래는 와중에도 빗소리가 운치있다고 느꼈다. 그러면서도 비가 텐트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들어올까 걱정되기도 했다. 텐트 어딘가 구멍이라도 났는지 안으로 몇 방울 떨어지기도 했다.
겨우 잠이 들고 새벽의 새 지저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텐트 지퍼를 열고 밖으로 나오자 상쾌한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찼다. 그 순간 밤새 습했던 텐트 안의 공기도, 무섭게 쏟아지던 빗소리의 무서움도 다 사라져버렸다. 같이 깨어 엄마 곁을 떠나지 않는 아들과 화장실에 가는 길도 괜히 설레고 좋다. 여행이 이상한 일이라는 건 이런 순간을 두고 이르는 것이리라.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은 이와 같은 여행에서의 경험을 다룬 책이다. 작가 한수희의 글을 이미 접해본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전에 출간된 『온전히 나답게』를 읽고 그녀의 목소리에 매료되고 공감했다. 그녀의 여행에세이 또한 내가 정말 그녀의 여행에 함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단순히 여행의 좋은 요소들만 사진과 글로 담아내는 대개의 여행에세이와 달리, 내가 여행을 하며 느꼈던 감정을 타인의 글에서 조우할 수 있어서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지금 하고 있는 캠핑여행도 그녀의 목소리 덕에 더 풍요로워지고 여행의 묘미가 있다. 오늘 아침 아이들과 나는 비에 흠뻑 젖은 텐트에서 나와 젖은 생쥐마냥 타프 안에 웅크리고 있고 남편은 젖은 텐트를 걷어내느라 텐트처럼 흠뻑 젖어버렸다. 기억에 남는 여행이다. 지금도 벌써 오늘 아침이 그립고 내일은 더 그리울 것이다. 바다의 파도와 밤바다에 비치는 달무리, 해먹을 타고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새차게 내리꽂던 빗방울, 여행의 그 모든 순간이. 여행이 끝나고 돌아가면 또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꾸며 일상의 무료함과 고단함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러브이즈'님은?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두 아이의 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