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3일 오늘의 책
김신지 | 휴머니스트 | 2021.02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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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매일 쓰는 거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김신지의 책을 읽으면 된다고. 나약하고 게으른 영혼일지라도 이 책과 함께라면 매일 쓸 수 있다고.” _이슬아(작가, 발행인) 추천사 중에서 자신 있게 추천하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는 기록 덕후인 김신지 작가가 지금을 기록하는 법 22가지를 제안하는 책입니다. 이때 ‘기록’은 적는 일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글은 물론 그림, 사진, 영상 등 ‘어떤 식으로든 순간을 붙...
책 제목을 보고 멈칫했다가 ‘음, 요즘 이런 종류의 책들 많이 읽었지’ 하고 넘기려는데 작가 이름을 보고 곧바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김신지 작가의 『평일도 인생이니까』를 너무 즐겁게 읽었기 때문이다. 이번 책도 역시 좋았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행복의 ㅎ’을 느끼게 해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책 속에는 작가의 기록하는 일상과, 독자에게 기록을 권유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표지는 다소 건조해 보이지만, 책 내용만큼은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나는 술 중에서 맥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김신지 작가의 책을 읽으면 꼭 작가가 좋아하는 맥주가 먹고 싶어진다. 마찬가지로 작가가 꾸준히 쓰고 있다는 매일 일기를 쓰고 싶어지고, 하루의 좋은 순간을 줍고 싶어졌다. (하루의 순간을 줍는다니, 이런 표현마저도 귀엽다!)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말한다. ‘기록은 어디까지나 즐거워서 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나를 위한 일이니까요. 평범한 일상을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기 위해, 오늘을 미래로 부쳐두기 위해, 내 인생의 순간들을 간직하기 위해 우리는 기록을 다짐합니다.’ 100점을 맞으려고 시작한 기록이 아니니,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 지속하라고 이야기한다.
글쓰기를 떠나, 기록을 떠나, 이 소중한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참 예쁘고도 따뜻해서 기분 좋게 읽은 책이었다. 나도 너무 글쓰기에 부담 갖지 않고 지금 이 시간을, 오늘 하루를,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를 담아둔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기록하고 또 기록해야지.
매년 12월이 되면 ‘연말정산’ 노트를 적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100가지 질문들 앞에서 곰곰한 자세가 될 때마다 11월, 12월에 있었던 일밖에 기억이 안 나지 않겠어요?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본들 까마득한 1월의 일이 생생할 리 없으니까요. 그러니 매년 연말 드라마 대상에서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에만 상을 몰아주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니었던 거죠. (…)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번 속으면서 또 나의 기억력에 의지하는 대신, 정직한 기록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적기 시작했어요. 매달 나만의 베스트를 가려보는 ‘월말결산’ 노트를 말이에요. (55쪽)
그런가 하면 이런 농담도 기록해 두었네요. 틈만 나면 구제 옷가게에서 먼지 냄새 풀풀 나는 원피스를 사는 저를 보고 하루는 강이 말했어요. “어휴, 너 그러다 언젠가 네가 내놓은 옷 네가 산다!” (115쪽)
저에게는 실패한 5년 다이어리가 한 권 있습니다. (…) 어떤 해는 통째로 비어 있고 어떤 해는 거의 일기를 쓰겠다는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 다이어리에도, 기록해두니 기억하게 된 일상의 조각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맨 앞의 저 문장은 고쳐 써야겠어요. 저에게는 쓰다 만 5년 다이어리가 한 권 있습니다, 라고. 이 기록은 결코 실패가 아닐 테니까요. (206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찹쌀떡'님은?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자’를 모토로 느리지만 꾸준히 읽고, 쓰고, 배우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