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9일 오늘의 책
와카마쓰 에이스케 | 예문아카이브 | 2018.06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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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는 슬픔을 구원할 힘이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문장가 와카마쓰 에이스케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에게 보내는 열한 통의 편지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공감과 위로의 책. 삶의 숙명과 같은 죽음, 슬픔, 사랑의 본질을 문학·철학적으로 고찰하고 특유의 차분하고 섬세한 문체로 풀어내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가”로 손꼽히는 와카마쓰 에이스케의 신작 에세이다. 아내를 잃은 작가의 고백을 시작으로 슬픔의 근원에 관한 깊고 단단한...
『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에게 보내는 열한 통의 편지로 되어 있다. 수신인을 알 수는 없지만 어떠한 상황과 고통을 겪는지는 저자인 발신자를 통해 같이 공감하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슬픔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슬픔은 기쁨의 반대가 아니며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을 대상으로 했기에 슬픔을 가늠할 수 없지만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저자의 마음을 같이 헤아리면서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읽고 있는 이의 마음도 고요해지고 위로를 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는 글을 마치며 2011년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을 언급한다. 사건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는 이들을 떠올린다. 당시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발생한 일본 관측 사상 최대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으로 인하여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여 명에 이르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부분에서 몇 해 전 일어났던 세월호 참사가 떠올랐다. 300여명의 생명을 잃고 전 국민이 한동안 혹은 지금까지 마음 아파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두 가지 노래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한 곡은 임재범이 부른 윤복희의 ‘여러분’이고 다른 곡은 박정현이 부른 조영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라는 곡이다. 이 두 곡은 MBC의 한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가 되었던 곡이다. 두 곡이 계속 생각났던 이유는 아마도 그 노래를 부르던 가수의 진정성과 더불어 가사가 주는 감동이 내 마음속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널리 알려진 곡이기도 하고,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지만 두 명의 가수가 전심을 다해 불렀기에 당시 공연장에 있던 관중뿐만 아니라 TV를 통해 시청하는 관객들 모두 매료시킨 것은 아니었을까 한다.
슬픔은 인간이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감정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슬픔이라는 감정을 억누를 필요는 없다. 상실의 슬픔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이별이 오면 사랑한 만큼 슬픔도 깊어지기 마련이다.
무덤은 죽은 사람이 잠든 장소가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떠난 사람과 이생에 남은 사람이 만나는 장소이다. 슬픔이란 곁을 떠난 사람이 다가오는 신호라고 여길 때가 있다. 소중한 사람들은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나기 마련이고, 먼 길을 떠나버린 그들의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아도, 만져지지 않아도 존재할 수 있다. 죽음이란 ‘존재가 사라졌다’가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 살아간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련을 경험하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진리가 있다. 슬픔이나 고통이 무엇인지 책이나 공부로는 배울 수 없다. 직접 느껴봐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지지 못해도 확실히 존재하는 무언가 덕분에 우리는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보이지 않아서 명확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명확한 것인지 모른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슬픔에 빠지면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슬픔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눈물도 흐르지 않고 슬프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깊은 슬픔에 잠기면 오히려 눈물샘이 말라버리는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 태연한 얼굴로 길을 걸어가는 무수한 군중 속에도 분명 슬픔을 간직한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가슴 속에서 폭포수처럼 눈물을 쏟고 있다. 눈물은 반드시 두 뺨에서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다. 진실로 강한 사람은 슬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견디면서 한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다.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이별하는 날이 언젠가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바로 이 순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한센병을 앓고 있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타인을 배려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또한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 얼굴, 그리고 눈물이 없다고 슬픔이 없을 것라고 단정 짓는 우리의 모습을 직시하게 만들어 준다. 누구나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그 무게는 다 다르겠지만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슬픔을 나누기도 해야 하고 때론 양해를 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chihanjjang'님은?
안녕하세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5살인 아들과 놀기이며
그 다음으로 책 읽기를 좋아하는 30대 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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