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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2019년 4월 25일 오늘의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노지양 | 북라이프 | 2018.12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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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생이 함정입니다.” 한때는 방송 작가, 현재는 번역가, 미래는 작가? 포기하지 못해 한없이 초라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당신에게 딴짓과 후회 전문가 노지양이 전하는 실패와 반전의 랩소디 “포기하면 편하다지만 왠지 미련이 남는걸요.” 일과 삶 사이, 꿈과 현실 사이, 어제와 내일 사이… 경계에서 방황하는 인생에게 전하고 싶은 다정한 마음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 《헝거》를 비롯해 15년간 80여 권의 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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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생이 함정입니다

 

책 표지에 ‘14년 차 번역가 노지양의 마음 번역 에세이’라고 되어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번역 생활에 관한 에세이라고 생각(책 제목은 번역가의 삶과 그다지 관련이 없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 아마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였을 지도 모르겠다)해서 구매했다. 실제로 번역 생활 관련 내용도 있긴 하지만, 저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에세이였고, 공감이 가면서도 몇몇 부분에서는 상당히 민감한 타입인가 보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즉, 나와 약간 성향 차가 있어서 그리고 내 주변엔 없는 타입(물론 내가 모를 수도 있다)이라 좀 애매한 지점이 있기는 했지만, 위로나 힐링 에세이라기보다는 그저 편안히 저자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순간이 즐거운 에세이였다.

 

예전에는 방송작가였고, 지금은 14년 차 번역가인 노지양 작가가 머리로만 글을 쓰는 사람에게서 벗어나고자 쓰기 시작한 게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머리로만 글을 쓰는 사람. 이거 나 아닌가? 번역가의 삶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던 에세이가 첫 시작부터 틀어졌다는 것을 알고 아주 잠깐 실망했지만 저자가 자신을 정리한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꼭 나와 같았기 때문이다. 나도 글을 써보겠다고 끄적였지만 그 중 과연 몇 개나 끝, 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을는지. 심지어 저자는 나보다 더 타자의 반응에 민감한 것 같았다. 이리저리 휘둘리고 흔들리고. 그 과정은 사람의 차이에 따라 너무 과한 거 아닌가, 라는 지점이 분명 있었지만 그 과정을 극복하고 혹은 그저 받아들이며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특히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번역가인 저자가 마음에 드는 영어단어로 소주제를 잡고 이야기한다. 나는 영어를 좋아하지 않고 잘하지도 않아서 번번이 저자가 적어놓은 단어의 뜻을 곱씹기는 했지만, 에세이가 상당히 신선하단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된 느낌이라서 에세이가 맞아? 싶기도 했고, 저자의 우왕좌왕한 모습을 읽으면서 에세이의 편집이 주는 느낌과 정반대라서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앞서 번역가의 삶에 대한 혹은 생활에 대한 에세이는 아니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저자가 번역가이므로, 특히 출판 번역에 있어서 본인에게 가해지는 압박감이나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엄마로서의 저자와 번역가로써의 저자의 대립, 출판사와의 알력 다툼 내용도 생각보다 자세한 편이다. 편안하게 읽다가 그런 지점에서 눈을 반짝였는데 의외로 저자는 본인 번역에 자신감이 없는 듯 보였다. 이런저런 부정적인 뉘앙스의 이야기도 많고, 출판사와의 대립도 이런 일로 싸운단 말이야? 하면서 당황스러웠는데, 한편으론 알 수 없는 번역가의 뒷모습을 본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사실 내 직업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는데 남의 직업에 관심을 가져도 알 길 없는 부분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일러주는 기분이었다. 본인이 원한 건지 혹은 아닌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이 책에는 다양한 작품이 등장한다. 저자가 직접 번역한 작품도 있고 아닌 것들도 있는데 상당히 주옥같은 문장이 많아서 구매하고 싶은 책이 많이 늘어났다. 비록 문단이나 문장 정도지만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들으니 왜 이리 재미나 보이던지. 혹은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줄 작품이겠거니 하는 확신이 생겼다. 저자의 번역 책을 읽기는 한 것 같은데 확실히 번역가에 대해 관심이 많으면서 책을 번역한 이들에 대한 관심은 좀 덜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원래 책 제목이나 저자 이름은 잘 못 외우는 편이고 잘 매칭도 못 시키지만 번역가는 아예 기억도 못 하고 있었다. 가끔 영화 번역가는 기억하는데, 새삼 다시 내가 소장한 책들의 번역가 이름을 찾아보게 되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yeliny89'님은?
4월 3주 주간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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