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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세상

2010년 4월 26일 오늘의 책

불확실한 세상

박성민 외 | 사이언스북스 | 2010.04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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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난 2009년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현대 사회를 좌우할 열쇳말로‘불확실성(uncertainty)’을 꼽았다. 2008년 국제 금융 위기의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경제 위기가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2010년 현재 세계 경제는 금융 위기에서 빠져 나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는 OECD 국가들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금융 위기를 일으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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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상상력으로 대안을 꿈꾸다


사람들은 누구나 확실한 것(certainty)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든 연애를 하는 청춘 남녀이든,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든 국가를 이끌어가는 위정자이든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가지길 선호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런 확실성을 갖추기 위해 시험에 자주 나올만한 문제들, 연인의 성격과 취향, 향후 고객들의 니즈와 효용, 민족이나 국가 구성원들의 정체성이나 각종 경제적 지표들을 포함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수고와 비용을 지출하면서 서로가 경쟁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렇게 확실성에 집착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한 간단명료할 것이다. 다름 아닌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가 가져오는 막연한 불안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불확실한 미래는 우리 스스로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있는 영역인 만큼 그에 대한 불안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류는 아프리카의 드넓은 대초원(당시에는 사바나성 기후가 대세였다)에서 지금의 각 대륙으로 이동하였고, 농업혁명이라는 회기적인 발명으로 수렵채집의 노마드적인 문명에서 한곳에 정착하는 혁신을 이루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농업혁명은 인류의 먹거리와 더불어 기초적인 경제활동에서 많은 진보를 가져올 수 있게 했다. 이는 다름 아닌 수렵채집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업이라는 정해진 수순에 따른 회득의 산물들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일 것이다.

정확히 모월 모일에 파종을 하고 언제 김매기를 하면 풍요로운 먹거리를 수확할 수 있는지 알게 된 것은 막연한 감으로 먹거리를 찾아 해매였던 수렵시대보다는 확실성의 측면에서 우리 인류를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의 편안한 상태로 이끌었다. 하지만 인류는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겪으면서 이러한 확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조금씩 키워 오게 되었고, 급기야 글로벌시대와 디지털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 속에서 이제 그 동안 남아 있었던 확실성의 개념은 완전히 사라지고 한치 앞도 예측 할 수 없는 불확실성(uncertainty)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흔히 대한민국 정치권을 풍자하는 말인 안개정국이라는 표현처럼 우리의 앞은 가시거리가 극도로 불투명해진 안개 속에 내던져 있는 것이다.

<불확실한 세상>은 이렇듯이 예측 불가능한 지금의 시대와 향후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각계의 지성인들이 반성하고 토론하면서 불확실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통찰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을 통해서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차라리 이 책을 손에 들지 말라고 하고 싶다. 즉 저자들은 이 책에서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된 배경을 고찰 함으로써 향후 미래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낮추어보자는 견지에서 토론의 대상 폭을 정하는 것이지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무엇 때문에 대안 없는 과제를 접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정치, 경제, 문화, 종교, 과학이라는 인간활동의 큰 테두리 안에서 그 동안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확실성에 대한 자부심을 스스로 키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처럼 그 동안 우리는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마련하거나, 적어도 불확실성은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제도적 방안과 의식적인 사조들을 탄생시켰지만 결국은 불확실성의 크기와 깊이만을 증폭시킨 자가당착에 빠져있었던 것일 뿐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결국 개미가 뫼비우스띠를 따라 끊임없이 제자리를 걷듯이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또 다른 난관에 부딪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이는 불확실성 아니 정확히 확실성에 대한 수많은 오판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편이 오히려 더 타당할 것이다. 그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자칫 이러한 논조가 다시금 종교로 회귀하자는 퇴보적인 의식이나 자포자기적인 자괴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저자들의 공통된 주장은 다름 아닌 가까운 곳에 있다. 그것도 가장 확실한 자료들, 즉 우리가 겪어왔던 지난 일들에 대한 상고와 재검토를 통해서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루트비히 비겐슈타인은 "확실성이란 새로운 대안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드는 닫힌 공간"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이 상징하는 의미에서 바로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시금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불확실성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대안이라는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할 것이다. 오래 전 우리 조상들이 불확실하고 불투명했던 수렵채집의 시대를 마감하고 농업혁명이라는 획기적인 대안을 찾았듯이 이 말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안전벨트의 역설"에서 알 수 있듯이 다가오는 미래는 확실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세상이며 브레이크를 밝기 전까지 앞의 像이 허상인지의 여부도 닥쳐봐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허상을 두려워하며 앞으로 나아가지 않은 것은 마지막 카드를 확인도 못하고 빈털터리로 일어서는 카드게임과도 같은 것이다. 지난날 우리들의 정치, 문화, 종교, 과학, 경제 등의 분야에서의 시행착오들이 결코 지나가는 일로만 인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확실성이라는 범주 내로 인식했던 시행착오들이 다가오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예방할 수 있는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이고, 우리는 이러한 논쟁들과 사조들을 활용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무엇보다도 냉철하고 자기반성적인 시각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지나온 시대에 우리가 가장 확실하다고 여겼던 진리와 가치관들이 과연 확실한 것이었나에 대한 고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미래의 불확실한 세상을 볼 수 있는 힘이 비로소 생길 수 있다는 극히 단순한 논지를 우리는 항상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기반성에서 우러나오고 축적된 자기테크놀러지가 결국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물잡이'님은?
모든 것에 미혹(迷惑)되지 않는 불혹의 뜻만큼 진실한 독서는 40부터라고 생각하기에 요즘 부쩍 책을 더 가까이 하게 되는것 같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느낄 수 없는 소통을 책과의 만남에서 찾고서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저 책을 읽어나갈 뿐이다. 행복이 동사이길 바라듯이 독서 또한 타인과의 소통행위로 인식하면서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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