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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2016년 5월 23일 오늘의 책

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런드 러셀 | 사회평론 | 2005.04

분류 : 인문/교양/철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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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산업사회가 낳은 인간의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러셀의 대표적 에세이로 70여 년의 시간차를 뛰어넘는 통찰과 예지가 돋보인다. 러셀의 저작 중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 책에서 러셀은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과 달리 인간의 진정한 자유와 주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오히려 여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러셀의 역설적인 주장이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우리의 어제’가 아니라 ‘우리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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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피울 권리


세상은 보이지 않는 전쟁터다.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취직을 해도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다. ‘철밥통’은 사라진 지 오래고 대기업 사원들도 명예 퇴직과 권고 사직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총알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니 앞만 보고 미친 듯이 질주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현실이다. 그러니 늘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남들보다 언제나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급기야 사람들은 ‘일하는 기계’가 되기를 자처한다. 1년 365일 24시간, ‘일’에 모든 것을 바친다. 진정한 ‘나’는 사라지고, ‘일’을 제외한 인생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알 수 없는 공허함과 헛헛함을 느끼면서도 쳇바퀴에서 내려오지 못한다.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일까,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일까? 어떠한 삶이 더 행복할까?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세기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해지려면 게을러져라”고 했다. 그의 말에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냐며 비웃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언제나 성실하고 열심히 일(또는 공부)해야 하고,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게으름은 나쁜 것, 경계해야 하는 행위며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 배웠다. 이러한 게으름에 대한 해석은 과연 옳은 걸까? 게으름이 나쁘다는 인식은 ‘이익과 실용성을 동반하지 않는 행위는 불필요하다’라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이익을 가져오는 것만이 바람직한 행위라는 관념이 모든 것을 뒤바꿔 버렸다......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돈을 버는 것은 선이고 돈을 쓰는 것은 악이란 얘기다. 그 두 가지가 거래의 양 측면이란 점을 생각할 때 그 같은 얘기는 모순이다. 차라리 열쇠는 선이고 열쇠 구멍은 악이라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29쪽)

게으름은 물론 돈이나 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물질적인 결과를 창출하지 못한다. 그렇다고해서 바람직한 행위가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물질적인 가치만큼 정신적인 가치도 아주 중요하다. 문화와 예술을 생각해 보자. 책을 읽고, 영화를 보거나 철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소위 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정신 활동이 인류를 발전시켜 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책에서 말하는 게으름은 ‘여가’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다. 바빠서 한 달에 책 한 줄 읽지 못하고, 영화 한 편 보지 못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제발 한 달에 하루라도 그들이 가장이라는 책임감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게으름을 피울 수 있길 바란다. 앞만 보고 질주하다간 곧 체력이 바닥날 것이다. 스스로를 완전히 소모해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때때로 쉼표를 찍는 여유가 필요하다.

때로는 열심히 일할 의무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 게으름 피울 권리를 누렸으면 좋겠다.


 

| 펜벗 인터뷰

1. ‘문화와 예술을 생각해 보자. 책을 읽고, 영화를 보거나 철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소위 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정신활동이 인류를 발전시켜 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서평에서 뜬구름 님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죠. 하지만 인문학 관련 학과가 사라지거나 취업율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등 오늘날의 인문학은 쇠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인문학의 가치가 다시 부상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에 관심도 가져야 하고 생각하는 힘도 키워야겠죠! 독서와 글쓰기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2. ‘게으름’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때로는 ‘게으름’을 통해 무한한 자유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뜬구름 님은 어떤 방법으로 게으름을 실천하고 계신가요?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 두 시간은 나만을 위해 남겨둡니다. 마음껏 거리를 활보하고 침대에 누워 뒹굴거나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뜬구름'님은?
읽고, 쓰고, 걷기를 즐기는 프리랜서 중국어 번역가.


| [뜬구름 님의 테마북 – 일하기 싫을 때 읽으면 좋은 책]

| 펜벗 큐레이션 Vol.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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