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7일 오늘의 책
하완 | 웅진지식하우스 | 2018.04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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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배신하고, 인생에 사사건건 고나리질하는 현실 열심히 ‘내’ 인생을 살기 위해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한 남자의 인생을 건 본격 야매 득도 에세이 우리는 태어난 이상 열심히 살아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좋은 직장에 가야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비소로 진정한 어른이 된다. 보험과 저축, 적금, 집, 차 등도 이 나이가 되면 이 정도는 챙겨야 한다. 과연 이런 인생 매뉴얼은 누가,...
“‘청년’을 넣고 네이버 검색을 해봤습니다. 연관 검색어 1위가 ‘알바’일거라고 추정했는데 ‘글자 수 세기’였습니다. 회사에 지원하는데 1000자 이내로 쓰라고 해서였습니다. 청년하면 떠오르는 게 젊음, 정열, 사랑, 욕망 아닌 그런 모습으로 살게 하면 안 됩니다.”
이는 재작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중 은수미 의원이 했던 발언이다. 이 책을 덮기도 전에 문득 이 발언이 떠올랐다.
‘나는 여태껏, 다수의 청년이 노력한 것에 비해 따라와 주지 않을 현실을 알면서도 부정해왔다. 출발선은 같지만, 부모님 덕을 보고 나아가는 청년과 부모님을 모시고 가야 하는 청년의 속도 차이를 이해하고 싶지 않았고, 어쩌면 부모님의 노력 전부가 담겨 있을지 모를 본인의 인생을 수저 따위에 비교해 너는 어떻냐, 나는 어떻다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었다. 나는 나쁜 현실을 보지 않겠다고 그저 나쁜 비유를 까기 바빴던 사람이었다. 난 더 나쁜 것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우리가 불쌍했다.’
당시 그 토론을 보고 적었던 글이다. 이제 나는 나를 불쌍하다고 여기고 살 것이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렇게 믿었던 것 같다.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2년 전과 같은 이유로, 소위 말하는 ‘수저 계급론’을 싫어한다. 그리고 나를 불쌍하다고 여기지도 못한다.”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저 문장의 문제는, ‘여전히’도, ‘싫어한다’도 아닌 ‘그리고’와 ‘나’라는 것을. “‘그래서’ ‘나’ 조차도 불쌍하다고 여기지 못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수저 계급론은 요즘 나온 단어지만, 이런 불평등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30년 전에도 이런 일들은 늘 있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을 뿐. 그걸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스스로 무너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58쪽)
‘변화하기 위해서는 내뱉어야 한다’라는 의미의 말을 수천 번은 더 하고 다녔으면서, 왜 이런 일에 내뱉는 건 부정적으로 바라보았을까? 무너질 것 같아서? 결국, 나도 노력 때문이었다. 부모님의 노력을 무시하는 게 싫어서였다. 청년들이 노력한 것에 비해 따라와 주지 않는 현실은 인정해도, 부모님이 나를 위해 헌신한 세월의 노력을 수저 따위로 비교한다는 건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야, 그 모든 것은 노력이라는 것 하나로 이해할 수 없었다는 걸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았다. 적어도 청년들을 불쌍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가졌어야만 했다. 그래야 나도 나 자신을 가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 간추려져 있는 작가의 인생과 새로운 가치관을 보며, 이렇게 내 경험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작가는 열정과 노력을 강요하고 이를 미덕이라 여기는 사회에 대한 부담을 덜어버리라고 말한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당연하다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변화는 언제나 쉽지 않을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을 찾아 정처 없이 헤매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다시 한번 방향을 잡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nIHILs'님은?
랫스 -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니 문학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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