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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2012년 8월 27일 오늘의 책

의자놀이

공지영 | 휴머니스트 | 2012.08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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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대한민국에서 영향력 있는 대표 작가 중 한 명이자 통권 1,0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 그가 생애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의자놀이》를 선보인다. 잘나가는 소설가가 왜 쌍용차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며, 내내 울분을 토하면서 글을 써 내려갈 수밖에 없었을까. 작가 공지영은 “또 다른 도가니”인 쌍용차 사태를 알려야 한다는, 더는 이런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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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극은 소설이 아니다!

 

눈을 의심했다. 저게 사람이 맞는가, 저게 사람이 한 짓이 맞는가, 저게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짓이 맞는가. 5・18기념 공원에서였다. 어마어마한 둔기에라도 맞은 듯, 끔찍하게 훼손되어 있던 사람, 눈을 감지도 뜨지도 못한 채 그저 말을 잃고 서 있던 나를, 자꾸만 그때 그 자리로 불어다 놓던, 그렇게 존재를, 그리고 진실을, 알리고 있던 한 장의 사진을 기억한다.

 

기억한다.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보다 공지영은, 그때를, 그리고 그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지금을 떠올린다.

 

“어디선가 많이 본 영상이었다. (…) 컨테이너에서 내린 특공대들이 방패와 테이저건, 그리고 몽둥이를 들고 지붕 위의 노동자들을 몰고 있었다. 잡힌 노동자는 새까맣게 몰려든 특공대에게 둘러싸여 밟히고 방패로 찍혔다. 특공대는 실신한 노동자의 헬멧을 벗기고 다시 때렸다. 노동자는 기다란 벌레처럼 쭉 뻗어 있었는데 어디선가 달려온 경찰이 달려온 그 힘으로 그를 또 밟았다. 그 1분도 되지 않는 영상. (…) 나는 내가 왜 그것을 잘 기억하는지 안다. 내 삶을 영원히 바꾸어놓았던 광주의 무자비한 군홧발과 폭력, 한 번 보고 끝내 잊을 수 없었던 영상과 그것은 아주 닮아 있었다.” (45쪽)

 

광주에서 용산 그리고 쌍용자동차 사태까지, 그 세 개의 장면은 무섭도록 닮아 있다. 그 모두가 삶을 위해 거리로 나선 게 그렇고, 국가의 폭력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린 게 그렇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그저 남의 일로 치부되어버린다는 게 그렇다. 그러나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 태도는 이 장면들 앞에서, 더 이상 개그일 수 없는데, 방관자의 방패였던 ‘무지’가 사실은, 쓰러져 있던 그들을 다시 한 번 찌르는 ‘무기’였음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의자놀이》는 그 무지에서 안온하게 머무르던 작가 공지영의 고백서다. 그 의미를 아프게 알아차린 후, 쌍용자동차 사태의 전모를 파헤쳐나간 양심의 기록서다. 그리고 그 진실 안에서, 노동자들끼리 생존을 건 싸움을 붙이는, 자본의 악랄하고 잔혹한 의자놀이의 현장을 목격한 증인의 진술서이기도 하다. 사람 수보다 적은 의자를 놓고 빙글빙글 돌다 누군가의 구령에 따라 먼저 의자를 차지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의자놀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숨을 건 게임에 동참해 빙글빙글 의자 옆을 어지럽게 돌다, 망연히 ‘삶의 끈을 놓’아 버린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해고당한다고 다 죽는냐, 그렇지 않습니다. 죽을 만큼 힘들 수는 있지만, 실제로 목숨을 끊을 만큼은 아닌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쌍용자동차 2,600여 명 해고자 중에 지금까지 20명이 죽었어요. 이건 굉장히 다른 경우인데……. 그것의 핵심은 전쟁과 거의 동일한, 아주 무자비한 폭력 진압이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사람들이 목숨을 잃어버린 것이지요. 그 파급 효과로 인해서요.”

 

“내가 그들의 죽음에 (누군들 아닐까마는) 광의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리고 실은 내가 오래도록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는, 그래도, 그러니까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47-48쪽)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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