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8일 오늘의 책
최지은 | 한겨레출판 | 2020.06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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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세부 구성 1부 아이 없이 살기, 모두 100% 확신해서 결정했을까? : 내 마음과 모성 서사에 관한 토크 “차라리 병원에서 저더러 임신을 못 한다고 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엄마가 되지 않는 삶은 끝없는 노력의 연속이죠” “내가 아이라는 거대한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없으니 더 의미 있게, 즐겁게 보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저만 느낄까요?” 저자를 포함해 18명은 저마다 다른 ...
아직도 가족의 형태를 생각하면 엄마와 아빠와 아이로 이루어진 모습을 떠올리고, 미혼의 여성에겐 책임져야 할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급여에 차이를 두고, 기혼의 여성에겐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승진에 차이를 두는 지금의 사회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선택을 한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20살, 나는 아르바이트하던 곳의 사장에게 결혼에 별 관심이 없다고 했다가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여성이 결혼이나 아이에게 관심이 없으면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정부에서 대한민국 출산 지도를 인터넷에 공개했을 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가임기의 여성이 이 지역에 많은데.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지?’ 내 세금이 이런 짓에 사용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낸 세금이 아깝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더더욱 이 사회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에 좋은 사회가 아니라는 생각이 굳어졌다.
나는 우리나라의 미혼모, 미혼부에 대한 인식이나 복지가 아직 후진국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출산율을 높이고 싶다면 아이를 낳은 여성이나 남성 혼자서도 아이를 충분히 키울 수 있을 만큼 복지가 잘 되어 있어야 하며, 여성 또한 같은 일을 했을 시 승진이나 급여에 차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출산율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건 그중 무엇도 해결된 게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출산율이 걱정된다면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학대하는 부모의 손에 죽지 않고 건강히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잘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닐까? 또 버려진 아이들이 해외입양 되지 않고도 국내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하지 않나? 이런 문제들은 심각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그저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에게 이기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시각은 사회를 너무 얇게만 보는 것 아닐까.
나는 여자가 결혼이나 아이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했을 때 쏟아지는 불필요한 질문이나 비난이 불편해서 지금은 침묵하거나 대충 둘러댄다. 아마도 이런 불편함을 나만 느끼는 건 아니겠지 싶었는데 마침 아이 없이 살기로 한 여성들의 가족, 친구, 일, 사회에 관한 리얼 토크가 담긴 책이 나왔다기에 반갑게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목차는 크게 3개로 나뉜다. 내 마음과 모성 서사에 관한 토크, 배우자, 부모, 친구들과의 관계와 ‘엄마 됨’에 관한 토크, 무자녀 여성의 커리어, 구직, 사회 구조에 관한 토크다. 아무래도 아이보다 내 일에 관심이 많은 만큼 나로서는 3번째 목차의 이야기들이 가장 궁금했고 가깝게 다가왔다.
특히 비출산과 커리어의 상관관계에 대한 부분 중에 놀라웠던 점은 출산과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전문직의 변호사조차 아이를 낳고 나면 경력이 뚝 끊긴다는 것이었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고 아이를 낳았을 때 장점이라곤 돈을 ‘전혀’ 못 벌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점뿐이고, 경력과 무관하게 연봉이 후려쳐지기 때문에 출산 후에 업계로 돌아오려면 다시 신입의 연봉을 받게 된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아이를 낳지 않고 일을 계속했을 때 기대 소득도 높다는 것인데 굳이 아이를 낳을 필요가 있을까?
또 아이를 낳은 직원이 육아휴직을 썼을 때 나머지 직원들이 업무를 백업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나 또한 직원 수가 적은 소규모 회사에 다니면서 이런 문제를 경험했다. 나 혼자 거의 두 사람분의 일을 해야 하니 매일이 야근이었다. 매일 같이 야근하고 체력이 모자라게 되니 그 직원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미운 마음이 올라오더라.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쉼 없이 인력을 갈아 넣어야 돌아가는 업무 환경에 있었을 텐데.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은 회사에서 인력 충원을 해주는 것이지만, 그렇게 되면 육아휴직을 쓴 직원이 돌아왔을 때 충원된 인력을 잘라야 할 수도 있으니 그것도 문제다. 육아휴직을 쓰는 직원이 본인의 업무 공백을 줄일 수 있도록 준비가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한 직종도 있으니 그것도 문제다. 결국 해답은 유연 근무제와 재택근무가 아닐까? 배우자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나눠서 분담할 수 있도록 업무 시간을 유연하게 하고 집에서도 할 수 있을 만한 업무는 집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면 아이를 키우면서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출산과 육아를 여성만의 문제로 다루는 것에서 벗어나 남성을 비롯한 사회 전체가 책임을 분담하고 제도를 개선한다면 출산율 또한 올라가지 않을까.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내용은 내가 겪었거나 혹은 주위의 여성이 겪었던 일들에 대한 얘기였다. 피부로 느껴온 문제들에 대한 저자와 다른 여성들의 시각을 볼 수 있어 너무나 기뻤다. 마치 나보다 사회를 먼저 겪은 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현실적으로 지금 여성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토크인 만큼 그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와닿았고, 한편으로는 이런 고민을 하는 게 나뿐만이 아니며 이런 일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앞으로 내가 살아갈 한국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도 들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선택을 하고 일, 관계, 사회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1213dabin'님은?
해뜨기 직전 새벽에 따뜻한 차 한 잔과 책 읽기를 즐기는 블로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