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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가 되다

2021년 5월 24일 오늘의 책

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 김원영 | 사계절 | 2021.01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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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은 과학기술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서로 다른 신체와 감각, 기술과 환경이 결합해 재설계한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인간은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고, 공동체의 생존과 유지, 향상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자연히 과학기술은 더 나은 내일, 위험이나 질병에 덜 노출되고 불편이나 불가능을 최소화한 미래를 목표로 삼는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그리는 미래 역시 물리적 거리나 환경의 제약 없이,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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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토피아 시대에 장애를 바라보는 법

 

청각 장애인 SF 소설가 김초엽과 휠체어 타는 변호사 김원영이 짜임새 있는 합작을 냈다. 장애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는 ‘사이보그’들이다. 하지만 전공도, 성별도, 나이대도, 장애의 가시화 정도도 다르다. 이 책은 기술 유토피아 시대의 장애인의 삶과, 자유, 몸, 기술 같이 추상적인 개념을 매끈하게 엮어냈다.

 

 

‘정상성’은 비장애인 위주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작가들은 과학기술로 장애를 종식하려는 트랜스 휴머니즘을 촘촘하게 비판한다. 장애인을 빗댄 ‘사이보그’란 개념이 더 와 닿는다. 사이보그에게 필요한 것은 비 사이보그화나 그렇게 보이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김초엽 작가는 치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관점이 현실에서 장애인들이 지금보다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지워버린다고 말한다. 실질적으로 원활한 삶을 위해선 청인에 가까워지는 보청기보다 수어를 문자화하는 기술이, 걷기 위한 최첨단 기술보다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설치가 더 효과적인 대안이다. 과학기술은 비용에 대한 관점에서만 봐도 보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비장애인들의 시혜적인 편견에서 비롯된 감동 포르노에 대한 비판도 날카롭다.

 

 

“장애 역시 상대적인 개념이다. 장애학에서는 장애가 손상된 몸을 가진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손상과 상호 작용하는 사회 및 환경이 어떤 몸을 ‘장애화’하는 것이라 명제 내렸다. 장애를 결핍이라고 규정 지었기 때문에 비장애를 정상으로 본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인데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시각이었다. 신체적 불편감이 전혀 없는 인간, 특히 성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결핍이 장애로 명시되느냐에 따른 것으로 장애 역시 ‘정상성’ 만큼이나 뒤집힐 수 있는 개념이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어 ‘연립’으로의 움직임이 일어났으면 한다. 두 작가의 결이 다른 문체와 인사이트가 매끄럽게 다듬어져 중첩되는 묘미가 맛깔났다. 지식적인 소양과 인문학적 소양이 꼼꼼하게 쌓이는 동시에 기존의 낡은 것을 시원하게 무너뜨려 주었다. ‘사회가 정의 내린 비장애인’으로서 얼마나 충격적으로 무지했는지도 일깨워 주었다.

 

 

우리 모두는 장애를 포함한 마이너리티 개념에 이미 속해 있거나, 언제든 마이너리티가 될 수 있다. 돌보고, 돌봄을 받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기술이 아니라, 돌보는 일을 돕고 돌봄을 받는 사람이 더 잘 돌봄을 받도록 돕는 기술을 생각할 시점이다.

 

 

이번 책을 소개해주신 '펜벗 12기 나늉'님은?
어떤 글은 아로새겨집니다. 말의 무게를 잊지 않기 위해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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