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4일 오늘의 책
리처드윌킨스 | 후마니타스 | 2008.03
분류 : 사회/정치/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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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정부가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방치한다면, 가난한 사회구성원 일부를 기대 수명의 차이만큼 감금하거나 사형대에 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 1인당 국민소득이 6천 달러를 넘어 절대 빈곤 문제가 해결되고 중산층이 중요 사회집단으로 등장하면, 환경 이슈와 건강 이슈가 등장하게 된다. 1987년 당시 3,218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년간 6배 이상 성장했다. 그러는 사이 민주화도 절차적으로 공고화되었고 세계 ...
제목만 보아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직관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400페이지에 걸쳐 동 제목의 명제를 불평등에 관한 수많은 예시자료와 아이디어로 증명해냅니다. 계층화가 사회적 부의 증진과 효율성을 가져다주었을지는 몰라도 인간 개개인을 불행에 빠뜨리고 있으며 불행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책의 요지가 되겠습니다.
먼저 자본주의가 낳은 소득 불평등을 이야기합니다. 소득 불평등은 빈부의 격차를 말하는데 빈부 격차가 큰 사회일수록 열악한 수준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갖습니다. 높은 범죄율, 상호 불신, 적대감과 공동체 삶에 참여하지 않는 경향 등을 촉발시키는 것이지요. 일견 무관해 보이는 변수들이 모두 사회적 관계의 질이라는 근원적인 변수를 측정하는 다양한 척도로 활용됩니다. 소득 불평등은 갈등적 인간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사회적 관계를 부식시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인간의 건강을 악화시켜 빨리 죽게 만드는 심리사회적 위험요소들을 설명합니다. 심리사회적 위험요소로는 낮은 사회적 지위, 빈약한 사회적 관계, 그리고 초기 아동기의 경험을 꼽고 있습니다. 낮은 사회적 지위는 멸시, 열등, 통제, 종속감을 일으킵니다. 빈약한 사회 관계는 친구가 없고 사회적 연결망이 허술한 상태를 일컫지요. 초기 아동기의 경험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향후 삶에서 받을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프로그램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심리사회적 요인들은 인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며 스트레스는 건강을 간접적으로 악화시키지요.
재밌는 예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인류는 위험에 직면하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혈액을 응고시키는 피브리노겐을 분비합니다. 원숭이 개체에서 서열이 낮은 원숭이일수록 피브리노겐의 분비가 자주 발생하는데 피브리노겐은 혈액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심장병을 유발합니다. 인간에게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피브리노겐을 분비하는 것입니다. 이 역시 심장병을 일으키지요. 알다시피 원숭이는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원숭이를 공격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공격받은 원숭이는 자기보다 서열이 더 낮은 원숭이를 다시 공격합니다. 이런 폭력의 재생산 구조는 우리 사회와 비견될 만큼 흡사합니다.
또 다른 예시로 침팬지만큼 우리와 밀접한 종인 보노보 사회를 듭니다. 보노보는 평등하고 온화한 유인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노보는 갈등 완화와 친밀감 표현, 스트레스 상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폭력 대신 성적인 접촉을 활용합니다. 이성뿐만 아니라 동성 간 성접촉도 빈번히 이루어집니다. 적대적 감정에 대해 지배나 폭력의 행동 양식을 갖는 침팬지와는 정반대의, 친화의 전략을 구사하는 유인원입니다. 상반된 두 가지 유형의 유인원의 존재는 현 인류에게 선택 가능한 두 가지 행동 양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은 사회의 서열뿐만이 아닙니다. 빈부 격차, 사회적 지위, 사회적 관계와 이로부터 발생하는 열등감, 종속감 등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풀어내는 방법마저 우리는 경쟁적이고 폭력적인 지배의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불평등의 증가는 사회적 지위를 둘러싼 경쟁을 부추깁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과도한 소비에 집착하게 되지요. 자원 고갈, 환경오염은 이런 사회에서의 필연적 귀결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모두가 불행해지는 선택을 한 것이지요. 이런 굉장한 모순을 구조화하는 게 자본만이 자유를 얻은 바로 그 시장경제 사회이지요.
원인을 이해할 수 있으면 그 처방은 쉬이 이루어집니다. 자유liberty와 우애fraternity, 그리고 이 둘의 전제인 평등이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자유란 사회적 지위 격차와 종속, 열등감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우애는 사회적 관계의 질적 개선이며 사회적 연대, 상호 지지, 호의가 가능하다는 믿음입니다. 평등은 자유와 우애의 전제조건이 됩니다. 자유와 우애는 불평등으로부터 가장 심각하게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자유, 우애, 평등은 인류의 열망이며 지향해 온 이상입니다. 프랑스 대혁명에서 주장한 바도 이것이지요. 우선은 자유와 우애와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인류의 행복은 불평등의 해소로부터 출발합니다. 절대적 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산주의의 찬양은 더더욱 아닙니다. 시장경제가 낳은 부작용을 시정해 나가자는 것이지요. 시장경제 사회 안에서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평등을 점차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종업원 지주제와 협동조합 같은 실천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생산조직을 민주화함으로써 사회의 계층화를 완화시키자는 것이지요. 노동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노동의 주체임을 자각할 수 있으면서 생산효율도 높일 수 있기에, 시장경제 사회에서 시도해 볼 만한 좋은 대안이 되겠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시시프’님은?
책과 음악, 영화를 좋아합니다. 배울수록 자신의 하찮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더 배우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