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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와 같은 말

2017년 10월 24일 오늘의 책

그 개와 같은 말

임현 | 현대문학 | 2017.10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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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가능한 세계 미래를 본다고 믿는 주인공 아홉 살 소년과 그를 지켜보는 엄마는 늘 불안하다. 소년이 말하는 미래라는 것이 모조리 비극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테러리스트로서의 미래와 끔찍한 사고, 엄마의 죽음 등 일어날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 사이에서 벌어지는 촌극들. 고두叩頭 여고의 윤리 선생님으로 갓 부임한 젊은 교사 시절의 ‘나’는 안 좋은 소문이 돌던 제자 ‘연주’가 실은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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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선(善)'은


저는 단편소설집을 읽는 것을 좀 어려워합니다. 분량은 장편소설보다 훨씬 적은데 어쩐지 읽는 데 품은 훨씬 더 드는 것 같거든요. 단편소설 특유의 넘치는 은유와 상징으로 인한 난해함에, 단편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몇몇 소재들에 대한 불편함까지. 단편집 『그 개와 같은 말』을 받아들고 솔직히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 소설집도 많이 어렵고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단편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난해함과 불편함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어렵고 불편했습니다.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선함의 기준은 무엇인가, 선한 행동에 어떤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이를 선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고 그렇기에 결국은 자기만족이 아닌가, 등의 수많은 질문을 독자로 하여금 던지게 하는 작품이었거든요.

특히 「고두」라는 작품은 좀 특별한 의미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도덕과 윤리의 가치에 대해서 가르치는 윤리 교사가 등장하는데, 그는 모든 이타적인 행동에는 어떤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한 제자가 자기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는데 누군가를 도왔다면 이는 순수한 선의지가 아니겠느냐고 반박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행동마저도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기에 순수한 선의지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자기만족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궤변에 가까운 말들에 저는 어쩐지 수긍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그의 제자처럼 그의 말을 반박해 보려 했으나, 생각해볼수록 그의 논리가 불편한 세상의 진리에 가까운 건 아닐까 싶어서 내내 불편하고 씁쓸했습니다.

「좋은 사람」, 「그 개와 같은 말」 등 수록작들은 「고두」와 같이 불편한 메시지를 안고 서사를 전개합니다. "나는 혹시 남의 불행을 보며 안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무슨 '개와 같은' 말이냐고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마음을 먹어봤을 겁니다. 지하철역에서 노숙자를 만났을 때나, 몸이 불편함에도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선 사람들을 조우했을 때, 텔레비전 뉴스에서 큰 사고나 재난을 겪은 이들을 봤을 때, 그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불행한 삶과 자신의 삶을 격리하며 안도하는 마음을 먹었던 순간이 분명 있었다는 것을, 저는 솔직히 부정하지 못하겠습니다. 

분명히 존재하나 결코 꺼내어 드러내놓고 생각하며 인지하고 싶지 않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어떤 불편한 진실들에 관한 의문들이, 인물들의 대화 속에 아무렇지 않은 듯 툭툭 튀어나옵니다. 분명 10개의 단편이 모인 단편집인데 묘하게 모든 작품에는 이런 비슷한 명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머릿속을 산란하게 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전 그냥 저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무리 남을 의식했건, 자기만족에서건 선한 행동은 선한 행동 그 자체로서 좋은 거 아닐까요? ‘어차피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다’, ‘남을 돕는 행동 역시 불순한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 ‘세상에 오롯이 순수한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건 너무 슬플 것 같습니다. 가타부타 따지기보다 ‘내 앞에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나서서 돕는다, 그것이 곧 선이다’ 저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책읽는뇨자'님은?

‘무엇을’ 읽느냐 보다는 ‘어떻게’ 읽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핑계로 소설만을 주로 읽는, 저 스스로는 떳떳한 편독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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