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3일 오늘의 책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문학동네 | 2015.10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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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15 노벨문학상 수상 다성악 같은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담아낸 기념비적 문학 _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나는 이 책을 읽을 사람도 불쌍하고 읽지 않을 사람도 불쌍하고, 그냥 모두 다 불쌍해……” 전쟁에 직접 참전하고 살아남은 여성 200여 명의 목소리 침묵을 강요당했던 그녀들의 눈물과 절규로 완성된 전쟁문학의 기념비적인 걸작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크고 위대한 것이 작고 평범해지는 그 순간을. 하늘이나 바다가 아무리 좋아도 내게는 현미경 렌즈 아래 놓인 모래 한 알이, 바닷물 한 방울의 세계가 더 소중하다. 그곳에서 내가 빗장을 열고 보게 될 위대하고도 놀라운 한 사람의 삶이. 만약 작은 것이나 큰 것이나 똑같이 무한하다면, 어떻게 작은 것을 작다고 하고 큰 것을 크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둘을 구별 짓지 않는다. 한 사람만으로도 벅차다. 한 사람 안에 모든 것이 있으므로.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맬 만큼. (272쪽)
전쟁은 언제나 내게 원초적인 형태의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승리가 아니라 누군가가 겪은 고통스러운 경험에 관한 얘기라면, 특히 더 괴롭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수도 없이 파토스의 격랑에 떠밀렸다. 이 책은 전쟁에 참여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소녀들이!' 내뱉는 감상이 너무나 표면적이고 일차적이라 제목에서 미루어 짐작한 생각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책에는 피에 자주 젖은 옷 이야기가 나온다. 피에 젖은 옷이 마르면 풀을 먹인 것보다 뻣뻣하고 거칠어져 옷에 살이 베인다고 한다. 그때의 경험을 단정한 글자로 읽으면서 내내 숨을 참았다.
2차 세계대전에 관한 영화 《퓨리》를 보면서 나는 주인공 노먼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릎 꿇린 독일군 포로를 쏘는 것조차 버거워 워대디에게 절망을 토해내던 그가 영화 후반부에서 수많은 독일군을 향해 포를 난사하는 장면을 보며 어떤 경험이 소년을 저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달아 변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했다. 노먼을 보며 war machine(전투 기계)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책임을 개개인에게 묻기에는 너무나 잔혹하지 않은가? 책에서 기꺼이 기억을 내어 준 수많은 여성 중에 누구도 전쟁을 원한 사람은 없었다. 어떤 방식과 동기로든 그들이 참여한 이유는 그들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조국이든 사람이든 마을이든.
지구상에서 크고 작은 전쟁은 3천 번 이상 발발했다고 한다. 전쟁은 어떤 형태로든 현재까지 영향을 준다. 그리고 전쟁이 남긴 고통과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 나가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전쟁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낼지 몰라도 기꺼이 그 고통에 공감하고 상처를 보듬어 주어야 마땅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말도 안 되는 신문기사와 뉴스로 혼잡한 요즘, 우리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탈린그라드에서 있었던 일이야. 스탈린그라드전투는 정말 무시무시한 전투였어. 그렇게 끔찍하고 처참한 전투가 또 있을까. '심장 하나는 증오를 위해 있고 다른 하나는 사랑을 위해 있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사람은 심장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나는 늘 어떻게 하면 내 심장을 구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 (554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비바'님은?
가르치고 배우며 읽는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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