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9일 오늘의 책
김은식, 박준수 | 브레인스토어 | 2012.10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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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동대문운동장의 삶과 강요된 죽음 1925∼2008 우리나라 최초의 야구팀이 처음 공놀이를 했던 서울 동쪽의 넓은 들판 ‘성동원두(城東原頭)’, 그 터에1925년 경성운동장이 개장됐다. 그리고 그곳은 서?울운동장으로, 그리고 동대문운동장으로 변해가며, 고교야구의 메카, 프로야구 출범의 시작점이 되었다. 1980년대 고교야구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관중석은 만원사례를 이룰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던, 한때 학생야구의 메카였던 그곳...
내게 있어 동대문운동장은 고교야구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었다. 고교야구가 지금은 프로야구에 밀려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까지 1980년대 고교야구의 인기는 지금의 프로야구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지지 않았다. TV뿐만 아니라 라디오를 통해 중계방송을 듣곤 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마다 등장하던 곳이 바로 동대문운동장이었다.
그렇게 방송으로만 접하던 동대문운동장이었고, 그곳에서 직접 야구를 구경한 적은 없었다. 동대문운동장을 직접 가본 때도 이미 동대문운동장이 야구장으로서의 기능을 끝마치던 무렵이었다. 풍물시장이라는 것이 열리고 있었다. 주변에는 ‘두타’ 등 대형 쇼핑몰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야구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모습이었다.
1925년 경성운동장으로 개장하여, 서울운동장으로, 그리고 동대문운동장으로 변해갔고, 프로야구가 시작되며 첫 시즌 개막전이 이곳에서 열렸으며, MBC청룡이 홈구장으로 사용했고, 이후 1985년 OB베어스가 홈구장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시설을 전면적으로 철거·재개발하는 것이 결정되었고, 2007년 12월 18일부터 철거되기 시작하여 다음 해 3월 14일에 현실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동대문운동장은 이제 우리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동대문운동장은 단순한 장소 내지 공간의 의미를 넘어선다. 동대문운동장이 우리와 함께 했던 시간은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이 그대로 묻어나는 시간이자, 서민들의 삶이 오롯이 드리워진 곳이기도 하다. 변변한 오락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 삶이 피곤하고 노곤한 그 시절. 동대문운동장에는 보통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연유로 어떤 이는 동대문운동장을 ‘문화유산’이라고 칭하면서 보존해야 할 우리의 자산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거대한 자본주의에 떠밀려 하나 둘씩 우리 곁을 떠나는 소중한 자산들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넘겨버리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서로 보완하면서 보존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봤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해본다.
이 책은 박준수 사진작가가 2007년 철거를 앞두고 열린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서 동대문운동장의 마지막 모습과 함께 그곳의 곳곳을 기록한 사진과 김은식 작가가 그 시절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글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사진과 글을 통해 동대문운동장의 온전한 체온을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과거를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역사의 '현장‘은 영영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릴 것이다.
지은이가 책 앞 부분에서 울분을 토하듯 내뱉는 글은, 그래서 폐부를 찌르는 듯하다. 정작 우리에게 무엇이 소중한 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채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고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동대문운동장의 옛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때늦은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왜 아무도 아파하지 않는가? …… 그곳에서 던지고, 받고, 치고, 달리고, 울고, 웃고, 붓고, 마시고, 주먹질하고, 엉덩이춤을 추고, 환호하고, 분노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세월과 기억이 그 폭음 속에서 날리던 먼지들과 함께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왜 사람들은 아파하지 않을까? 왜 굴삭기 앞을 막아서지 않았고, 왜 헐려나가는 전광판 앞에서 통곡하지 않았고, 왜 마지막 순간에 눈물조차 짓지 않았는가? 그리고 왜 그리워하며 기념하려 하지 않을까?” (12, 14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반디달덩이’님은?
원래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직에 몸답고 있다가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로 턴하면서 주로 인문서와 예술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 관련 서적들을 관심있게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