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8일 오늘의 책
스테파노 만쿠소, 알레산드라 비올라 | 행성B 이오스 | 2016.05
분류 : 자연과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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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식물이 과연 벙어리, 붙박이 가구 같은 생물일까? 우리는 식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찰스 다윈 이후 가장 열정적이고 웅변적으로 식물을 옹호하고 있는 세계적인 식물생리학자 스테파노 만쿠소 박?사는 과학작가 알레산드라 비올라와 함께 《매혹하는 식물의 뇌》라는 탄탄한 과학적 근거를 지닌 과학저술로써 우리의 오랜 편견과 오해에 반대 증거를 제시한다. 최고의 과학저술이 늘 그렇듯 이 책은 강력한 상상력의 결과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세상을...
책을 펼치며 문득 식물이 되고 싶었던 여자 이야기가 생각났다. 모든 것을 거부하고 자연이 되고자 했던 『채식주의자』의 여자. 『채식주의자』는 큰 상을 받았고 그 후 많은 이들이 책을 읽었다. 상처와 분노, 절망 속에서 여자가 선택한 일, 쏟아지는 햇볕 아래서 가슴을 열어젖히는 일,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서 뿌리가 내려지길 기다리는 일, 기어코 식물이 되어간 일.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이 아름다웠다. 거칠게 조각된 목판화를 보듯 읽었다.
뜬금없지만 나는 『매혹하는 식물의 뇌』를 말하기 위해 『채식주의자』를 끌어왔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단단하게 보호되고 있는 동물의 뇌는 무슨 일을 할까. 내 신체의 윗부분은 지금 수없이 많은 신경 물질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반짝이고 있다. 한순간의 공격으로 박살이 난다면 어떤 연상도 사고도 더 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면 식물인간이 되어 연명하게 되겠지. 『채식주의자』의 영혜는 왜 이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까. 식물이 되고자 했다면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을 텐데. 위험 부담이 컸던 탓일까. 충격이 조금만 세도 식물 인간이 되기 전 동물로 죽음을 맞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
이 책의 첫머리에 '식물인간'이라는 말이 식물에게 얼마나 모욕적인 말인지 나온다. 식물은 어쩌면 가장 진화한 생명체일 수도 있다. 발달한 감각기관과 생명 장치는 일부가 훼손당한다 해도 다시 치유되고 세포가 확산된다. 식물은 재생되고 번성하는 힘을 갖고 있다. 지구의 식량이기도 하며 산소와 에너지를 내는 존재다. 식물의 가치를 때로 과하게 칭송하는 것은 아닌가 싶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취급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부족해지는 지구의 현실에 식물에 대한 문제 제기는 마지막 보루처럼 남겨질 테다.
식물은 완벽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디자인이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완벽한 생태계의 디자인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눈치채지 못하고 현혹되지 않게끔 생물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식물은 완벽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생각만큼 다각적으로 연구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지적이 이 이야기의 동기가 아닐까.
『매혹하는 식물의 뇌』는 딱딱하지 않은 문체와 간결하게 서술되는 이야기로 술술 읽혔다. 식물을 주제로 찬반의 격론이 일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채식주의자』에서 식물이 되고 싶었던 여자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며 아무것도 아닌, 죽었으나 절대 죽지 않는 존재로서의 식물을. 가장 완벽한 자유를 품은, 공생과 영생의 경계를 서성이는 식물의 비밀을.
책 읽는 벌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