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6일 오늘의 책
한병철 | 문학과지성사 | 2017.02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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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가 존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같은 것의 테러만이 작동한다.” 모든 것을 획일화하고 대체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내는 세계적인 것의 폭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 [책 소개] “우리는 지금 같은 것의 지옥을 살아가고 있다!” 세계화에서 테러리즘, 진정성, 환대의 문제까지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 한병철의 냉철한 사회 분석 『피로사회』 『투명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신작 『타자의 추방』이 출간되었다. 전작 『피로사회...
어둠 속에 또 다른 그늘이 드리워진 것처럼 다소 무겁고 진중한 내용이었다. 한병철의 책을 처음 읽어보았다.
자본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인 이 시대를 신자유주의라 한다. 다양한 타자들이 존재하는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자본과 그에 따른 권력이 지배하는 세계가 되었다. 이 세계는 SNS 상에 올라오는 여러 게시물에 ‘좋아요’ 클릭에 같은 것의, 동질성의 강요된 세상인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같음을 강요받은 획일화된 인간들은 언제나 자신과 똑같은 존재만을 확인하며 의미와 성찰을 잃은 에고가 된다.
여러 같은 인간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들은 생산체제와 사회구조 체제에 맞추어 스스로 최적화 시키려한다. 남들에게 밀리거나 뒤쳐질 듯한 불안한 심리 상태에 갇혀 있고, 이러한 요소가 팽배한 불안사회가 결국 생산성을 높인다고 한다. 더 나아가 불안은 다양한 혐오를 낳는다. 한국사회만 보더라도 외국인에 대한 혐오, 여성에 대한 혐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등 상대적으로 강한 집단이나 개인들이 보여주는 이 혐오의 현상은 내재된 불안의 투사로 볼 수 있다.
‘좋아요’를 클릭하며 스스로 ‘같음’을 인정하며 개인에게 타자를 추방했던 이 사회에서 저자는 타자에 대해 인식함으로서 자신을 인식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한 타자들을 ‘환대’하는 것이 문명사회의 척도로 보았고, 타자에 대한 연결 매체로 예술과 철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예술과 철학은 새로운 것, 낮선 것에 대한 도전으로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을 제시하면서 획일화된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고와 평가, 비판을 할 수 있게 된다. SNS에서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기 바쁘다. 끊임없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세상 속에 저자는 타자에 언어를 경청하여 그 속에서 자신 내면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길 권하고 있다. 큰 흐름의 내용을 요약해 보았다.
책 내용이 짧고 강한 어휘들로 되어 있어 120페이지를 읽는데 다소 시간이 좀 걸린다. 두 번 읽어서야 뭔가 손에 잡힐 듯 말 듯 했다.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는 형님한테 이 책에 대해 물었더니 철학자들이 쓴 책들은 단어도 좀 어려운 것을 선택하고, 단정적인 어휘들이 좀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랬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밀려오는 불편함이 그것이었다. 단정 짓는 그 문체.
***은 ***다. 마치 자신의 생각과 말이 진실이요, 진리라고 하는 것처럼 뭔가 글 속에 생각을 강요하는 듯했다. 『인생의 발견』의 저자 시어도어 젤딘의 글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 왜 철학자들은 그렇게 글을 써야만 하는 걸까? 『타자의 추방』 책 뒷면에는 이 책에 대한 추천사 중 ‘모든 것을 획일화하고 대체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내는 세계적인 것의 폭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 이라는 극찬이 있는데, 글들이 강력하긴 강력하다. 자칫 삐딱하게 거부감이 들 정도니깐 말이다 페이스북 이용자인 한사람으로서 저자의 아래의 글은 공감하기가 좀 어렵다.
페이스북에서는 우리 모두와 상관이 있고, 우리 모두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문제들이 거론되지 않는다. 여기서 전송되는 것은 무엇보다 광고들이다. 어떤 토론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오로지 송신자를 알리는 데만 기여할 뿐인 광고들 말이다. 타인에게는 걱정과 고통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좋아요의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오로지 우리 자신이나 우리와 같은 사람들만 만난다. 여기서는 어떠한 담론도 가능하지 않다. 정치적 공간이란 그 안에서 내가 타인들을 만나고, 타인들과 이야기하고, 타인들을 경청하는 공간이다. (115쪽)
페이스북에서 때로는 자신의 일상을 알리기도 하고, 지인들, 또는 새로운 인간관계의 친구들 소식에 공감을 표현하고 댓글로 자신의 생각을 적기도 하면서, 어떤 경우에는 댓글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그 속에서 저자의 말처럼 ‘같은 사람들만 만난다’고 했는데, 과연 그러할까? 불편해도 친구로 설정해놓고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리고 광고에 대한 글도 그렇다. 어떤 이들은 페이스북을 타인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 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을 너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글로 조금은 심기가 불편해진 것도 있다. 그것은 저자의 생각이 문제가 아니라 글로 표현하는 방법상의 문제인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방식인데. 위의 저 글에서는 그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두께가 얇은 책을 읽고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게 만드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일까.
타자의 추방은 충만함의 비만한 공허를 낳는다. 같은 것이 질주하는 정지 상태를 초래하는 과잉가시성, 과잉소통, 과잉생산, 과잉소비는 외설적이다. “같은 것을 같은 것과 연결하는 것”은 외설적이다. 이에 반해 유혹은 “같은 것에서 같은 것을 떼어놓는 것”, 그것이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는 능력이다. 유혹의 주체는 타자다. 유혹의 양태는 성과와 생산에 대립되는 양태로서의 유희다. 오늘날에는 유희조차 생산 형태로 바뀌고 말았다. 노동이 게임화 되는 것이다. (17쪽)
자신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외국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로 바뀐다. 자신에 대한 걱정은 외국인에 대한 증오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증오로도 표현된다. 두려움의 사회와 증오의 사회는 서로가 서로의 조건이다. (25쪽)
세계적인 것의 폭력은 “바이러스에 의한 폭력, 네트워크와 가상적인 것의 폭력”이다. 가상성은 바이러스와 같다. 이렇게 네트워크화르 면역 모델로 서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면역성은 정보와 소통의 순환을 억제한다. ‘좋아요’는 면역 반응이 아니다. 긍정성의 폭력으로서의 세계적인 것의 폭력은 탈면역적이다. (27쪽)
모든 부정성의 제거가 오늘날 사회의 특징이다. 소통 또한 매끄러워져서 서로 만족감을 교환하는 행위가 된다. 슬픔처럼 부정적인 감정에는 어떤 언어도, 어떤 표현도 제공되지 않는다. 타인으로 인한 상처의 모든 형태가 회피된다. 그러나 이는 자기상해로 부활한다. 타자의 부정성을 추방하면 자기파괴의 과정이 초래된다는 일반적인 논리의 정당성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41쪽)
오늘날에는 새로운 형태의 소외가 생기고 있다. 그것은 더 이상 세계나 노동으로부터의 소외가 아니라, 파괴적인 자기소외, 즉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다. 이 자기소외는 다름 아닌 자기최적화 및 자기실현과 더불어 생겨난다. 성과주체가 자신을, 예컨대 자신의 몸을 최적화해야 할 기능적 객체로 지각하는 순간, 이 주체는 자신으로부터 서서히 소외된다. 부정성이 없기 때문에 이 자기소외는 의식되지도 않은 채 진행된다. (62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책 자유인 간서치'님은?
블로그한국화를 그리는 화가이며, 일상속에서 틈틈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하려고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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