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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2018년 1월 3일 오늘의 책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 위즈덤하우스 | 2017.11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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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헤어짐의 기록 그리고 나의 딸과의 완벽한 나날 엄마를 떠나보낸 뒤에야 그때의 엄마를 이해하게 된 딸의 고백 “내 인생에서 엄마가 없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포털사이트 웹툰리그에서 한 웹툰이 화제가 되었다. 일상만화를 올리던 작가는 엄마를 간병하며 웹툰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밝혔고, 많은 독자들이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버터와 소]라는 일상만화는 ‘엄마 3부작’으로 인해 입소문을 탔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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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떠나보내는 시간


제목부터 먹먹함을 담은 책이다. 어린시절부터 우리의 시간은 엄마와 함께 시작된다. 그러다 점점 자라며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고 또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자연스럽게 엄마가 모르는 나의 시간은 많아진다. 하지만 제목은 그런 의미만 담고 있는 게 아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웹툰작가인 저자는 엄마를 암으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에 그 과정을 일러스트와 함께 담아냈다.

내가 딸이라서 그런지 이 책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엄마와 꼭 닮은 딸이 자라 결혼을 하고 다시 엄마가 되고, 그제야 엄마가 된 딸은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엄마에게 마음을 터놓고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비 없이 어른이 된 것처럼, 저자도 준비 없이 엄마가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둘 수는 없는 일이다. 매순간 아이는 자라고 시간은 흘러간다. 어찌 되었든 계속 어른이어야 하고 엄마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획에서 한참 벗어난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는지 저자의 어머니는 유방암으로 입원하게 된다. 이후 시작된 항암치료. 그제야 딸은 엄마도 한없이 약하고 여린 존재였음을 알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나는 이 책이 표지부터 참 따뜻하게 생겼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파릇한 색채는 편안하면서도 다정하게 느껴졌다. 책의 분위기도 꼭 표지에서 받은 느낌과 같았다. 언제나 옆에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엄마라서 어떤 특별한 일이 생기기 전까지 잊고 있을 때가 많다. 이 다정하고 따뜻한 평온함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병원을 왔다갔다하며 이것저것 주워듣고, 또 언젠가는 심장이 내려앉았던 경험을 한 나로써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서서히 흐릿해지겠지만.

언제나 이별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별을 준비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책 속에 그려진 이별 과정은 담담한 만화로 표현되어 있어 나를 울게 했다. 만화를 보는 동안 내 눈앞에도 수많은 병실의 장면들이 지나갔다. 하나의 수술을 받는데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았고 동의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 수술이 생사를 오가게 하는 수술이라면 더욱 무게가 무겁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 안쪽이 답답해졌다. 책을 보고 눈물을 흘려본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스스로가 점점 감정이 메말라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저자가 써내려간 어머니의 투병기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살아간다’라는 메시지가 누군가에는 위로가 되지 않을까. 언젠가 나의 어머니 또한 내게 ‘엄마가 없으면 어떻게 살래’라고 물으신 적이 있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최대한 그런 상황은 회피하고 싶었고, 또 알고 싶지 않았다. 막상 나에게도 이별이 닥쳐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이 영영 오지 않았으면 한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의 엄마’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엄마에게는 소중한 자식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가족에게서만 엄마의 모습을 찾지 않았으면 했다.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다. 한때는 꿈많은 소녀였고, 또 한때는 어엿한 사회인이었으며 누군가의 서툰 딸이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엄마만의 것을 찾고 좋아하고 또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는 여전히 서투르고 못된 딸이지만 살다보면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더더욱.

우리 엄마의 말버릇 중 하나는 '엄마가 해줄게' 혹은 '엄마가 할게'다. 나는 책을 읽으며 수많은 엄마의 모습을 발견했다. 스스로 엄마라는 말이 입에 붙을 때까지 고단했을 여정을 보았고 내가 절대로 알지 못할 엄마의 시간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인생의 대부분을 엄마와 함께 보냈음에도 아직 나는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갓 엄마가 된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저자의 사적인 기록물인 일기를 엮어 편집한 책이지만 많이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내가 바로 딸이기 때문에. 나는 서평을 쓰면서도 울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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