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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꽃들

2015년 8월 3일 오늘의 책

다락방의 꽃들

V. C. 앤드루스 | 폴라북스 | 2015.01

분류 : 장르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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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 세계 4천만 부를 돌파한 소녀들의 모던 고딕 로맨스, 돌런갱어 가문 이야기 5부작 국내 첫 완역본! 2층 잠긴 방 안에는 네 개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맛빛 금발에 푸른 눈, 도자기 같은 피부를 지닌 살아 있는 인형들, 그 악마의 씨앗들이…… 스티븐 킹을 제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V. C. 앤드루스의 대표작 국내 첫 완역! 전 세계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고딕 로맨스 소설 ‘다락방 시리즈’가 폴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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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몰래 읽어야 제맛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건 중학교 시절이었다. 당시 나는 우리 반에서 거의 독서 부장급이었는데, 내가 책을 가져와서 읽고 누군가에게 추천하면 그게 유행처럼 반 친구들 사이에서 한 바퀴 돌려보곤 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른이 된 지금보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 책을 더 많이 읽었다. 지금이야 좋아하는 특정 장르, 편애하는 작가에 따라 책을 고르지만 그때는 눈에 띄는 책은 무조건 읽었던 것 같다. 고전이든, 하이틴 로맨스든, 추리 소설이든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그렇게 마구잡이로 읽다가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단짝 친구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뭐 그래서 돌려받지 못하고 잃어버린 책도 꽤 되지만 말이다.

외할머니는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경멸 어린 눈길을 한참 동안 던졌다. 그러고는 엄마 손에 방 열쇠를 거칠게 쥐여 주고는 방을 나갔다.
갖가지 의문 중에서 한 가지 의문이 하늘만큼 높이 솟아올랐다.
왜? 우리는 왜 이 집으로 끌려온 걸까? (본문 중에서)

당시에 읽었던 책 중에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책 중의 하나가 바로 V. C. 앤드루스의 다락방 시리즈다. 다소 야하고 선정적인 묘사가 꽤 많았던 터라 순진했던 여중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기에 충분했다. 책이 야하다는 소문이 퍼지자, 우리 반을 넘어 다른 반 친구들까지 책을 빌려달라며 교실로 와서 쉬는 시간마다 북새통이 되곤 했다. 그러다가도 선생님이 지나가거나 하면 책을 숨겼고, 집에서 읽을 때도 마찬가지로 부모님 몰래 읽었던 기억이 난다. 어쩐지 어른이 아닌 우리가 읽기에는 너무 야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기도 했고, 나쁜 책이라고 읽지 말라고 하실 것만 같았다. 그럴수록 더 읽고 싶은 것이 어린 우리들의 심리이기도 해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책이기도 했다.

내 기억 속에는 빨간 책으로 딱지 붙어서 남아 있던 다락방 시리즈가 올해 초에 새로운 번역과 예쁜 표지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번에 나온 것이 국내 첫 완역본이라고 하니, 당시에 유통되었던 책은 해적판이었나 보다. 나는 아직도 당시 출간되었던 다락방 시리즈의 1권이었던 브라운 표지를 기억한다. 그게 제대로 출간된 게 아니었다니 싶긴 하지만, 아무튼 당시에 우리나라 정서상의 이유 등으로 삭제되고 순화한 내용과 표현을 원작 그대로 가감 없이 담아낸 버전이라고 해서 오래전 친구를 만나듯 설레기도 했다. 물론 순진했던 중학생과 어른이 되어 버린 지금 내가 다시 읽을 때의 느낌은 판이하겠지만.

불현듯 그에게 입을 맞추고 싶다는 충동이 엄습해왔다. 그의 짙은 콧수염에 입을 맞추면 간지러울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낯선 사람과의 키스가 어떤 기분일지도 알고 싶었다.
이것은 금지된 것이 아니다. 조심조심 손을 뻗쳐 말끔히 면도한 볼을 아주 살짝, 더없이 부드럽게 만지면서 어디 한번 깨보시라고 도발하는 건 죄악이 아니리라.

교통사고로 아빠가 죽고 나서 엄마의 손에 이끌려 외조부모의 저택으로 오고, 유산 상속을 위해 잠시만 숨어 지내라는 엄마 덕분에 2층 다락방에 갇힌 아이들. 하지만 엄마는 날이 갈수록 아이들을 찾지 않고, 남겨진 아이들은 다락방에서 어떻게 지내야 했을까. 근친상간과 불륜, 살인, 다소 야한 성적인 묘사는 이십여 년 이 지난 지금 보았을 때 그 자체로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당시에 내가 느꼈던 그 미묘한 설렘, 두근거림이 하나씩 기억났다.

소녀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저택, 다락방 등의 고딕적인 설정 또한 지금 읽어도 아주 흥미롭다. 물론 누군가는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로맨스 소설로서 이보다 더 사랑에 대해 매혹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 있을까. 오직 사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판타지에 충실하기에 '막장'을 넘어서 이 작품 자체가 하나의 장르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끔 일탈을 꿈꾸고 싶을 때, 소녀 시절의 설레는 감정을 다시 기억해보고 싶을 때 이 작품을 추천한다. 물론 어른이 된 지금은 몰래 훔쳐볼 필요까진 없겠지만, 가급적 아무도 없는 순간에 읽으면 더 책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 펜벗 일문일답

Q. 어렸을 적 반에서 친구들에게 추천했던 책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책이 있나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와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꽤 많은 친구들에게 추천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하퍼 리의 작품은 여러 번 읽을 수록 내가 정의로워진다는 느낌을 받아서 ‘나 이런 책도 읽었다!’라는 기분으로 친구들에게 추천했던 것 같고요. 당시 친구들이 아이돌 그룹에 열광할 때 제 우상은 은희경 작가였어요. 그래서 구할 수 있는 그녀의 모든 책을 읽었었는데, 아름다운 문장들과 예리한 표현들이 저의 감수성을 건드려 사춘기 시절 내내 끼고 살았죠. 덕분에 저랑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은희경 작가의 팬이 되고 말았어요. 제가 그렇게 만들었거든요.

Q. 서평을 정성스럽게 쓰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책을 사서 볼 만큼 용돈이 충분하지 않던 어린 시절에 동네 책방이나 도서관에 가서 주로 책을 빌려 보았어요. 기간이 지나면 반납해야 했고, 반납하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었으니 가능한 많은 문장들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기 시작했고, 그러다 정말 매혹적인 작품을 만나면 책 전체를 필사하기도 했었어요. 구절을 옮겨 적다 보니 그에 따른 제 감상도 적어 놓게 되었죠. 서평을 쓰고 나면 책의 내용이 더 오래 마음 속에, 가슴 안에 새겨지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읽었던 책 중에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대부분 서평을 쓰게 된 것 같아요.


 

오늘의 책을 리뷰한 '지니79'님은?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어 매일매일이 전쟁이지만, 그럼에도 책 읽는 것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초보 엄마입니다. 시시해 보일 수도 있는 일상을 근사하게 바꾸어 주는 것이 바로 책의 매력이죠!




[지니79님의 테마북 – 몰래 읽고 싶은 숨겨진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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