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8일 오늘의 책
서태영 | 모멘토 | 2007.02
분류 : 사회/정치/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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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요즘 ‘긴급조치 판결 판사’로 거명되고 있는 주요 인물들, 변호사 시절의 노무현 대통령, 창백한 인텔리 문광부 장관 김명곤, 교보문고 대표이사 권경현 등 많은 사람이 속살 깊은 일화 가운데 등장한?다. 법률 상품의 대형마트인 법률회사들, 재판과 판결 뒤의 제도적ㆍ인간적인 속내,‘고통대행업자’인 변호사로서 그가 맞닥뜨린 사람들(그중엔 ‘소송 중독자’도 있다)에 관한 이야기에서 읽는 이는 법과 인간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더...
도서 <디케의 눈>은 검사출신의 변호사가 느낀 법의 풍경을 쓴 책이라면 <피고인에게 술을 먹여라>는 판사 출신의 변호사가 쓴 법조계의 풍경과 자신의 성장에 대한 일종의 회고록을 함께 쓴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서태영 변호사 역시 판사로 일하면서 판사직에 대한 잘못된 인사 관행에 "인사유감"이라는 짧은 글을 법조 신문에 게제하면서 본인 역시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한 인물이고 자신이 담당한 시국사건 판결에서 권력의 눈치를 보며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정의에 입각해서 판결을 해 오신 분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책 제목의 <피고인에게 술을 먹여라>라는 의미는 본문 79페이지에 나오는데 재판을 하다보면 범행 내용에 비추어 지나치게 형이 높아서 부당하게 느껴질 때 재판부가 나서서 피고인에게 범행 전에 술을 먹지 않았느냐고 넌지시 묻게 되는데 이는 피고인을 배려하여 술을 마셔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경우 감경을 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게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피고인에게 술을 먹인다'라는 표현이 바로 피고인의 배려를 위한 측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피고인들은 눈치 없이 이 질문에 재판부가 더 나쁘게 볼까 봐 죽어도 술은 안 마셨다고 우기는 사례가 있다고 많다고 한다.
이 외에도 책에는 서태영 변호사가 판사직을 수행할 때 만난 변호사 시절의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와, 부산대생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부림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압력을 받아 사표를 쓴 서석구 판사 이야기, 학생들에 관한 사건에서 "현재(박정희 유신 시절)의 정치가 독재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다."라 판시하여 또한 압력으로 사표를 낸 이영구 부장판사 이야기, 노조운동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발언으로 노조원들에 의해 명예훼손을 당한 서강대 박홍 전총장의 이야기(박신부는 법정에서 본인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나 여러 자료에 의해 이 발언이 사실이라고 밝혀짐에 따라 위자료까지 벌금으로 냈다고 한다.) 등 여러 사실적인 사건들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다.
이 외에도 책에는 재판부에 대한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쓴소리도 많이 하는데 법조계 인사들의 지역유지 또는 법조브로커의 유착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청탁의 문제,권위적인 판사들의 피고인들에 대한 서슴없는 반말 문화, 재판부의 수직적인 조직문화 등 법조계에 아픈 소리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 그리고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의 인정 기준, 즉 어느 정도의 증거가 있어야 책임을 인정하는지의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 이책을 알 수 있었다. 즉, "(유죄인지가)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이 형사소송의 대원칙으로 있으며 이에 따라 굳이 수치로 표현하면 형사소송의 경우 80% 이상 유죄라고 보아야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데 비해 민사소송의 경우 51%만으로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예로 미국의 영화배우 O.J 심슨의 경우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서태영 변호사가 말하는 법조계의 풍경의 7.80년대 꽤 오래전의 풍경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글이 외부에 풍기는 느낌이 과거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사법시험 검정 자격을 법대 졸업생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책 전체적으로 보아서 재판부 입장에서의 법조계의 풍경을 엿볼 수 있어 흥미가 가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판사들이 관점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불의한 독재 정권에 대해 판결로서 항의하는 판사도 있는 반면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도한 대통령 간접선거 헌법개정안을 잘된 것이라고 말한 판사나, 전두환 대통령을 장군님이고 호칭하며 꼬리치는 판사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재판은 재판관의 사회에 대한 관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겠구나 느꼈고 법은 실정법에 대한 재판관(또는 배심원)의 자기 해석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본인의 회고록과 법과 재판에 관한 본인의 짧은 단상을 혼합한 내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만 이틀만에 이 책을 다 읽었으니 가볍고 재미있게 법을 볼 수 있는, 법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짬짬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끝으로 서태영 변호사를 유명하게 만든, 본인을 지방법원으로 좌천하게 만든" 인사유감"이라는 글을 그대로 옮겨 본다.
인사 유감
공무원에게 인사는 성취의 기쁨 또는 새 일터, 새 동료, 새 일거리에의 기대감을 줄 수도 있고, 이사를 하게 되거나 아니면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데서 오는 괴로움의 근원일 수도 있다. 어떻든 인사는 당사자에게든 구경꾼에게든 간에 자칫 따분 할 수도 있는 틀에 박힌 생활에 자극제가 된다.
그런데 인사는 한정된 인원을 한정된 자리에 옮겨 놓은 작업이기에 한쪽의 기쁨이 다른 한쪽에 분함과 섭섭함을 가져다 주기 십상이고 바로 여기에서 인사권자의 고민이 시작되고 끝난다 하여 크게 잘못된 말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 법원의 인사는 고래로 일정 원칙 아래서 예견 기능성과 생활적 안정성을 지녀 왔다고 믿어지지만 그래도 때로 軍 인사를 흉내 낸 듯 장군을 이등병으로 강등하는 것과 비슷한 꼴의 인사나 아직 움직일 때도 안된 사람을 이른바 유배지로 몰아세우는, 사람에 맞추어 원칙을 세우는 인사가 없다 할 수 없다.
이를테면, 前 二者는 인사를 헌법상 보장된 바 없는 법관에 대한 처벌의 도구로 쓰는 셈인데 문책 인사가 있을 수 있음을 시인치 아니할 수 없으나 만일 그 문책의 원인된 사실이 비난 가능성이 없는, 예컨대 법관의 소신에 기한 재판이라고 할 때는 그런 인사는 사법부의 自傷 행위요 非人事에 다름 아닌 것이다.
요사이 남북통일에의 한 가닥 기대가 생기는 마당인데 정말 그날이 오면 부산지방법원에서 회령지원으로 발령이 나면 어쩌나 하는 쓰잘 데 없는 걱정이 되니 우리도 서독처럼 평생 옮겨 다니지 않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본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바람자유'님은?
자유인이고 싶은, 아들 한준이와 영원한 동반자 순애씨를 사랑하는, 삶의 해방에 관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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